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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동_이야기_37편

귀농/귀촌을 했다고 가정하고 …

전번에 농기계 얘기를 했었는데, 예초기는 반드시 사라고 했었다. 또 가장 많이 쓰이는 게 뭐가 있을까 ?

흔히 관리기 또는 로타리 라고 부르는 것.. 인데 이것의 원조(?)는 경운기다. 경운기를 생각하고 머리에 떠오르는 이미지에서 뒤에 달려 있는 트레일러를 떼어내고 앞부분만 보면 거기엔 엔진과 변속기, 바퀴만 달려 있다. 그리고 그 트레일러 자리에 무엇을 설치하느냐에 따라서 온갖 일을 다 할 수 있다. 관리기 또는 로타리라고 하는 밭을 얕게 갈면서 잡초 제거도 하는 그런 기능을 할 수도 있고, 쟁기를 달면 20~30cm 이상 깊게 갈 수도 있고, 이양기 모듈을 설치하면 이양기로 쓸 수도 있다. 다만, 이 경우는 전용 이양기에 비해서 효율이 매우 나쁘므로 이양기를 모내기 할 때 경운기 + 이양기 모듈 방식으로 쓰는 경우는 겨의 없다.

경운기 말고도 이양기, 트랙터, 콤바인, 탈곡기 등이 있다.

이런 농기계를 구입할 때 해당 단위 농협 재정 상태에 따라서 어느 정도 지원을 해준다. 예를 들어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대동공업 경운기의 경우 옵션에 따라 다르지만 엔진 부분 + 트레일러 (가장 기본적인 형태)가 대략 400~450만원 정도인데, 농협에 따라서 50~100만원 정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나머지 300만원 중에서 1/3 정도는 내가 결제하고, 나머지 2/3은 농협에서 장기 저리 (이자가 1~2% 미만 이다.) 로 융자 받아서 살 수 있다. 아마 엔진부분만 따로 사면 200만원 좀 넘는 걸로 알고 있다. 이 경우는 부품용으로 사면 이런 지원을 받기 어렵고 … 엔진부분에다가 쟁기 연결해서 쓸 건데, 쟁기는 이미 있다 (또는 옆집 꺼 빌려서 쓸 꺼다.) 라고 하면 지원 받을 수 있다. (이런 걸 알려주다니… 이런 .. 천기누설인데 .. )

경운기를 얘기하는 것은 기계적인 관점에서 보면 경운기는 트랙터에서 트레일러부분을 떼어낸 엔진부분만을 얘기하는 것인데, 그 엔진부분에다가 무엇을 연결하느냐에 따라서 여러가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얘기한 관리기, 쟁기 빼고도 외부로 나와 있는 휠 (바퀴 말고 따로 하나 연결할 수 있는 게 있다.) 에 연결하면 무언가 회전력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탈곡기, 농약 분무, 물 공급 등등 … 온갖 일을 다 할 수 있다.

대충 트레일러를 제외하고 … 국산 경운기 제조업체는 대동공업 (이름을 (주)대동 으로 바꿨던가.) 하나만 남아 있다. 국산 농기계 제조업체는 몇 곳 있지만, 대부분은 야마하, 혼다, 볼보, 뱅가드 등의 엔진을 사와서 조립하는 거다. 다른 제조사 제품은 고장 나면 수리부품 오는데 한참 걸리지만 대동공업 제품은 일주일 정도 내에 부품 수급이 다 가능하다.

이런 농기계를 구입하면 계약서, 설명서 와 함께 구매 확인서라는 게 있는데, 이거 잘 보관해둬야 한다.

왜 이런 구매 확인서 같은 것을 보관해두라고 하느냐 하면, 이게 있으면 면세유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서 경운기를 구입했다.. 고 하면 설명서, 계약서와 함께 구매 확인서가 딸려 나오는데, 이거 들고 농협 주유소 가면 면세유를 살 수 있다. 당연히 다만 무제한은 아니고 배기량과 그런 것에 따라서 제한은 있다. 예를 들어서 흔히 많이 쓰이는 1톤 포터 트럭 .. 이거 분기마다 90리터를 받을 수 있을 거다.

