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
이번엔 베송의 종류에 대해서 알아보자.
직구 #4 에서 물류흐름에 대해서 적었었는데, 그때 빼먹은 게 있어서 좀 더 적자.
배송에 있어서 각 옵션별로 등급(?)까지 다 설명하려면 그것만으로도 물류학 책을 한권 쓸 수 있을 테니, 간단히 알아보자.
1. 직배송
- 개념 : 판매자 → 구매자
- 실제로는 : 판매자 → 로컬 배송 업자 → 배송업체 → 공항 (또는 항구) → 출발지 세관 → 비행기 (또는 배) → 도착지 세관 → 공항(또는 항구) → 배송업체 (주로 우체국 아니면 택배) → 구매자
2. 배송대행
- 개념 : 판매자 → 배송대행업체 → 구매자
- 실제로는 : 판매자 → 로컬 배송 업자 → 배송업체 → 배송대행업체(흔히 배대지 라고 부르는 곳) → 배송업체 → 공항 (또는 항구) → 출발지 세관 → 비행기 (또는 배) → 도착지 세관 → 공항(또는 항구) → 배송업체 (주로 우체국 아니면 택배) → 구매자
만일 판매자가 큰 업체이거나 대도시에 있거나 할 경우는 로컬 배송 업자가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알게 모르게 끼어 있다.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 같은 경우도 지역에 따라서는 한 택배 사무실에서 온갖 택배를 다 취급하기도 한다…
대충 흐름만 알고 있으면 된다. 하지만, 각 단계별로 다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실제로 배송지연 등은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가끔 물류가 어디론가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어디서 그런 문제가 가장 많이 발생할까 ?
크게는 2곳이다.
- 판매자 → 로컬 배송업자 → 배송업체 단계에서 발생하고,
- 출발지 세관 → 비행기 → 도착지 세관 에서도 발생한다. -
2번 문제는 대개는 법 또는 규정상의 문제다. 그러니깐 앞에서 내가 몇번 얘기했듯이 관세라든가, 수입 금지(또는 제한) 물품을 들여오려고 했다든가… 등등 ..
1번의 경우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 특히 중국(또는 중국계) 업자들 … 에게서 많다. invoice 와 tracking number 라고 보내준 게 제대로 된 건지 확인하기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 중국에서 출발하는 거라면 … 더 심하다. 특히 tracking number 를 검색해봐도 전혀 엉뚱하게 나오거나, 또는 가짜 사이트를 알려주기도 한다. 그러니깐 생판 들어본 적도 없는, 구글링을 암만 해도 나오지 않는 이상한 택배나 그런 걸로 보냈다면서 가짜로 물류를 보여주는 거다. 실제로 aliexpress 에서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일이다. 요새는 이 친구들이 이베이나 아마존으로도 진출했다고 하니 꼭 판매자 평과 피드백을 꼼꼼히 읽어보는 수 밖엔 없다.
이런 극단적인 경우는 뭐 어쩔 수 없다. 잘 되길 바랄 뿐 …
그러면 대개 1번의 경우에 어떻게 해야 할까 ?
미국 판매자가 이베이에서 파는 키보드를 판다고 예를 들어보면, 그 지역이나 가까운 공항의 날씨를 꼭 확인해보자. 작년말/올해초 같이 기상이변(?)성 폭설이 내려서 꼼짝 못하고 있는데, 여기서 백날 빨리 트래킹 넘버 보내라고 독촉해 봐야 … 피차간에 짜증만 날 뿐이다. 여름에는 허리케인 등이 그 지역에 없는지 확인해보자. 내가 지겹도록 얘기해서 판매자 평점이나 피드백이 좋은 사람에게 구매를 했을텐데, 이상하게 배송이 늦어진다면 대부분은 그런 경우다. 내 예를 들자면, 2009년엔가 아마존 영국에서 책을 샀는데, 그때 마침 아이슬란드에서 화산터져서 유럽 전체의 항공망이 마비되다시피했었다. 보통때라면 일주일 정도 걸릴텐데, 대충 3주정도 걸렸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 일도 없는데, 트래킹이 늦다면 대개는 로컬 업자 스케줄 때문이다. 워낙 미국이 땅덩어리가 넓다보니 우리나라처럼 하루에 한번씩 도는 경우는 대도시권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대개는 일주일에 한번, 많아야 두번이다. 그러니, 내가 월요일에 주문했어도, 로컬 업자가 픽업하는 게 목요일이면 목요일에나 물건을 픽업할 것이고, 이게 다시 창고로 와서 대형 택배 업체(흔히 DHL 이나 UPS …) 로 배송되거나 배송대행업체로 보내는 것은 그 다음주 월요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여기서 일주일 소비된다. 만일 배송대행업체를 선택했다면 거기서 보통 2,3 일은 있게 된다. (빠르면 하루 …) 그리고 그게 다시 DHL/UPS 를 를 타고 공항 거쳐 세관 거쳐 한국에 있는 택배를 거쳐서 나한테까지 오는 데는 … 위의 것을 다 합치면 빠르면 일주일, 늦으면 2주일 이상도 걸릴 수 있다.
그러니 트래킹 넘버 나왔다고 너무 흥분해서 판매자를 쪼아봐야 … 더 빨리 오지도 않는다. 심지어 중국(자꾸 중국 얘기를 해서 좀 거시기 하긴 한데, 내 경험에 의지해서 쓰기 때문에 그렇다. 안 그런 경우가 많지만, 또 여태까지 배송 때문에 고생했던 건 대부분 중국인(또는 중국계) 때문이었다.) 판매자 같은 경우는 자기가 물건을 안 들고 있다가 물건 주문 들어오면 그때서야 물건을 주문하고 그걸 받아서 다시 보내는 경우가 있다. 그럴 경우라면 그 과정에만 빨라야 1주일, 늦어지면 3,4 주일은 걸릴 수도 있다.
또, 흔히 블랙프라이데이라고 얘기하는 시즌에는 미국내에서도 배송이 많고 공항도 난리라서 대책없다. 그냥 기다리는 수 밖엔 … 작년 12월 초에 이베이에서 주문했던 아이패드 케이스겸 키보드는 2달 반이 지나서 올해 2월 중순에야 도착했다. 주문한 것도 까먹고 있었는데, 세관에서 S. Lee 라고만 쓰여 있다고 주민번호랑 이름 물어봐서 기억이 났다.
그러니 직구는 느긋해야 한다. 급해서 서두르면 아마 밤새 눈이 벌개지도록 트래킹 싸이트랑 이베이/아마존 등을 드나드는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내가 이용하는 배송 형태는,
- 단품 또는 소모품인데, 국내에 없어서 사야 하는데 가격 싼 것 : 직배송
- 책, CD/DVD/블루레이 : 미국 지사로 보내서 정기 배송편으로 보내게 함.
- 컴퓨터 부품 (ex : SSD, HDD, 메모리, 메인보드 등..) : 쇼핑US http://www.shoppingus.kr/
- 가전제품, 공구, 기타 잡동사니들 : 몰테일 http://post.malltail.com/
인데, 저렇게 분류해 놨지만, 뭐 급하면 직배송하기도 하고, 노트북 주문인데 스케줄이 맞아서 미국 지사에서 본사로 올 일이 있거나 하면 미국 지사로 보내서 들고 들어오게 하고 등등 .. 그때 그때 다르다. 대충 저렇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