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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동_이야기_27편

지난주에 귀농/귀촌 하려면 돈이 얼마나 필요하고, 어느 정도까지 아낄 수 있고, 또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도 적었다.

이번 글부터 몇편은 이렇게 하면 망한다… 에 대한 내용이다.

물론, 이렇게 해도 운빨이 기가 막히게 좋거나, 자금력이 show me the money 수준이라면 적어도 망하지는 않을 수 있지만, 그런 예외적인 경우는 제외하자.

그러면 어떻게 하면 망하는가 에 대해서 내 경험으로 적어본다. 내가 이렇게 하다가 망했다.. 가 아니다. 이렇게 하니깐 망하더라… 이렇게는 하지 말자.. 라는 얘기다.

1. 사업은 자기 돈으로 하는 것 아니야. 라는 사람…

  • 이런 말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어떻게든 주변에서 돈 끌어오고, 정부과제 또는 지원금 신청해서 받고 .. 자기 돈 극히 일부(또는 거의 0) 에다가 남의 돈 가져와서 사업하는 사람들이 있다. 성공하면 다행인데, 실패하면 빚쟁이가 된다. 그리고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어떻게든 법적으로 피해가는 방법을 알고 있어서 자기는 신용불량자가 안되거나 면책을 받거나 개인회생 등을 통해서 살아난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만큼 피해를 받게 된다. 하지만, 본인은 그것을 외면하거나, 모르거나 …
  •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적었을 때 최대 3.75 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고 했었다. 이거 말 그대로 지원금이고, 갚아야 하는 거다. 일부 정착지원금으로 한달에 100만원까지 나오는 것 정도를 제외하면 농협 대출이다. 정부과제처럼 1억원짜리면 정부 지원금 7,500만원 + 내돈 2,500만원 .. 이런 식으로 주어지는 것 아니라는 얘기다.
  • 대출이고, 지원금을 받는 거라서 상당히 조건이 까다롭다. 이 말은, 예를 들어서 집 구매자금으로 쓰겠다며 주택담보 대출로 받아서 집을 구하는데 쓰지 않고 약간 편법으로 사업자금으로 돌려 쓰고 .. 이런 경우가 가능했지만, 저 3억원으로 2억원은 농지구입에 쓰고 1억원은 비닐하우스에 투자하겠다 라고 계획서를 썼다면 그렇게 써야만 한다는 얘기다. 다른 곳으로 돌리면 즉시 회수 또는 자격 박탈이 되는 경우가 흔하다. 단위농협 직원들은 그 동네 사람들이거나 멀어봐야 같은 군/구 사람들인 경우가 많다. 그 동네 일은 당신보다 잘 안다. 농지가격이 1.5억원인데, 서류상으로 2억원인 것처럼 꾸며서 어떻게 사바사바 … 이거 99% 이상 불가능하다.
  • 이런 사람들을 일컫는 용어도 있다. “귀농빚쟁이” - 구글이나 유튜브에서 검색해 보라.

2. 엣헴 .. 내가 왕년에 … 부류

  • 고위 공무원이나, 대학 교수, 대기업 임원 하다가 은퇴 해서 온 사람들 중에 이런 사람들 많다.
  •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은연중에 깔보거나 자기 밑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자기 자신은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른다. 그런 사람들이니 동네에서 농사짓는 사람들을 어떻게 보겠나 ?
  • 농촌의 길은 겉으로는 길로 보여도 법적으로는 길이 아닌 경우가 많고 (예 : 길이 아닌데, 동네 사람들끼리 암묵적으로 그래도 차는 다녀야 하지 않겠냐 해서 서로 2미터씩 양보해서 길로 이용하는 경우), 길이라고 해도 '농로' 라고 해서 폭이 1.5 ~ 2.5미터 정도인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를 묶어서 '현황도로' 라고 하는데, 이런 '현황도로'는 대부분 '남의 땅'이다. 만일 땅주인에게 잘못 보이면 “너 이 길로 다니지마” 라고 하면 민사소송을 통해서든 어떻게 해서든 이겨서 그 땅을 다닐 수 있어야 하는데, 이게 땅 주인이 한명이 아니라 그 동네 사람들 절반이 여기 조금 저기 조금 .. 해서 단체로 걸리면 마을에서 공공의 적이 되는 거다.
  • 물론, 사람이 걸어다니는 것 가지고 뭐라고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문제는 자동차다. 사회적 지위가 있었기 때문에 돈도 어느 정도 풍족하다. 그래서 집을 하나 짓고 싶다. 마침 저쪽에 집을 지을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집을 지으려면 차량들이 드나들어야 한다. 집을 짓고 나서도 차가 드나들어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도로 사용 승락서” 또는 “토지 사용 승락서” 같은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서 구청에 건축허가/신청하러 갔는데, “자 다른 서류는 다 됐는데, 도로 사용 승락서가 빠졌네요. 받아오시면 허가 내드릴게요.” 라고 했다고 치자. 그런데, 동네 사람들과 서먹서먹한 것을 넘어서 지나다니면서 인사도 안하고 다녔다면 ? 더 나아가 '저놈들 학교도 제대로 안나온 무식한 놈들이야' 라면서 무시하고 다녔다면 ? 집산 돈 날리고 귀농/귀촌은 실패하고 나오는 거다.
  • 그런데, 이런 부류 사람들은 대부분 시골 인심이 사납다. 라고나, 텃세가 심하다. 라고만 한다. 왜냐고 ? 갑질이 몸에 배어 있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자기가 했던 짓이 어떤 거였는지 깨닫지 못하는 거다. 남이 당연히 해줘야 하는데 안해준다고 욕하는 거다.
  • 집 문제뿐만이 아니다. 밭에 뿌릴 퇴비/비료를 옮겨야 하는데, 농협에 신청하면 보통 1월 말 ~ 2월 중순쯤에 나온다. 이렇게 나오면 농협에서 트럭에 싣고 와서 지게차와 같이 와서 내려준다. 그런데, 이게 밭 입구까지 못 들어갈 수도 있다. 남의 밭을 지나야 하거든 … 그런데, 그 '남의 밭 주인'이 허락을 안해주면 ? 못 들어가는 거다. 한 200미터 떨어진 곳에 어떻게 겨우 겨우 내려놨고 .. 자 .. 이제 남의 밭 옆에 있는 좁은 농로로 20kg 짜리 비료 100포를 200미터 옮겨야 한다. 말이 200미터지 … 왕복 400미터고, 길도 포장된 그런 길이 아니다. 10포대만 옮겨도 4km 다… 그것도 맨몸도 아니고 20kg 짜리 중량을 들고 …
  • 실패 확률 80% 이상 … 이다.

