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비 절감
건축업자든 업체든 구청앞에 있는 건축사 사무실(일명 허가방)이든 유명 건축가든 …
디자인만 하고 말 건 아니니.. 실제로 지어야 지어야 한다. 그런데, 내가 원하는대로 이것저것 집어넣은 걸 가져가서 도면작업하면서 건축비를 뽑아보면 예상보다 비싸다. 특히 뭔가 좀 특이한 걸 해보겠다고 디자인을 했다면 비용은 확 늘어난다.
비용을 낮추려면 최대한 단순하게, 사각형이나 삼각형으로 구성하면 된다. 특히 목조주택이라면 더 그러하다. 모양이 복잡하면 나무를 자르기도 어렵고, 짜투리 부분이 많이 생기므로 자재 손실이 많아져서 전체 건축비가 높아진다.
가끔 인터넷으로 찾아 보면 공동구매를 하라는 등의 얘기도 나오지만 … 글쎄 ? 자재를 공동구매한다는 건 그리 쉽지 않다. 대부분의 목조주택용 목재는 수입인데, 기존 거래하던 곳도 아니고 수입면장 작성, 통관 절차 … 등등 .. 경험없는 개인이 하기엔 결코 쉽지 않다. 아마존이나 이베이에서 태블릿 PC 구매해서 배송대행 거쳐서 오듯이 서류 몇장 또는 클릭 몇번 하면 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자재가 얼마나 필요할지 … 예비로 얼마나 더 사야 할지 등에 대한 정보도 없다.
게다가 그렇게 들여온 자재를 건축업체를 선정해서 집을 짓는다는 것도 쉽지 않다. 인터넷에서 찾다 보면 자재를 미리 정확하게 계산해서 수입하면 그 기간 동안 다른 것 (기초 공사 등..) 을 해서 인건비도 아끼고 … 이런 글을 써 놓는 걸 가끔 볼 수 있는데, 그런 걸 계산할 수 있다면 ….. 그냥 건축업체를 하나 차릴 정도가 됐다는 뜻이다. 즉, 나같은 사람에게는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좀 더 현실적으로 보자.
건축비는 공정별로 나누면.. 대략…
구분 | 비율 | 비고 |
---|---|---|
설계, 감리 | 5 ~ 10% | 도면, 각종 인허가 관련 |
골조 공사 | 30 ~ 40% | 기초, 바닥, 벽면, 천장 등 |
설비 공사 | 10 ~ 20% | 전기, 수도, 하수도 등 |
마감 공사 | 40 ~ 50% | 단열, 인테리어, 외관, 창, 지붕 등 |
정도로 구성된다. 분류하는 방식을 달리 본다면 설계/감리 부분, 자재 부분, 공사 부분으로도 나눌 수 있다.
일단 공사 부분부터 보면 …
공사할 때 시간은 곧 비용이다. 예를 들어서 기초 공사를 할 때 포크레인을 한대 불러서 터파기를 한다고 하면, 포크레인이 마을 입구까지 왔는데, 동네 사람들이 반대해서 못 들어와서 공사를 못하고 있어도 포크레인 임대료는 내야 한다. 시멘트 타설하려고 레미콘을 불렀는데, 마을 입구에 불법 주차된 차가 있어서 못 들어오다가 차 주인에게 겨우 연락 돼서 2시간만에 차를 빼고 레미콘이 와서 작업을 했다고 해도 2시간에 해당하는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그러니 미리 미리 준비해두어야 한다. 봄에 공사를 시작했다면 장마 시작하기 전에는 외부 공사는 끝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시간 낭비없이 내부 인테리어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재는 … 바가지를 쓰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 대략적으로 34평 규모의 목조주택을 짓는데 들어가는 목재의 수입원가는 4천만원 정도다. 거기에 관세, 운송비, 수수료를 더하면 대략적으로 20~30% 정도가 더해진다. 목재의 등급을 많이 낮춘다면 3천만원정도 + 각종 비용 으로도 가능하다. 이보다 저렴하다며 목재가 좋은 게 아닐 가능성이 높다. 5천만원이상으로 비싸다고 해서 더 좋은 등급의 목재일 가능성 역시 그다지 높지는 않다. 그냥 저 정도라는 거다. 같은 TV 지만 하이마트에서 사느냐, LG 대리점에서 사느냐, 옥션이냐, 다나와냐 .. 에 따라 다른 것처럼 … 대략 저 정도가 괜찮은 목재 가격이다. 물론, 저건 모든 걸 수입했을 때의 얘기고, 국내에서 쓸 수 있는 것이나 재활용을 할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돌아다녀 보면 의외로 목재 자재 취급하는 곳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비용은 더 낮출 수 있다.