저런 구매 확인서 를 들고 농협에 가면 기록을 한 후 면세유 전용 결제 카드를 만들어 준다. 그걸로 결제하면 저 한도까지는 면세로 결제된다.

전기나 배터리로 구동하는 것도 구매확인서를 받을 수 있는데 이 경우는 면세유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위에서 얘기한 농협 보조금 등을 받을 수 있다. 그렇긴 한데.. 사실 20~30만원짜리 예초기 사면서 이거 지원해 달라고 서류 작성하고 농협 방문하고, 구청 들어갔다가 나오고 … 귀찮기는 하다. - 3,4만원 정도 농협 보조금 받을 수 있긴 한데 … 저거 하느라 들락 거리고 .. 귀찮다. 안하고 말지 …

하여간에 … 전에 농기계 얘기했을 때도 적었던 거지만 한번 더 작자면, 농기계 연료는 경유, 가솔린, 가솔린 + 윤활유, 전기(배터리)가 있다.

이것들을 관리하는 것을 간단하게 얘기하기 위해서 앞에서 주절거린 거다.

경유 쓰는 것들은 … 엔진이 뻔하다. CRDi 이딴 거 없다. 아주 기본적인 카브레이터 (흔히 캬브레이터라고 부르는 그거…) 엔진이다. 고장도 잘 안난다. 고장도 잘 안나지만, 고장이 발생하면 가장 많이 나는 건 연료 또는 냉각수 문제다. 우선 냉각수부터 보면 … 처음에는 부동액을 채우는데, 이게 사용하다가 넘어지기도 하고, 뚜껑이 꽉 막혀 있는 게 아니다보니 조금씩 증발해서 부족해지면 물을 채우는데, 그러다보니 1,2년쯤 지나면 부동액은 거의 사라지고 물만 들어 있는 경우가 있다. 겨울에 얼고 .. 봄에 처음 시동 걸려고 할 때 안 걸리는 거다. 방법은 ? 12월쯤 돼서 2,3달 안 쓸 것 같으면 밑에 있는 코크 밸브 열어서 냉각수 다 빼내자. 다음 문제는 연료 문제다. 아주 기본적인 카브레이터엔진이라서 오래 쓰다보면 스프링 탄성이 부족해지는 정도를 제외하면 고장날 것도 없다. 물론, 이물질 들어간 것 빼고 … 말이다. 그런데, 이 역시 겨울과 봄에 문제를 일으킨다. .. 디젤 엔진은 압축착화 방식인데 … 2010년대 후반 이후에 나온 신모델은 전기모터로 시동을 걸지만, 그 전에 나온 것들은 사람 손으로 플라이 휠을 돌려서(경운기 시동 거는 거 다들 본 기억은 있을 거다. 엔진 어디쯤에 막대기 하나 꽂아 넣고 빙빙 돌리는 거 … ) 시동을 건다. 하여간에 뭐가 됐든, 연료 펌프를 돌려서 엔진에 경유를 넣어줘야 하는데 … 그렇다. 경유차의 근본적인 문제점 .. 연료 펌프/필터 .. 가 언 거다. 경유는 수분을 잘 흡수하는데 오랫동안 쓰면서 물을 흡수하고, 이 물이 라인 어딘가에 고여 있다가 겨울에 얼어버린 거다. 이것도 사실 간단하다. 겨울에 연료 펌프에 달린 코크 밸브 열고 종이컵 한개 정도 기름 뽑아내면 된다. 뭐 엔진오일이야 1,2 년에 한번 갈아주거나 보충해주면 되는 거구 …

가솔린 쓰는 것은 크게 관리할 게 없다. 가장 편하다. 하지만, 이렇게 가솔린만 쓰는 농기계는 거의 없다.

