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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_집짓기_경험담_12편

하지만 현실은 ...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별다른 문제없이 잘 살고 있든지 아니면 당장 다음달에 전세금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무리한 요구에 끙끙 싸매고 있든지, 돈 걱정은 없어서 아 .. 다음번엔 어디서 살아볼까 ? 뭐 이런 걸로 고민하고 있는 경우도 있을 거다.

집을 짓든지, 이미 지어진 전원주택단지에 입주를 하든지, 아니면 나처럼 그 둘 사이의 절충안에 해당하는 것을 진행하든지… 해보기 전에는 그냥 뜬구름 잡기일 수 밖엔 없다. 나 역시 100% 겪어본 건 아니고 여기저기서 들은 것들도 많지만 그런 것들을 정리해 볼까 한다.


어디에 ?

사람이 사는데 꼭 필요한 게 있다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의,식,주 가 있고, 그것은 결국 돈이 있어야 된다. 돈은 회사에서 벌고, 아이들 교육 시키고, 아프면 병원 가고, 식료품이나 생활에 필요한 것을 구입하기 위한 시장이 있어야 하고, 또 가끔은 놀러가는 것도 필요하다. 그런 것들을 확인해 보아야 한다. 물론, 여기에 사교육에 목메인 사람이라면 학원 등을 따지겠지만, 그건 결국 학교와 묶어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직장

회사는 서울이나 성남 분당 또는 안양인데, 집은 대전, 평창 … 이래서야 출퇴근하긴 어렵다. (불가능한 건 아니다. 서울 화양동에서 대전에 있는 연구단지로 매일 출퇴근 하는 사람 몇 안다. (화양동 –> 동서울 터미널 –> 대전 터미널 –> 시내버스 타고 이동, 퇴근은 반대로)

내가 생각하기에 출퇴근으로 하루에 쓸 수 있는 최대의 시간은 3 ~ 4시간 정도다. 아침 7시에 집에서 출발해서 9시에 회사 도착하고, 저녁 6시에 회사에서 나와서 8시에 집에 도착하는 정도 … (야근이 있다면 …. 더 늦어지겠지…) 그 이상이라면 부부가 합의해서 주말부부를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회사 근처에 숙소를 얻어서 살 게 아니라면 웬만하면 1시간 이내 거리에서 사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부동산 광고에서 나오는 서울까지 30분 .. 이런 건 믿지 말자. 직접 자기가 다녀보아야 한다. 심지어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 얼마전에 지어진 아파트 광고도 보면 서울 도심권까지 35분 이라고 되어 있다. 도심권을 어디로 보느냐도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아마도 새벽 2, 3시쯤 사람없고 차 별로 안 다닐 때 신호 다 무시하고 고속도로에서 과속해서 35분쯤 달리면 경부고속도로 끝지점인 한남대교 근처쯤 있을 것 같긴 한데… 만일 회사가 종로쯤에 있다고 하면 거기서 더 가야 한다. 마치 역까지 5분 … 하지만 건물 벽뚫고 달려서 .. 뭐 이런 거랑 같을 거다.

이런 곳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알아본 곳들은 상당히 비쌌다. 물론, 나는 회사가 서울은 아니니 서울이 기준은 아니었다.

학교

초등학교는 웬만한 곳에선 걸어서 30분 ~ 1시간 이내에 대부분 있다. 다만 접근로가 인도가 없는 왕복 2차선 국도로 가느냐, 산길을 돌아가느냐, 안전한 인도가 있는가 정도의 차이일 뿐이다. 교육 방법, 수준 등은 학교마다 다르니 그건 논외로 치자. 하지만, 중/고등학교부터는 다르다. 초등학교처럼 많이 있지는 않다. 상당수의 비도시 거주자들이 애들이 중고등학교 들어갈 때쯤 되면 도시로 이사하는 이유가 바로 이 문제 때문이다. 학원 역시 아무래도 도시쪽에 많다. 지금 내가 거주하고 있는 용인 구시가지쪽만 보더라도 학원 보내겠다며 수지나 동백으로 이사간 사람들이 꽤 많다. 그게 좋은 건지 아닌지는 나는 별 관심없다. 다만, 애 한테는 별로 좋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도시권이 아니더라도 조금만 자기가 노력하면 충분히 된다. 하지만, 대개의 부모는 그렇게 하지 못하고 돈으로 대신한다. 그게 사교육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사교육시장도 서서히 붕괴되고 있다. 메가스터디가 가라앉고 있는 것을 보자. 이건 주제에서 벗어나니 나중에 다시 글을 써보자.

다시 원래 내용으로 돌아오면, 근처에 학교가 있는지, 그 학교의 평은 어떤지 등도 알아보자.

