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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_디자인_12편

그래서 얼만데 ?

집을 짓는 것에 대해서 글 몇개 썼더니 사람들이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그중 답하기 가장 난감한 게 2가지다.

  1. 그래서 평당 얼만데 ?
  2. 어느 업체가 괜찮은데 ?

그래서 평당 얼만데 ?

예전에 많이 들었던 “괜찮게 컴퓨터 한대 맞추면 얼마나 들어 ?” 라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왜냐하면 일단 지역마다 땅값이 다르고, 건축방법이 다르고, 내/외장재가 다른데 … 평당 얼마라는 것으로 접근하면 '퉁쳐서 얼마' 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평당 얼마.. 가 왜 어려운지를 건축 순서에 따라서 적어보자.

* 기초

  • 기초공사의 종류는 꽤 다양하다. 줄기초, 평기초, 통기초, 독립기초, 매트기초 등이 있고, 대개는 줄기초나 평기초를 많이 쓴다. (이게 뭔지는 나중에 설명하자.) 각각의 방식은 건물의 하중, 지반의 상태, 토질, 건축허가 사항, 예산, 건축업체 시공능력, 건축주 의견 등에 따라 달라진다. 가장 많이 쓰인다는 줄기초와 평기초만 봐도 100평방미터(대략 30평) 500만원 정도 차이가 나고 그 이상이 날 수도 있다. 계산하기 편하게 600만원 차이가 난다고 치면 평당 20만원이 왔다 갔다 할 수 있다.

* 기둥, 벽, 내/외장

  • 기둥이나 벽이 콘크리트냐, 나무냐, 외장을 드라이브트로 하는가, 벽돌로 하는가, 단열재는 어떤 것을 썼느가, 내부는 편백나무 마감인지, 합판에 일반 벽지인지, 이중 단열 석고보드 + 씰크 벽지인지, 거실 바닥이 나무인지, 강화마루 바닥인지, 대리석인지 등등 … 에 따라서 다 다르다.

* 문, 창, 현관

  • 유리가 2중창인지 3중창이지, 일반 유리인지, 진공유리인지, 로이유리인지, 문은 합판문인지, 영림도어인지에 따라서 다 다르다.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문 한짝에 10만원 이상이 차이나기도 하고 유리창 같은 경우는 10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가장 싸게 하면 100 만원이면 되겠지만, 좋은 것으로 하면 1,000 만원 이상이 될 거고, 단열에 신경 쓴다면 30평 기준으로 3,000 만원 이상이 들어갈 수도 있고, 인테리어에 신경 써서 제일 비싼 걸로 한다면 몇천만원은 우습다.

* 지붕, 단열재, 방수

  • 지붕이 함석인지, 슁글인지, 슬라브인지, 요즘 유행하는 징크패널인지, 기와인지 .. 에 따라서 역시 몇천만원 차이난다. 또, 지붕 단열을 어떻게 했는지, 방수는 2겹인지, 4겹인지, 8겹인지에 따라서 … 다 다르다.

* 화장실

  • 월풀 욕조인지, 동네 시공집 구석에 있던 플라스틱 욕조인지, 로얄 토토인지 등등 … 싸게 하면 몇십만원이고, 비싸게 하면 몇천만원은 기본이다.

이 외에도 도배, 몰딩, 씽크대, 현관, 붙박이장 … 이런 것도 저렴하게 하면 역시나 몇십만원 수준, 비싸면 천만원 훅 넘어간다. 거기에다가 집 주변에 빙 둘러서 데크를 설치한다든가… 하면 또 몇백만원이다.

이렇기 때문에 평당 얼마 .. 라는 건 무의미하다는 얘기다. 물론, 나중에 다 짓고 나서 30평에 3억원 들었으니 평당 천만원 이라는 식으로 계산할 수는 있겠지만, 거기서 또 땅값 빼고 하면 또 달라진다. 주저리 주저리 썼는데, 한마디로 평당 얼마 라는 것은 참고할 수는 있겠지만, 명확한 기준이 없으니 별로 중요치 않다.


어느 업체가 괜찮은데 ?

위에서 얘기했듯이 일단 평당 얼마 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곳은 빼는 게 좋다.

그럼 어느 업체가 괜찮을까 ? 이건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일단 내 기준 중 하나는 부가 비용이 적게 발생하고 오랫동안 살아남아온, 그리고 살아남을 업체가 괜찮은 업체라고 본다.

부가비용은 … 일종의 간접비인데, 직원수가 너무 많은 곳이다. 사무실에 가 봤더니 디자이너가 수십명인데, 건축 현장은 3곳.. 이라고 하면 그 수십명의 인건비만 해도 무시 못할 정도다. 그런 곳은 필연적으로 시공능력을 가진 업체에 비해서 비쌀 수 밖엔 없다. 유사한 것으로는 사장 비서나 운전기사가 따로 있다거나, 강남 등 임대료 비싼 곳에 큼직한 사무실이 있거나 하는 경우도 그런 예이다. 현장직원이야 건축현장이 많으면 당연히 많지만 사무실에 앉아 있는 직원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고정비, 간접비가 많이 들어간다는 뜻이다.

그리고 오래 살아남을 .. 의 기준은 제시하긴 어렵지만, 예를 들어서 집을 짓고 나서 여름 지나고 나니 하자가 발생해서 A/S 신청하려는데, 회사가 없어졌다면 ? …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 그러니 어쩔 수 없다 발품팔고 그 업체에 대해서 여기저기 찔러 봐서 적어도 3년, 5년은 망하지 않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야 하는데, 요즘 경제가 어렵다보니 …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쩝…


2016/01/21 akpil

집_디자인_12편.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16/01/21 12:09 저자 akp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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