자재가격을 무리해서 깎으면 .. 등급 낮은 목재가 올 수도 있으니 너무 깎지는 말자.
그런데, 목재가 아닌 콘크리트라면 ?
콘크리트가격은 목재에 비해서 매우 저렴하니 가급적 가장 좋은 등급의 제품을 쓰자. 일본에서 수입한 폐기물을 사용하지 않은 콘크리트를 쓰면 된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면 된다.
그리고 창문 등은 가급적 시중에 나와 있는 표준품을 쓰면 된다. 다른 말로 하면 표준품의 사양(크기 무게 등등..)을 파악하고 설계를 하자는 거다. 무언가 독특하다는 것은 그것만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는 거고, 이것은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설계는 … 집을 짓다 보면 중간에 설계를 바꾸고 싶거나 무언가 다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걸 다시 적용한다는 건 바로 비용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늘어나는 비용이 얼마 안된다면 별 문제는 안되겠지만 … 한번 바꾸면 계속 바꾸게 된다. 그러니 공사 시작하기 전에 충분히 심사숙고해서 도면을 뜯어 고치고 바꿔 보라… 물론, 그래도 나중에 바꾸고 싶겠지만 한번은 더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된다.
그리고 … 단가와 전체 금액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 앞에서도 몇번 얘기했었는데, 만일, 아이들 방 벽면을 합판이나 석고보드 + 벽지가 아닌 히노끼 (편백나무, 흔히 아토피를 완화시켜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 로 마감처리하는 걸로 물어보면 몇만원이라고 얘기할텐데, 그건 판자 한장이 몇만원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차라리 몇만원이라고 얘기해주면 그나마 나은데, 그걸 또 단위 길이로 바꿔서 얘기한다. 그러니깐 폭 120mm x 길이 100 mm 에 얼마.. –> 실제 판재는 폭 120 mm x 길이 3600 mm –> 그걸 벽에 설치하려면 저런 판재가 30장 필요 .. 이런 식이다. 화장실에 타일 붙일 때도 300 x 300 mm 짜리 타일이 얼마 –> 그런데, 그게 100 장 필요하니깐 합치면 얼마.. 라는 식이다. 물론, 이런 걸 구분해서 얘기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애매하게 얘기하는 경우도 많다.
이것은 인테리어할 때 보통 직접 경험하게 된다. 벽지가 한롤 (종류마다 다르지만, 광폭 벽지는 대개 90~93 cm x 16.5 미터 정도 되고, 일반벽지 (소폭 벽지라고도 한다.) 는 50 ~ 53 cm x 12.5 미터 정도 된다. 실크 벽지는 105 cm x 15.3 미터다. 물론, 메이커마다, 제품마다 5 ~ 10cm 정도의 오차는 있다. (특이한 건 길게 나오는 오차는 거의 못 봤다. 대부분 기준치보다 작다.)) 에 얼마.. 그런데, 이게 몇롤 들어가니깐 얼마… 라는 식으로 계산되는데, 반드시 한번 집의 벽면과 천장의 면적을 계산해보자. … 이거 의외로 많이 모른다. 그리고 저 숫자가 꽤 크다는 것에서 놀라게 된다.
그런데…
비용절감도 좋은데, “누가 그러는데, 누구네는 평당 얼마에 지었대..” 라는 말에 혹해서 자기도 그 가격에 지어달라고 하지는 말자. 그냥 참조만 하자. 업체마다 공법이 다르고 비용 구조가 다른데, 얼마에 맞추어 달라고 하면 (대개 그건 더 깎아달라는 얘기다.) 다른 곳에서 뭔가 비게 된다. 다시 말하지만 … 가격은 저렴한 게 좋지만, 너무 깎으면 그만큼 집에서 뭔가 빠지게 된다.
그러니, 한번 결정한 것은 어지간히 큰 일이 아닌 이상 바꾸지 않는 게 속 편하다. 바꾸면 그게 곧 비용이 증가하는 것으로 연결된다. 어차피 살면서 계속 변하게 마련이고, 그때마다 뜯어 고칠 수도 없는 게 집이다. 집은 레고 블럭이 아니다.
2015/11/10 akpil
2015/12/14 1st update akp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