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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는 참 좋은데

에피소드 6편 에서 피해야 할 곳을 적었고, 경험담 2편 에서 어떤 입지조건이 필요한지도 적어놨다.

하지만, 모든 사항이 다 적혀 있는 것은 아니고, 그건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다.

내가 겪은 몇가지 내용을 적어본다.


진입로, 집성촌

구체적인 위치를 적으면 명예훼손이니 허위사실 유포니 해서 귀찮아질 가능성이 높으니 그건 언급하지 않겠다.

작년 가을, 그러니깐 대략 2013년 9,10월 정도였는데, 집을 알아본다는 떡밥을 뿌려둔 지 몇달쯤 돼서 괜찮아 보이는 곳이 집을 내놓은 사람이 있으니 한번 보러 가자는 얘기를 몇번 연락했던 부동산업자에게서 받았다. 주말에 그곳에 갔다. 괜찮아 보였다. 입지조건도 그 정도면 나쁘진 않고, 마트나 시장이 좀 멀다는 정도를 빼면 학교도 가깝고, 병원도 차로 15분쯤 걸리는 위치고 … 전망도 그 정도면 괜찮고, 시끄럽지 않고 … 다만, 집이 40년쯤 돼서 계속 지내긴 어렵고 새로 짓는 게 낫다는 것이었는데, 어차피 새로 지을 거니깐 문제될 건 없었다. 다만, 석면이 들어간 집이어서 철거시에 몇백만원정도 더 추가된다 정도였다.

집/땅주인은 바로 계약서를 쓰자고 했지만, 나는 그리 급한 게 아니었고, 또 자금 조달 계획도 완전히 준비가 안된 상태였기에 조금 기다려 달라고 했다. 그렇게 2,3 주일쯤 지났고, 그 동안 돈은 어떻게 마련하고, 저 땅에 어떻게 집을 짓고 .. 대략 준비를 했다. 부동산에서는 거의 하루에 한번 꼴로 전화 와서 저 땅 놓치면 후회한다고 빨리 계약서 쓰고 계약금 10% 라도 걸어두라고 독촉을 해댔다.

그동안 집주인은 아마도 동네 방네에 소문을 냈나보다. 드디어 집 팔렸다고 … 그리고 2,3 주일쯤 지나서 다시 주말에 내가 찾아가서 사진 찍고, 이것저것 확인하는데, 전번에 왔을 때 좀 걸렸던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그건 마을 입구에서 집까지 들어오는데, 길이 좀 좁다는 것이었다. 집 허물고, 다시 지으려면 포크레인도 드나들어야 하고, 트럭도 오가고, 인부도 왔다 갔다 해야 하고 … 그런데, 그렇게 다닐 길이 1차선 폭보다 약간 넓은 정도였다. 길 양옆으로는 바로 주택들이 들어서 있고.. 트럭이 와다가 부딪히기라도 하면 담이나 벽이 손상될 수도 있었다. 나중에 이사들어오려면 5톤 트럭이 들어와야 할텐데 (아니면 1톤 트럭으로 대여섯번 왔다 갔다 하면서 나르거나…) 5톤 트럭이 진입하기에는 꽤 위험해 보였고, 마을 안쪽 공터에서 한바퀴 돌리기도 매우 어려워 보였다.

집주인이 동네에 소문을 내서 그런지 나와 부동산업자가 줄자들고 다니면서 이것저것 재니깐 동네분들이 나와서 구경도 하고 이것저것 캐묻기도 하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70~80대 초반 정도 돼 보이는 분이 나타나셔서는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신다. 마을 사람들이 말리기도 하고, 모시고 들어가기도 했지만, 한 10분쯤 지나면 다시 나오셔서 뭐라고 하신다. 욕설도 섞였고 … 뭔가 좀 이상하다 싶기는 하지만, 일단 하던 일은 계속하기로 하고 공사하려면 차가 어떻게 들어와야 하고, … 이런 것을 생각하고 사진도 찍고, 줄자로 재기도 하고 …

그날은 일단 돌아와서 아무래도 이상해서 그 동네 지적도를 확인했다. 길 모양이 좀 이상했다. 내가 측정한 것하곤 다르다. 그러니깐 마을 공터가 지적도상으로는 공터가 아니라 밭과 대지로 되어 있었고, 3미터 좀 넘는 마을길은 지적도 상으로는 다들 그 옆에 있는 집에 속한 땅으로 되어 있었다. 그러니깐, 지적도상으로는 마을 옆으로 삥 돌아 있는 1~2미터 정도 되는 작은 길이 그 마을로 들어가는 길이고, 실제로 있는 마을길은 그냥 동네 사람들이 조금씩 양보해서 도로로 쓰고 있는 거고, 공터는 원래부터 비어 있는 공터가 아니라 원래 집이 있던 곳인데, 집은 몇년전에 허물었고, 아직 집이 안 지어진 상태였다. 뭐 시골에서야 저런 정도는 흔한 거니깐 .. 하면서 일주일이 지났고, 그 다음주에 다시 부동산업자와 그곳에 갔는데, 마을앞 공터에 차를 대고 마을길을 걸어서 들어가는데, 길에 못 보던 게 있다. 길 한복판… 은 아니고 어느 집 담벼락에 전에 왔을 땐 안 보이던 급히 지은 듯한 샌드위치 패널로 된 창고 같은 게 있었고, 그것 떄문에 마을길은 폭이 1미터 좀 넘는 정도만 남아 있었다. 그래서 차를 마을 안쪽까지 몰고 들어가질 못하고 마을앞 공터에 댄 거였다.

