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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동_이야기_50편

어제 오후에 씨앗심기, 모종 심기… 접붙이기에 대해서 대충 적었다.

정말로 대충 적은 거다…

제대로 쓰려면 ….

씨앗을 심기 전에 토양 검정(전번에 얘기했던 흙을 떠서 품질관리원에 보내서 토양 성분과 산성화 정도를 파악하고 어느 작물을 심을 거니까 어떤 영양소가 더 필요하니 어떤 비료를 얼만큼 더 주고 .. 등등 ..) 을 받은 후에, 로타리 치고, 퇴비/비료/석회 뿌려준 후 2,3 주 뒤에 한번 더 로타리 치고, 휴립기로 두둑 만들고 고랑 다져놓고, 돌 돌라낸 후에 씨앗 심기 이틀 전에 물을 듬뿍 주고 나서 바로 전날 멀칭 비닐 쫙 깔고 나서 씨앗 심는 날 아침에 해뜰 때부터 씨앗을 심는데, 깊이는 씨앗의 5 ~ 10배 정도, 간격은 얼마로 .. 하고 너무 꽉꽉 다지면 싹이 터서 나오기 힘드니까 살짝 할짝(응 ?) 눌러주고 …

이렇게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건 작물마다 다르고 지역마다 다르고 .. 사람마다 다 다르다. 내가 하는 방식이 방식과 아버지가 하는 방식이 다르다.

이번 글은 씨앗과 모종을 심고 또는 접붙이기를 한 뒤에 뭘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다.

하긴 뭘 하나.. 기다려야지.

진짜다.

씨앗을 심었다면 싹이 나기를 기다려야 하고, 모종을 밭에 아주심기(정식)을 했으면 뿌리 내려서 자리 잡기를 기다려야 한다. 접붙이기를 했다면 접붙인 곳이 잘 아물고 접목 위쪽으로 물과 양분이 잘 올라가서 가지가 자라고 잎이 나기를 기다려야 한다.

그런데, 마냥 기다리기만 할 수는 없잖아…

씨앗을 심었다면 보통 빠르면 3,4일 … 어떤 것은 1달쯤 후에 싹이 난다. 이건 앞 글에서도 적었듯이 사람이 제어하기 어렵다. 또, 씨앗을 심었더니 산새들이 날아와서 다 쪼아먹는 경우도 많다. 특히 꿩 번식기간 중후반에는 새끼 키우느라 제대로 먹지 못해서 기운 빠진 꿩들이 동네 밭을 돌아다니면서 씨앗 파먹는 것에 재미들려서 다 먹어버리는 수도 있다.

대충 꿩 번식기간은 4~7월 정도다. 빠른 경우에, 대략 3월 중하순부터 짝짓기를 하고 4월 초중순에 알을 낳는다. 꿩은 22~23일 정도 알을 품어서 빠르면 4월 말, 좀 늦어지면 5월 초쯤 되면 알이 부화해서 병아리들이 나온다. 물론, 5,6 월에도 짝짓기를 하는 경우가 있고, 그런 경우에는 7,8 월에도 꿩 병아리들이 태어난다. 대개는 5월 중순쯤부터 어느 정도 꿩들이 육아(?)에서 해방되는 꿩들이 나오는데, 그동안 병아리 데리고 다니느라 제대로 못 먹은 경우가 많다.

자.. 그런데, 이때쯤이 한참 밭에 씨앗을 심어서 싹이 나기를 기다리는 시기라는 거다.

이건 꿩 얘기고 .. 그 외에 후티티, 멧비둘기, 까치 등등 … 많다.

씨를 땅에 뿌리기만 하면 안되고 덮어야 하는 게 이 이유에서다. 제대로 덮지 않고 씨앗이 밖으로 노출되면 그건 새먹이로 뿌린 거나 마찬가지다. 특히 콩이나 옥수수류가 더 그러하다.

각종 산나물 등을 작물로 키우는 경우에, 산나물 씨앗은 깊게 묻어서 심지 않고 땅위로 흩뿌리기만 해도 잘 자라는 경우가 있다. 보통 이렇게 흩뿌리는 경우에는 절반 이상은 새나 개미 등이 먹을 것을 예상하고 뿌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보통 땅위에 흘 뿌린 다음에 갈퀴 같은 것으로 뿌린 곳 위를 긁고 지나다니면서 흙이 씨앗 위에 살짝 덮도록 한다. - 요새는 이것도 로타리 치는데, 쟁기 깊이를 얕게 한다.

이렇게 싹이 나는 것을 제어하기 어렵고, 새나 벌레가 맛있게 먹는 씨앗을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서 .. 많이 쓰는 게 물에 며칠 불렸다가 심는 거다. 이렇게 하면 싹이 빨리 나서 씨앗 상태로 있는 기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새나 벌레가 먹을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 콩, 옥수수, 호박 등등 … 내가 며칠 전에 사진 올린 호밀도 하루쯤 불렸다가 땅에 뿌리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다만, 한동안 비가 안 올 것이 예상된다면 물에 불리지 않고 그냥 심는 게 더 좋다. 씨앗 입장에서 물에 불려서 아 싹 터야지 하고 나왔는데, 땅이 바짝 말라 있으면 어떻겠나 ? 그냥 죽으라는 얘기지 …

모종을 심었다면 뿌리가 잘 자리 잡을 때까지 며칠에 한번쯤은 물을 줘야 한다. 비가 온다면 좋겠지만 .. 그렇지 않다면 물통이라도 들고 다니면서 물을 줘야 한다. 경험이 쌓이면 밭 군데 군데에 커다란 고무통 (흔히 고무다라 또는 다라이 라고 부르는 것..) 가져다 놓고 거기에 물 받아서 바가지로라도 퍼서 주기도 한다.

직파를 했든 모종을 심었든 … 뿌리가 내려서 자리를 잡으면 한시름 놓는 거다. 이제 할 일은 … 잡초 제거, 농약 살포, 추비 살포, 잡초 제거, 농약 살포 … 루프를 돌리는 일이다. 대충 3,4 번 돌리고 나면 수확을 할 수 있다.

접붙이기를 했다면 기다리는 수 밖엔 없다. 괜히 궁금하다고 고무줄 풀고 들여다보면 말짱 꽝이다. 보통 일주일쯤 지나면 실패할 것은 바로 티가 난다. 접붙인 곳 위쪽에 있는 가지에 있는 이파리가 시들기 시작하거든 … 살짝 시드는 정도는 괜찮지만, 마르기 시작하면 실패한 거다. 열흘쯤 지나면 결과를 알 수 있다. 이건 실패한 거.. 이건 성공한 거 … 성공한 것 같다고 해서 고무줄 풀지 말자… 앞으로 20 ~ 30일은 더 둬서 단단하게 붙어야 한다. 나무에 따라서는 반년쯤 묶어 둬야 하는 경우도 있다. 실패한 것은 전정가위로 잘라내고 다시 시도하자. 뭐 안해도 좋고 ….

씨앗 뿌리고 모종 심고 접붙이기 한 후에 할 일은 대략 이렇다.


2022.04.29 akpil

논현동_이야기_50편.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22/05/25 12:03 저자 akp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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