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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_3

에피소드 3

아파트 팔기

2014년 4월 하순에 현재 살고 있는 운학동에 집을 짓기로 하고 이르면 7월말, 늦으면 8월 초에 입주하기로 계약했다. 이제 살던 집을 팔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가 아파트 시세 같은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결혼하면서부터 살기 시작했고 약 12년을 그냥 계속 살았기에 집값이 오르든 내리든 별로 신경도 안 쓰고 살았다. 부녀회나 아파트 입주자 회의하곤 그다지 좋은 관계도 아니었고 .. (안건에 대해서 꼬투리 잡고 반대를 해대니 좋아할리가 없지…) … 그냥 부동산114 등의 인터넷 사이트와 아파트 근처 부동산 중개업소 몇곳에 물어보고,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안면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대략 상한선과 하한선을 정했다. 상한선이야 뭐 그보다 많이 주겠다고 하면 땡큐고 …

아파트 입구에 부동산 중개업소가 두 곳 있다. 양쪽에 모두 등록하기로 했다. 그런데, 업소에서 하는 말은 24,5 평형은 거래가 활발해서 보름에서 한달 정도면 나간다고, 5월 달쯤에 내놓으면 될 거라고 해서 그렇게 하자고 했다.

6월 초순 좀 지나면서부터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주말이면 적게는 2,3 팀, 많게는 5,6 팀이 와서 집을 봤다. 평일에는 출근해 있어서 잘 모르겠고 …

살던 아파트가 20년쯤 된 아파트인데, 아파트 단지 전체가 20년된 아파트치고는 튼튼했고, 깨끗했다. 다만, 시간이 지나다보니 아무래도 발코니 등에서는 누수가 있고, 결로가 있어서 뒤쪽 발코니는 곰팡이가 좀 많았다. 그 외에는 뭐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6월 중순 지나서 관심있는 사람들 중에서 두팀으로 좁혀졌고, 세부 사양(?) 검토와 가격 협상에 들어갔다.

50대 초반쯤의 중년 부부팀과 신혼 부부팀이었는데, 중년 부부팀이 어느날 인테리어 업자로 보이는 사람과 함께 왔다. 와서 10분 정도 이곳 저곳 둘러보더니 나를 대상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아파트는 이렇게 관리하면 안되고, 이래서 여기에 곰팡이가 피고 어쩌구 저쩌구 .. 뭐 결국은 가격 깎아달라는 얘기인데, 매우 기분이 안 좋게 얘기를 했다. 동생같아서 그러는데.. 이렇게 하면 안된다는 둥 저떻다는 둥 …. 아 그래 ? 결국은 나가라고 얘기했고, 부동산 업자는 난리가 났다. 불과 5분 전까지만 해도 계약금을 얼마를 걸까.. 이런 얘기하다가 갑자기 틀어졌으니 ….

그날 오후에는 다른 중개업소에서 신혼부부팀을 데리고 왔다. 신혼부부팀은 신혼부부와, 여자측의 오빠, 그리고 그 오빠 친구인 인테리어 업자가 같이 왔고, 이 사람들은 말 그대로 인테리어를 어떻게 할 건지, 옷장은 어떤 크기로 넣을지 등에 대해서 얘기를 했고, 집을 나간 뒤 10분쯤 있다가 중개업소에서 연락이 왔다. 계약하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할 거냐 … 가격 얘기 좀 하고 도장 들고 내려가서 바로 계약했다. 가격은 하한선이라고 생각했던 것보다 몇백만원 위쪽이어서 별로 생각할 것도 없었고…

일정을 얘기하는데, 결혼식이 9월 초순이라고, 1,2 주 정도 인테리어 하면 될 거니깐 대충 8월 중순까지만 집을 비울 수 있으면 된단다. 일정도 확인됐으니, 계약했다. 혹시 몰라서 이사 날짜를 2개를 잡았다. 7월 25일 플러스 마이너스 1,2 일, 8월 6일 플러스 마이너스 1,2 일… 신혼부부측도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대출 승인 등에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그리고 이것저것 준비도 해야 하고, 또 나도 일단 운학동 집은 7월 25일에 들어가기로 했지만, 사용승인 등이 지연될 수도 있고, 장마철도 끼고 해서 8월 초에 들어간다고 해놓았기 때문에 계약도 날짜를 2개로 잡았다. 결국은 8월 6일에 이사를 했다.

날짜 잡을 때 손없는 날이 어쩌니 저쩌니 해서 그런 거 전혀 안 따진다고 했고, 이사 당일에 비가 올 수 있으니 하루 이틀 정도 앞뒤로 여유를 줬다. 이사 당일 아침부터 비가 왔지만 이슬비 수준이었고, 이사 끝난 뒤에 폭우가 내렸다.

이사 후에도 한달 정도는 일주일에 한번 정도 아파트를 찾아갔다. 우편물 주소를 바꾸긴 했지만, 완전히 바뀐 것도 아니고, 아직 적용이 안된 것도 있고 … 9월 초쯤에 우편물을 찾는데, 웬 아저씨가 인사를 하길래 보니깐 신랑이란다. 아직 식은 안 올렸는데, 이사해서 살고 있다면서 다음주에 결혼한다길래 축하한다고, 잘 살라고 해주고 왔다. 잘 살기를 ….

이사와 관련된 사항은 운학동 생활 1편 이사 를 참조….


2014/10/22 akpil

에피소드_3.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14/10/22 16:08 저자 akp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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