가솔린 + 윤활유를 혼합해서 연료통에 넣고 쓰는 기계 역시 특별히 관리할 게 없다. 다만, 1,2달 이상 사용하지 않을 경우, 가솔린은 증발하고, 윤활유는 그대로 있으면서 연료관 등에서 굳어버리는 경우가 있으므로, 1,2달 이상 안 쓸 것 같으면 기름통을 비우고, 엔진 시동을 걸어서 1,2 분쯤 놔두면 연료 라인에 있던 연료를 다 소모하고 시동이 꺼지는데, 그대로 보관하면 된다. 이걸 까먹고 놔둬서 연료관이 굳었다.. 고 하면 연료통부터 엔진 입구까지 그대로 뜯어서 (처음에 한두번이 어렵지 3,4 번 뜯다보면 드라이버 2개랑 플라이어, 롱노즈 플라이어 만 있으면 다 뜯고 조립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한 구조다.) 가솔린 속에 담궈두고 하루쯤 놔두면 다 풀어진다. 물론, 이것도 귀찮거나 하지 못하겠다면 농협에 맡기면 알아서 고쳐준다. 그리고, 가솔린 + 윤활유 혼합비를 웬만하면 맞춰주자.. 처음에는 지키다가 나중에는 귀찮다고 연료만 넣기도 하는데, 엔진 마모돼서 금방 망가진다.

전기(배터리) 쓰는 것은 .. 배터리 수명이 문제다. 설명서에는 1시간 . 이라고 쓰여 있지만, 실제로 써보면 30~40분 정도다. 제작사에서는 부하를 걸지 않고 그냥 공회전 수명만 얘기하는 거고, 나는 지금 이걸로 높이 1미터쯤은 자란 풀을 자르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부하가 모터에 걸리고, 당연히 배터리에서 더 많이 전기를 끌어오기 때문이다. 그러니, 배터리 쓰는 것을 살 때는 배터리 한두개쯤 더 사두자. 이것도 따지고 보면 전공공구라서 배터리, 충전기가 호환되므로 한번 사기 시작하면 그 업체 것으로 계속 사게 되는 경향이 있으니, 처음에 잘 사야 한다.

그리고 위에서 적은 일정 금액/크기 이상의 농기계들 .. 경운기, 트랙터, 콤바인, 이양기 이런 것들은 구입하면 판매대리점에서 1,2 시간 정도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지역 농협에서 1년에 한두번 교육을 해주기도 하는데, 반드시 이 교육 들어라… 이거 일종의 안전교육이어서 단순히 기계 특성, 운전 방법 .. 이런 것을 배우는 것보다 역시 해당 농협 재정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이 교육을 들으면, 1년짜리 운전자보험(이라고 해야 하려나 ?) 에 가입시켜주거나 보험금의 일부를 지원해 주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농기계 운전방법은 일반적인 차량들과는 다르므로 교육을 듣는 게 좋다. 경운기 교육 안 받고 무턱대고 시동 걸고 다니다가 언덕에서 브레이크 잡았는데 트레일러가 밀리면서 사고 나거나, 엔진과 트레일러 연결한 부분이 빠지면서 다치거나 .. 클러치 스틱이 튕기면서 (그게 튕기면 딱 턱을 때리기 좋은 위치가 된다.) 얼굴에 맞아서 병원에 실려가거나 .. 이런 경우 많이 봤다. - 트레일러 부분은 브레이크가 없으므로 언덕에서 내려가면서 브레이크 잡으면 큰일 난다. 이럴 때 어떻게 하라는 게 사실 저 교육의 1/3 ~ 1/2 쯤 된다. 이건 직접 들어보고 강사가 옆에서 하는 거 지켜보고 자기가 직접 해봐야 알 수 있다. 잘못하면 클러치 스틱에 맞아서 심영 선생 후배가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

이 모든 건 적어도 귀농/귀촌 후 3~5년 이후 이야기다. 지금 당장 필요한 건 예초기고, 거기에 전기톱 하나 정도만 더 있어도 충분하다.


2022.04.15 akpil

논현동_이야기_37편.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22/05/25 11:48 저자 akp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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