병원

종합병원까지는 아니더라도 30분 이내 거리에 어느정도 규모가 되는 중급 병원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만일 부모님과 같이 전원생활을 즐기고 싶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 나이가 들수록 병원은 가까울수록 좋다.

시장

아마도 아파트에서 벗어나면 가장 불편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시장이 될 거다. 근처에 마트가 있다든가 아파트 상가가 있어서 금방 금방 무언가를 살 수 있었는데, 그게 불가능해지거나 어려워진다.

근처에 농협매장 등이 있는지도 확인해보고, 지도 펼쳐놓고 시장,마트,수퍼마켓이 어디에 있는지도 보아야 한다. 생협에 가입해서 일주일에 한번 택배로 식재료 받아서 먹고 간단한 건 텃밭에서 키워서 먹는 것도 한가지 방법일 수도 있다.

기타

택배를 쉽게 받을 수 있는지도 체크하자. 집에 사람이 없다면 아파트에서는 경비아저씨가 받아주지만, 전원주택에서는 그게 아니다. 물론, 전원주택단지에 들어가면 관리사무소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곳에 살 정도라면 택배 받을 걱정은 아예 안하겠지…. 무인택배박스 등도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진 마음에 드는 게 없다. 괜찮은 무인택배박스를 만들어서 팔면 아마 초기에 돈 벌 수 있을 것 같다. 몇달 지나서 카피품들이 마구 나오기 전까진 …

주말에 까페에서 우아하게 커피 마시면서 … 이런 거 생각한다면 극과 극이 될 수 있다. 운 좋게 근처에 좋은 까페가 있을 수도 있고, 미쓰 김이 '오빠 커피 둘, 설탕 둘, 프림 셋 ?' 하는 다방이 있을 수도 있다. 물론 개인의 취향이니 … 지금 짓고 있는 집에서 차로 10 ~ 15분 거리엔 김미화씨가 운영하는 까페 호미가 있다. http://cafe.daum.net/sunakjil 가끔 가곤 하는데, 꽤 괜찮다. 이런 곳이 이 근처엔 적지 않다는 게 좋다. 작은 박물관들도 많다. 이런 게 소소한 재미가 아닐까 ?


누구와 살지 ?

당연히 집에서 가족과 살 것이지만,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 누구냐라는 걸 확인해야 한다.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겠지만, 절대 피해야 할 곳을 얘기하라고 하면 집성촌과 나이드신 분들이 대부분인 동네는 웬만하면 피하라고 하고 싶다. 그러기에 반드시 계약하기 전에 현장을 방문해야 한다.

집성촌은 특징상 그 동네가 어떤 씨족의 일가친척집단이다. 옆집에 사촌, 그 옆집은 삼촌, 저기 마을 입구는 당숙 아저씨 … 그러다보니 외지인에 대해서 상당히 배타적인 경우가 많다. 물론, 지나가다가 잠깐 들른다거나 하는 걸로는 파악하기 힘들다.

물론, 친화력이 엄청나게 높아서 어딜 가든 잘 적응하고 산다면야 무슨 문제가 있을까 ? 하지만, 도시에 살면서 서로 적당히 거리를 두고, 어떤 경우에는 엘리베이터에서 앞집을 만나도 그냥 인사만하고 살다가 동네길 산책하면서 계속 인사하고, 어쩌다가 생각에 빠져 있어서 인사를 못했을 경우 뒤에서 욕하는 것을 들어야 할 수도 있고, 그것에 항의하면 온 동네사람들 다 튀어 나와서 뭐라고 하는 거 …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일이다.

마을에서 어떤 것을 결정해야 할 때 (예를 들어서 봄에 꽃놀이 가자.) 자기네들끼리 다 결정해놓고 통보만 해준다거나, 통보도 안해준다거나… 이런 것은 흔한 일이다. 그 이너서클에 들어가기는 매우 힘들다. 특히 집성촌에서는 … (족보를 잘 뒤져보거나 일가친척 호구조사를 해서 그쪽 성씨와 사돈의 팔촌에 친척이라도 있다면 그나마 쉽다.)

나이드신 분들이 대부분인 동네도 유사하다. 다만, 배타적인 것보다는 힘쓰는 일에 여기저기 불려다닐 수도 있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온갖 참견을 다 하실 수도 있다. 부부싸움 한번 하면 동네에 금방 소문 나서 길가는데 할머니들이 몰려와서 왜 싸웠느냐고 물어보고 조언을 해주실 수도 있다. 물론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참견이 된다. 물론, 그런 것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거나 그런 게 좋다라면 그것도 괜찮다. 동네에서 사랑받으면서 살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도시에서 살던 사람은 웬만하면 새로 조성되는 전원주택 단지 또는 마을로 들어가는 게 편하다. 대부분 30 ~ 40대 정도의 그래도 비슷한 연배일 것이고, 그쪽으로 이사오는 목적도 비슷한 경우가 많다.


