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은 개뿔
불교 얘기다.
불교 교리에 대해서는 굳이 적을 건 없고… 육식에 대한 얘기다.
한국에서는 불교 승려가 고기나 술을 먹는 것에 대해서 매우 큰 반감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땡중이라느니 하며 욕까지 한다.
그런데, 그게 그리 욕할 것인지는 한번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
일단 불교를 크게 나누면 대승불교와 소승불교(학자에 따라서는 상좌불교라고 하기도 한다.)로 나눌 수 있고, 대승불교는 중국 중북부 지방을 거쳐서 한반도에 들어왔다. 소승불교는 동남아시아, 중국 남부를 거쳐서 한반도에 들어왔고, 현대 한국에서 가장 큰 교세를 보이는 조계종은 대승불교 계열이다.
대승불교와 소승불교는 종교의 핵심이 교리, 그 교리를 실천하는 방식에서 불교라는 공통점만 빼면 거의 극단적으로 반대인 점을 볼 수 있다. 불교에서 “계”라고 하는 계율을 놓고 대승불교와 소승불교를 비교하면 대승불교가 꽤 느슨하게 보인다.
그런데, 육식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대승불교는 꽤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반면에 소승불교는 권장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금지하고 있지도 않다.
소승불교는 주로 탁발(대승불교도 탁발을 하지만, 1964년에 조계종에서 탁발을 금지시켰다. 그러니, 가끔 상가나 동네에서 탁발을 하는 승려가 있다면 그는 조계종 소속이 아닌 다른 계파 소속이거나 가짜일 가능성이 높다.) 에 의지하거나 신도가 집으로 초대해서 식사를 대접하는 것에 의지해서 생활을 하기 때문에 주는대로 먹어서 굳이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 물론, 직접 고기를 먹기 위해서 소나 돼지, 닭을 잡거나 고기를 굽지는 않는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대부분은 조계종이지만 … 소승불교가 적지 않게 있다. 최근에 동남아에서 온 이주노동자나 다문화 가정 등을 통해서 또는 그 사람들을 쫓아서 온 해당 지역의 승려 등을 통해서 많이 퍼지고 있다. 경험상 이들은 육식을 즐겨하지는 않지만 거부하지도 않는다. 있으면 먹고 없으면 안 먹는다…. - 이는 내가 알고 있는 방글라데시 출신 이슬람 교도들하고도 비슷한 경향인데, 이슬람 교도는 돼지고기를 안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들은 있으면 먹고 먹고 싶으면 사서 먹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굳이 살아 있는 돼지를 죽여서까지 먹지는 않는다. 이점에서는 이슬람교도가 아닌 사람들과도 같은 성향을 보인다. 물론, 삼겹살에 소주 한잔을 즐겨하기도 한다. 물론, 아닌 사람도 있고 …
대승/소승 불교를 나누기 이전에, 불교의 시초인 석가모니는 육식을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다. 그가 한 말은 “생명을 죽이지 마라, 남에게 죽이라고 하지도 마라, 죽이는 것을 묵인해서는 안된다. 모든 생명을 난폭하게 다루지 마라.” 정도였다. 이것을 확대해석해서 대승불교에서는 육식을 금하는 것이고, 소승불교에서는 있는 고기는 먹는다.. 정도로 행동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그러니 … 식당에 갔는데, 승려가 고기를 먹고 있거든 그냥 그 사람이 고기 먹고 싶구나 … 조계종은 아니구나 … 정도로만 생각하면 된다. 땡중이라느니 … 파계라느니 욕할 것 없다. 남이 고기를 먹든, 전봇대로 이를 쑤시든 … 무슨 상관인가 ?
2016/05/17 akp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