전번 그 할아버지께서 나오셔서는 집 보러 왔냐고 묻는다. 집주인은 멀찍이 떨어져 있고… 그렇다고 했더니 대뜸 하시는 말씀이 2천만원을 달라는 거다. 네 ? 했더니 집 새로 지을 거냐고.. 그렇다라고 했더니 그러러면 마을에 2천만원을 내라는 거다. 무슨 말씀이냐 ? 했더니 도로 이용할 거고, 공사하는 동안 시끄러울테니 보상은 해줘야 하지 않느냐 ? 그러니 돈 내라.. 라는 얘기다. 그렇지 않으면 저 창고 안 치워서 공사 못하게 할 거란다. 그런데, 대충 들어보니 이미 내가 계약금까지 다 내고 돈을 지급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니깐 돈을 안 내놓으면 내가 산 땅이 무용지물이 될테니 그냥 돈 내라.. 라고 협박하는 거다. 하지만, 난 계약금도 안 냈는데 …

일단 집주인하고 얘기 좀 하겠다고 하고 할아버지한테서 떨어져서 집주인과 얘기를 하는데, 먼 친척이란다. 그런데, 마을에서 무슨 일만 있으면 저런다고 .. 자기가 잘 설득을 할 터이니 오늘 계약을 하잔다. 2천만원은 자기가 얘기해서 더 낮추겠다고 한다… 그럼 공사할 땐 그렇다 치고 나중에 여기 들어와서도 저러시면 어쩌냐고 했더니 그건 그냥 친하게 지내야죠 뭐 이런다. 집주인과 부동산업자는 자꾸 옆에서 도장 찍으라고 채근했지만, 뭔가 이상해서 집에 가서 얘기 좀 하고 결정하겠다고 하고는 돌아와서 그 동네에 대해서 쭉 알아봤다. 나도 용인에서 산지 20년이 지나다보니 나름대로 이쪽 동네에 아는 사람이 있으니… 그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결론은 .. 그 동네는 모 성씨 집성촌이라는 거였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모든 의문은 풀렸다.

계속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지만 스팸 등록하고 연락을 안 받았다. 어느날 스팸로그를 들여다보니 거의 매일 전화를 한 게 보였다. 아무래도 부동산업자도 의심스럽다. 물증은 없지만 … 집주인도 의심스럽고.. 그러니깐 자기는 팔고 나가면서 그냥 니가 덤태기 써라.. 라는 거다. 어차피 계약서 쓰고 도장 찍고, 입금하면 끝나니깐…

나중에 알아보니 .. 이럴 때는 계약서에 특약사항을 적으면 된단다. “진입로 문제로 인하여 건축에 지장이 발생하면 매도자가 모든 책임을 지고 해결한다.” 라는 식으로 .. 그런데, 이건 민사이므로 만일 계약을 이행안하더라도 그걸 가지고 다시 책임지라고 하기에는 너무 오래 걸리니 아예 저런 곳은 멀리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고압전선

이사 오기 전 살던 아파트와 지금 살고 있는 집 사이에 꽤 괜찮은 입지조건을 가진 대지가 나온 적이 있다. 작년 여름쯤 이니깐 2013년 6,7월 정도다.

좀 비싸다는 느낌이 드는 것 빼곤 내가 생각하고 있던 조건과 거의 일치했다. 그 동네에서 부동산에 나온 집도 지은지 3,4 년 밖엔 안됐고, 수리를 조금 하면 별 문제없어 보였다. 다만, 내가 동원할 수 있는 자금대비 20% 정도 비쌌다. 대출을 받아야 한다는 얘긴데.. 대출을 받을까 어쩔까 ..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퇴근하면서 거기를 지나가는데, 큰 크레인들이 공사를 하고 있었다. 뭔가하고 보니깐 송전탑 공사중이었다.

그 집주인은 고압전선이 지나간다는 얘기가 도니깐 집을 팔려고 내놨고, 그 얘기가 나한테까지 들어온 거였다. 일주일쯤 지나서 … 그 동네 머리위로 고압전선이 지나가는 공사는 끝났다.

이번에 집을 옮기면서 보니, 그 집은 여태까지 매매가 안되고 있다.


계속 추가 예정


2014/11/14 akp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