돈은 ?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부분의 것은 결국 돈 문제다.

일반적으로 30 ~ 40 대 평범한 직장인이 조달할 수 있는 돈은 3억원 정도가 한계라고 본다. 직장이 대기업이고 부모님이 도와주신다면 4억원 정도 … 그 이상 조달이 가능하다면 평범한 직장인이 아니겠지…

지금 살고 있는 집을 팔든지 전세를 빼든지 해서 1 ~ 1.5 억원 정도, 그 동안 사고 싶은 맥프로 안 사고, DSLR 안 사서 모은 돈이 0.5 ~ 1 억원 정도, 그리고 대출을 받든지, 부모님께 빌리거나 미리 증여형태로 받거나 … 또는 지인에게 빌릴 수 있는 게 대략 1 억원 정도 .. 합치면 대충 3 억원 정도가 한계다. 그리고 경기도권에 지어지는 전원주택 또한 3 ~ 4 억원 정도이다.

아파트는 일반적으로 집값의 10% 계약금, 10~20% 중도금, 나머지 잔금으로 입주전에 내면 되지만, 전원주택/단독주택은 이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30%, 30%, 40% 인 경우도 있고, 10%, 50%, 40% 인 경우도 있다. 물론, 10%, 10%, 80%도 가능하다. 이것은 계약서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다르다. 내 경우는 30%, 30%, 40% … 어떤 게 좋은지는 각자 판단하자. 케이스바이 케이스다.

어떤 항목으로 돈이 필요할지는 예산, 비용에서 다룬 적이 있으니 여기서는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체크해 보자.

집을 마련하는 데에 있어서 돈과 관련돼서 발생하는 문제는 3가지다. 1. 그 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 2. 그 돈을 받고 제대로 지어줄 것인가, 3. 추가로 또 얼마가 들어갈 것인가 …

자금조달

경기도권에서 그럭저럭 괜찮은 위치에 일반적인 전원주택단지의 전원주택은 대략 3 ~ 4 억원 범위안에 들어간다. 그 돈을 어디서 마련해야 할까 ? 통장에 그 돈이 들어 있다면 별로 문제될 건 없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충 지금 살고 있는 집을 팔거나 전세를 빼면 받을 수 있는 돈이 1 ~ 1.5 억원 정도 될 거라고 본다. 그리고 통장에는 이것저것 다 끌어 모아서 1억원 정도 있다면 나머지 필요한 금액은 1 ~ 1.5 억원 정도다.

1 억원을 은행에서 대출 받고, 이자가 5% 라고 가정하면 연간 500 만원씩 이자로 나가야 한다. 대충 연봉의 10% 좀 넘는 금액이 된다. 허리띠 졸라매면 살 수 있다. 그런데, 이건 이자다. 대출원금은 그대로다. 대출금을 20년동안 균일하게 갚는다고 계약을 했다고 치면 첫해에는 1,000 만원을 갚아야 한다. (이자 500 만원 + 대출원금 1억원/20년), 그 다음해에는 조금 줄어든다. 원금이 1억원이 아니라 9,500 만원이 되니깐… 이런 식으로 계산해 보면 20년동안 갚아야 할 돈은 1.5 억원이 넘어간다. 만약에 균등상환이 아니라면 더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그런데, 연봉 4 ~ 5천만원에서 1천만원 가까운 돈을 갚으면서 살면 상당히 팍팍할 것 같다.

추가비용

보통 집을 짓는 것(또는 사는 것)만 생각하느라 집값만 따지는 경우가 있는데, 추가로 들어가야 할 것들이 적지 않다. 일단 세금이 있다. 조달 가능한 금액이 3억원이라고 해서 3억원짜리 집을 사면 취등록세, 이사비용 등으로 1,2 천만원이 추가로 더 필요해서 은행으로 한번 더 뛰어가거나 부모님께 손을 벌릴 수 밖엔 없다.

이것 말고도 거의 다 짓고나서 건축업체에서 비용이 더 들어갔다며 돈을 추가로 달라는 경우도 있고, 심한 경우는 돈을 더 주지 않으면 건축행위를 중단하거나 행정업무(명의 변경, 준공검사 등등…)를 중단해 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아야 하고, 발생하더라도 돈을 더 주어서는 안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러니 적어도 2,3 천만원 정도는 추가로 더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미리 마련해두자. 추가로 안 들어가면 대출금을 빨리 갚는 용도로 쓰거나 다른 용도로도 쓸 수 있다.


대략 이런 정도가 있을 것 같다. 오늘 현재, 도배에 들어갈 벽지 고르고 있다. … 아 뭐 이리 많냐…


2014/07/02 akpil

2014/10/11 1차 수정 akpil

나의_집짓기_경험담_12편.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14/10/11 07:43 저자 akp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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