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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동_이야기_53편

이번 글은 1년 또는 2년짜리가 아니라 '나무'에 대한 얘기다. 보다 세세하게 보면 노동력이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한 얘기다.

귀농/귀촌해서 농사를 짓기로 결심했다면 대략 3년정도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적었었다. 3~5년쯤 지나야 농사로 돈을 벌 수 있을 거다. 적자든 흑자든 ….

그런데, 이 3년 이라는 건 1년짜리 작물을 키울 때의 얘기다. 나무를 심어서 그 열매 또는 그 나무에서 나오는 것으로 소출을 얻기 위해서는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 ?

나무마다 다르지만, 최소 3년은 지나야 열매를 맺기 시작하지만, 어느 정도 열매가 나온다 싶은 건 5~7년쯤 지난 뒤부터다. 물론, 묘목을 심은 그해에도 꽃은 피고 열매는 맺힌다. 하지만, 나무 자체가 작기 때문에 열매는 얼마 되지도 않을 뿐더러, 열매로 양분을 보내므로 나무 성장에 도움이 안된다. 보통은 묘목을 심고 1,2 년 차에 꽃이 피면 꽃을 따 버린다. 일단 나무를 키우는 게 우선이기 때문이다.

요새는 품종개량을 해서 2년차 정도부터 수확을 할 수 있게 하는 경우도 있는데, 해보면 알겠지만 (이거 누구 말툰데… ?) 수확량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그냥 열매 맛이나 좀 보는 정도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나무마다 다르지만 대개 수명이 있어서 짧게는 10년, 길게는 몇백년 정도 열매가 맺히고 나무는 살아 있으되, 열매가 잘 안 열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서 포도나무의 경우는 심은 지 3년 정도부터 수확이 가능하고 10년차쯤에 최고로 많이 열리고 조금씩 줄어들다가 15년차쯤 되면 열매 열리는 게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고, 20~25년쯤 되면 열매 열리는 게 손익분기점 이하로 내려간다. 그래서 대개 15~20년 사이쯤에 뽑아내고 다른 포도나무를 심게 된다. 와인용 포도 나무의 경우는 그 기간이 50년쯤 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와인용 포도 나무 재배를 그리 많이 하지 않으니 넘어가자.

가장 대표적인 과일인 사과의 경우도 대략 나무 나이가 20년 좀 넘어가면 나무가 약해지면서 사과가 열리는 게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역시 가장 대표적인 과일은 배의 경우는 대략 50년 최고 절정기이고,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것은 어떻게 관리를 했느냐, 품종이 뭐냐에 따라 변하기는 하지만, 품종 자체가 그런 거라서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니까, 어떤 과일 나무로부터 소출을 얻는다는 것은 올해 심어서 3년뒤, 5년뒤가 아닌 10년쯤은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한 품종 또는 한꺼번에 식재를 했을 경우에, 저런 수명이 한꺼번에 닥치면 그때부터는 소출이 급격히 감소하므로, 섞어서 하거나 일정 면적의 밭은 다른 품종 또는 다른 종류의 나무를 심어서 돌아가면서 농사를 짓는 것이 중요하다.

열매를 수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든, 나무 자체를 키워서 파는 것이든, 엄나무나 옻나무처럼 나무 가지를 잘라서 약재 또는 음식 재료로 팔든 … 나무가 1년짜리 작물에 비해서는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이것 역시 종류마다 다르기는 하다.

포도 나무 재배하는 데에 들어가는 투입되어야 하는 노동력 + 퇴비/비료 + 기타 등등을 100이라고 놓고 보면 사과, 배는 50~60 정도, 대추, 매실 등은 30~40 정도로 손이 덜 간다고 볼 수 있다. 만일, 열매 수확이 목적이 아닌 조경수 .. 를 키우는 거라면 10~20 정도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포도 나무의 100 은 밭에서 상추나 오이, 고추, 고구마… 이런 것을 키우는 것의 절반에서 2/3 정도 손이 들어가는 거라고 보면 된다.

나무를 키우는 것에도 당연히 장단점이 있는데 … 그건 또 나중에 ….

ps. 아침에 사진 올린 도토리… 이거 사실 참나무과 중 한종류인데, 아마도 굴참나무 아니면 졸참나무 중 하나일 거다. 하여간에… 참나무과 나무들이 열매를 맺기 시작하는 건 대충 5~7년 정도부터고, 10~15년쯤 지나야 어느 정도 열매가 나온다고 볼 수 있고, 20년쯤은 되어야 아 이 나무에서 나오는 걸로 도토리묵 하나 먹을 수 있겠구나.. 정도가 된다. 보통 7~10년짜리 나무 한그루에서 나오는 도토리가 1~2kg 정도 나오면 많이 나온다고 본다. 이것 껍질 까서 갈고 가라 앉히면 기껏해야 200~300gram 짜리 묵 하나 나온다. 쉽게 말하면 나무 한 그루에서 얻을 수 있는 소출이 1년에 도토리묵 하나 라는 얘기다. 자 … 여기서 오늘의 퀴즈. 도토리 나무 (그게 뭐가 됐든간에) 키워서 먹고 살려면 도토리 나무 몇 그루를 심어야 할까 ? - 그런데, 도시 사람들은 가을에 동네 방네 쏘다니면서 '어 도토리다.' 하면서 싹 쓸어간다. 이 놈들을 살려둬야 할까 묻어 버려야 할까 ?


2022.05.24 akpil

논현동_이야기_53편.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22/05/25 12:08 저자 akp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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