3. 인터넷으로 농사를 배운 사람들 ..

  • 전번에 농사로 라는 싸이트 (구글에서 '농사로 농업기술포탈' 검색) 를 말했었는데, 실제로 세부적인 사항은 여기엔 없다. 경험과 노력이 필요하다. 인터넷으로 배우는 게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다. 그게 내가 있는 곳의 환경과 맞는다는 보장이 없는 거다. 언제 파종하고, 언제 모종 옮겨서 정식하고, 비료는 언제 얼마나 어떻게 뿌리는지 전혀 모르잖아 ? 뭔가 배우고는 싶고 .. 요새는 유튜브로 배우는 경우가 많다. 배우지 말라는 게 아니다. 참고만 하라는 거다. 흙이 다르고, 날씨가 다르고 풍토가 다른데다가 유튜브 제작한 사람도 그게 교과서가 아니라는 거다.
  • “다음주에 xx 약 뿌려야 해요.” 라고 알려줘도, “인터넷에 보니 yy 가 더 좋다던데요 ?” … 아 그래 ? 그거 뿌려 봐…
  • 농약이나 비료는 화학약품이고, 배합, 뿌리는 방법에 따라서 서로 반응해서 효과가 증폭되거나 상쇄되는 경우가 있다. 내가 전번에 비료 뿌리는 방법 설명하면서 석회와 비료/퇴비 뿌릴 때 2주일 이상 시간 간격을 두라고 했었던 것 기억나겠지 .. 그런 식으로 함께 뿌리면 효과가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 농약은 그런 거 더 많다. 어떤 약과 어떤 건 서로 중화반응이 발생하고, 어떤 건 같이 뿌려도 좋고 … 어떤 건 같이 뿌리려면 제 3의 뭔가 조금 섞어줘야 하고 … 이런 건 인터넷에서 찾기 어렵다. 왜 ? 농약을 뿌린다는 것은 어떤 병충해를 예방 또는 치료하려고 뿌리는 건데, 그 병충해라는 게 지역마다 양상이 다르거든 .. 같은 사과라고 해도 대구와 상주, 평창 … 다 다르다.
  • 그나마 운 좋은 경우다. 뭔가 배우려고 이것저것 찾아보니까 … 실패 확률 50% 미만…

4. 조급한 사람 …

  • 이거야 당연한 것 아니겠나 ?
  • 그런데, 그 조급함이 좀 심한 사람들이 있다. 퇴비를 줬으면 2주일 후에는 작물이 쑥쑥 커져야 하고 …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 말이다.
  • 거의 100% …

5. 기록하지 않는 사람

  • 적어도 달력에, 아니면 일기나 다이어리에다가라도 적어놔라. 2022년 3월 17일, 대추밭에 20kg 퇴비 30포 옮김. 3월 22일, 대추밭에 퇴비 30포 뿌림. 3월 26일 대추밭에 대추나무 2년생 묘목 35주 심다가 비가 와서 10주만 심고 철수, 4월 2일, 지난주에 심던 묘목 남은 것 25주 다 심음. 4월 5일, 대추 나무에 지지대 세우고 노끔으로 묶음 …
  • 이런 거 쓰면서 대추나무 샀던 영수증, 퇴비 구매 영수증.. 이런 것 모두 같이 묶어놓고 기록해둬라.
  • 1년치로는 별것 아니지만, 3,4년치가 모이면 이게 노하우고 기술이 된다.
  • 그런데, 머리 좋다고 이런 거 기록 안하는 사람들이 많다. 3년쯤 지나면 기록하던 사람과 차이가 보이기 시작한다.
  • 머리가 좋아서 기록 안하는 사람들은 그나마 기억력이라도 있지 … 대부분은 그냥 까먹는다.
  • 실패 확률 50% 이상 …

6. 에라 .. 농사나 짓지..

  • 어려서부터 경험이 있어서 또는 그 동안 부모님 또는 친척들을 도와서 이것저것 농삿일을 해봤다면 모를까
  • 실패 확률 70~80%

2022.04.04 akpil

논현동_이야기_27편.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22/05/25 11:36 저자 akp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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