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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동_이야기_46편

이번 글은 퇴비/비료 얘기하면서 언급했던 돌려짓기… 에 대한 내용이다.

말은 돌려짓기라고 했는데, 이것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돌려짓기 (윤작) 섞어짓기 (혼작) 사이짓기 (간작)

으로 구분된다.

돌려짓기는, 한 밭에서 같은 작물을 계속 심는 게 아니라 바꿔가면서 심는 거다. 예를 들어서 올해 고추를 심었다면 내년에는 호박, 다음에는 고구마 … 이런 식으로 … 하는 거다. 한 종류의 작물을 계속해서 심는 것을 이어짓기 (연작) 라고 하는데, 이어짓기를 하면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한다고 했었는데, 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다.

이어짓기는 한 작물이 문제가 아니라 비슷한 종류의 작물도 해당된다. 올해는 검은 옥수수를 심었으니 내년에는 흰 옥수수 심어야지 .. 다른 거니까 괜찮겠지 .. 가 아니라는 거다.

섞어짓기는 두 종류 이상의 작물을 함께 같은 농지에서 기르는 거다. 예를 들어서 콩처럼 뿌리혹 박테리아로 스스로 질소질 비료를 만들 수 있는 것과 옥수수를 이랑 하나씩 건너띄면서 한 밭에서 섞어서 기르는 거다. 거름도 절약할 수 있고 지력도 유지할 수 있다. 이때, 보통 한 종류는 키가 크고, 하나는 작고, 하나는 뿌리가 깊게, 다른 하나는 얕게 … 이런 식으로 서로 다른 것을 섞어서 심는다.

흔하게 섞어짓는 것 중 하나가 옥수수 + 콩 + 호박 조합이다. 옥수수와 콩은 위에서 얘기한 거고, 드문 드문 호박을 심어서 넓은 호박잎으로 땅이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하여 일종의 멀칭 효과를 이용하는 거다.

사이짓기는 서로 수확시기가 다른 것을 일정 기간 겹치게 하는 거다. 예를 들어서 10월 중순쯤 호밀을 심고, 4월쯤에 그 사이에 옥수수 모종을 심고, 5월 말이나 6월초쯤에 호밀 수확하고 … 6월 말 ~ 7월 초에 옥수수 수확하고, 8월 초에 옥수수 한번 더 심고, 10월 중순쯤에 옥수수 사이에 호밀 씨앗 뿌리고 .. 10월 말에서 11월쯤에 옥수수 수확하고 …

그리고 이 사이 사이에 몇년에 반년, 길게는 1년쯤은 농사를 안 짓는 휴경도 한다.

전번에 대략 계산했었듯이 농지에서 나오는 소출은 그리 많지가 않다. 하지만, 이렇게 섞어짓기나 사이짓기를 한다면 1.5 ~ 2배 이상으로 소출을 늘릴 수 있다. 물론, 그만큼 부지런해야 한다.

그렇다면 왜 섞어짓기와 사이짓기를 하느냐 … 위에서 얘기했듯이 소출을 높이기 위해서다. 더 큰 목적은 위험 분산이다. 옥수수와 콩을 함께 길렀는데, 옥수수 작황이 안 좋다고 해도 콩으로 어느 정도 분산이 가능하기 떄문이다. 게다가 함께 지으면 서로 서로 보완이 되는 것들도 있다. 예를 들어서 고추 밭의 가장자리를 따라 들깨를 심어두는 경우가 있는데, 들깨 냄새 때문에 나방이 적게 꼬이는 효과가 있기도 하며, 아예 딸기같이 진딧물이 잔뜩 꼬일만한 것들을 군데 군데 심어놔서 진딧물이 거기로만 모이고 다른 작물로는 가지 않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돌려짓기, 섞어짓기, 사이짓기에 적합한 것들은 너무 다양한 조합이 나오기 때문에 딱 이거다.. 라고 얘기하긴 어렵다. 지역마다 다르고, 내가 먹고 싶은 또는 돈이 되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농사로 라는 싸이트를 몇번 언급한 적이 있는데, 그곳을 참조하자. 매우 유용한 곳이다.

https://www.nongsaro.go.kr/portal/ps/psv/psvr/psvre/curationDtl.ps?menuId=PS03352&srchCurationNo=1652


2022.04.26 akpil

논현동_이야기_46편.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22/05/25 11:59 저자 akp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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