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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동_이야기_48편

여태까지 귀농/귀촌을 묶어서 얘기했었다.

하지만, 둘은 엄연히 다르다.

귀농은 농사를 짓는다는 것에 중점이 있고, 귀촌은 도시를 떠나서 산다는 것에 중점이 있다.

공통적으로는 대도시권을 벗어난다는 점이다.

귀농은 도시에 살더라도 논과 밭에서 농사를 짓는 것을 의미하고, 귀촌은 도시를 떠나 시골로 들어가서 살더라도 굳이 농사 안 짓고 사는 것을 의미한다.

귀농은 크게 3가지 케이스가 있다.

  1. 어려서부터 농사를 하다가 또는 돕다가 도시에 나가서 직장에서 일하면서 돈을 벌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서 농사를 하는 경우.
  2. 1과 같지만, 고향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가는 경우.
  3. 농사 경험 같은 것은 없지만 농촌으로 가서 농사를 짓는 경우.

귀촌 역시 비슷하다.

  1. 어려서부터 농사를 하다가 또는 돕다가 도시에 나가서 직장에서 일하면서 돈을 벌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서 살지만 농사는 짓지 않는 경우.
  2. 1과 같지만, 고향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가는 경우.
  3. 어려서부터 도시에서 살아서 별다른 접점은 없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농촌이나 시골로 들어가는 경우.

귀농이든, 귀촌이든 … 해당 지역 공무원들에게는 그 지역 인구가 늘어난다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기에 전입신고를 하러 가면 상당히 반겨준다. 보통은 귀농을 귀촌보다 더 쳐주지만, 기본적인 것은 비슷하다.

전번에 귀농/귀촌하면 최대 3억원 귀농 창업자금 + 0.75억원 주택 자금을 대출 받을 수 있다고 했었는데, 이것 말고도 지방자치단체별로 일정 금액 범위 이내에서 농기구/농기계를 무료로 제공해준다든가, 비닐하우스 설치 비용을 지원해준다든가, 농기계 구입 자금의 50%를 지원해준다든가, 0.75억원 주택 자금과는 별개로 500 ~ 1,000만원 정도의 주택 수리/리모델링비를 보조(대출 아님)해 준다든가 … 주택 마련이 어렵다면 빈 농가주택을 임대하여 월 10~20만원 정도의 임대료로 3 ~ 5년 정도 지낼 수 있도록 해준다든가 … 그 지역에서 인정 받은 사람에게 (대개는 동네 영농회장 또는 그 똘마니들 … 똘마니라고 쓴 이유는 나중에) 반년에서 1년 정도 멘토/멘티 관계를 설정해주고 매월 일정 금액을 지원해준다든가 … 농산물 직거래를 위한 플랫폼을 제공해준다든가 .. 등등의 다양한 혜택이 있다.

이런 건 해당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에 명시되어 있기도 하지만, 실제로 어느 정도 지원이 되는지는 직접 담당자에게 확인하여야 한다. 사실 담당자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일단 귀농/귀촌 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해볼까.. 하고 건드려보는 사람들은 많은데, 실제로 실행을 하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런데, 언제나 이럴 때 돈이 있는 곳에는 그 돈을 빨아먹으려는 똥파리들이 꼬이게 마련이다. 위에서 영농회장 뜨는 그 똘마니들 .. 이라고 썼는데, 적지 않은 지역에서 그들이 저런 지원금을 빨아먹는다. 예를 들어서 처음 귀농/귀촌하는데 비닐하우스 설치 비용이 얼마인지 어떻게 알겠나 ? 그러면 자기가 아는 잘 하는 곳 소개시켜준다면서 원래 1,000만원짜리를 1,500만원, 2,000만원이라고 튀기고, 깎아주는 척 하면서 뒷돈을 받아 챙기는 거다. 멘토/멘티 관계 설정해주고 잘 다독여서 정착하게 해라.. 라면서 회식비조로 10~30만원쯤 나오는데, 생각해 보면, 그거 1년 받으면 적게는 100, 많으면 360만원쯤 되는데 적지 않은 금액이다. 물론, 처음부터 저거 해먹자고 달라붙는 경우는 별로 없지만, 하다보면 어 .. 이거 돈 되네 ? 하면서 전문적으로 저런 것만 하는 사람들이 생긴다. 마치 전직 공무원들이 전관 예유라면서 무슨 컨설턴트니 뭐니 하면서 공단에서 돌아다니는 것하고 별반 다를 바 없는 거다. 위에서 얘기한 저런 지원을 받는 것에 대한 서류작업을 해준다는 명목으로 일정금액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 저런 부류는 공무원이나 농협 등에서 일하다가 정년 퇴직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 지역에서는 인맥도 있고, 상당한 관련 지식과 노하우가 있다. 그리고, 자기를 거치지 않으면 그 지역에서 나쁜 소문을 내거나 하여 내 쫓는 경우도 대부분 이런 부류가 벌이는 일이다. 귀농/귀촌의 어두운 면이다.

실제로 이런 컨설턴트니 브로커니 … 하는 건 꽤 큰 문제라서 현직 공무원들도 꽤나 골치 아파하고 있다. 저런 브로커 안 거치고 직접 서류를 들이밀면 “어 직접 해오셨네요 ?” 라는 말을 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그래놓고 상당수는 퇴직하면 저거 하려고 하고 있다.) 마치 구청에 건축 허가 서류 들고 가면 “왜 이걸 직접 하셨어요 ? 저 앞에 건축사에게 맡기지.” .. 라는 말을 하는 건축과 공무원하고 같은 거랄까 … - 집 지어보면 무슨 소린지 알 거다.

이럴 때 방법은 지원금을 안 받거나, 정공법이다. 필요한 서류 목록을 전부 적어달라고 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하나 하나씩 준비해서 가져가는 거다. 말이 달라진다고 ? 내 경우는 이걸 공무원에게 물어본다음에 필요한 서류 목록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해달라는 민원을 낸다. 그러면 일주일 이내에 구청장이든 시장이든 .. 민원에 대한 답이 날아온다. 그리고 이것을 바탕으로 모든 것을 한다. 시간은 걸리지만, 중간에 브로커 따위가 개입할 여지를 주지 않는다. 나중에 무슨 서류가 빠졌네 .. 어쩌네 하면 “니네 대빵이 보내온 건데 ? 니네 대빵한테 가서 따질까 ?” 라고 해주면 된다. 왜냐면, 어차피 저 민원에 대한 답은 구청장이나 시장이 작성해서 보내오는 게 아니라 그 담당자가 작성해서 결재 올리고, 부서장이 결재해서 나에게 온 거라서, 지가 한 말을 지가 바꾸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다보니 공무원들은 내가 구청에 나타나면 긴장하지 … 아 말로 3,4 분이면 끝내고 커피 한잔 마시고 노닥거릴 건데 … 서류 작성해서 결재까지 받아야 하거든.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한번에 끝난 일을 한번에 끝내는 게 낫지 몇번씩 왔다 갔다하는 건 짜증나거든 … 니들 그렇게 일하라고 세금 내는 거다.

자 오늘은 여기까지 …

시간에 쫓길 것 없다. 보통 저런 지원금이나 농사짓는 데 필요한 내용들(예 : 물이 필요해서 관정을 파려고 하는데, 마침 지원금이 있다네 ?) 확인하러 가면 마감 며칠 안남았으니 … 운운하는데, 지금 안되면 다음에 받으면 되는 거고, 그 돈을 꼭 받아야 할만큼 쪼들리지도 않는다.


2022.04.28 akpil

논현동_이야기_48편.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22/05/25 12:01 저자 akp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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