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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동_이야기_20편

오늘도 농약에 대한 얘기인데 … 이에 앞서서 면적에 대해서 간단히 정리 좀 하고 넘어가자.

농약이든, 비료든 … 묘목이든 뭐든 … 대충 5,6 개 이상의 단위가 섞여서 쓰인다. 예를 들어서 농약병 뒤에 보면 10아르(10a 또는 10are 로도 표기) 당 물 20리터와 농약 100ml 를 혼합해서 … 이런 식으로 쓰여 있기도 하고 … 비료 포대에는 1아르당 20kg 뿌리라고 되어 있기도 하며 … 예전에 나온 요소 비료 같은 경우에는 1정보 논에 얼마씩 뿌려라 .. 이런 거 …

그리고 또 현장에서는 마지기 .. 라는 표현이 쓰이기도 한다.

대략 정리하면, 평방미터(또는 제곱미터), 평, 아르(및 헥타아르), 정보(또는 보), 마지기 .. .정도가 섞여서 쓰인다.

이 단위가 그리 명확하지 않다는 거다. 이걸 좀 명확하게 하고 가자.

일단 기준은 평방미터(또는 제곱미터)이다. 이건 명확하다. 평은 ? 정확한 기준은 3.3058 평방미터가 1평이다. 대략 X/Y 1.818 미터짜리 정사각형의 면적이다. 그런데, 많은 경우, X/Y 1.8 미터짜리 정사각형을 1평이라고 얘기하곤 하는데, 1.8 x 1.8 = 3.24 평방미터다. 대개는 평방미터로 나온 것을 3.3 으로 나누는데 .. 3.3058 과 3.3은 1,000평방미터만 되어도 약 0.5평 에 해당하는 오차를 발생시키게 된다.

건축이나 토목에서 사용하는 정확한 계산은 평방미터에다가 0.3025 를 곱하는 거다. 1,000 평방미터짜리 농지는 302.5 평이되는 거다.

아르(a, are)는 100제곱미터다. X/Y 10미터짜리 정사각형의 면적이다. 평으로 환산하면 30.25 평이다.

헥타아르(ha, hectare)는 10,000제곱미터다, 100아르다. 정식 명칭은 헥타르가 되지만, 여전히 농약병이나 비료포대, 농진청에서 배포하는 자료에는 헥타아르로 쓰여 있는 경우가 많다. 평으로 환산하면 3,025 평인데, 대개 3,000 평을 1헥타아르로 표기하기도 한다.

대충 전업으로 농사를 지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싶은 면적이 1헥타아르 정도가 된다. 그래서 구청/군청/농협 등에서 일종의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여기까지는 그나마 정량적인데, 씨 한말을 뿌려서 농사 지을만한 면적에서부터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한데, 이게 볍씨냐, 콩이냐, 좁쌀이냐, 냉이 씨앗이냐에 따라서 다 다르다. 그러다보니, 작물에 따라 다르고, 지역마다 다를 수 밖엔 없다. 대개 논은 150 ~ 300평 … 밭은 100 ~ 200평 .. 을 마지기라고 부른다. 이러다보니 이 동네에서 2마지기짜리 밭이 옆 동네 가면 3마지기짜리 밭이 되기도 한다…

아참, 보, 정보… 는 일본식 단위인데, 보는 평과 같고, 3,000보가 1정보가 된다. 즉, 1정보는 3,000평이다. 이 사이에 300평을 나타내는 단보라는 단위, 30평을 나타내는 무보라는 단위도 있었지만 .. 지금은 이 '보' 단위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다만, 예전자료들을 찾다보면 가끔 나오는 단위이니 있다는 것만 알고 있으면 된다.

어쨌거나, 표준은 평방미터(또는 제곱미터)이고, 어떻게 환산하는지는 위에 적었으니 이걸 참조하자.


자 다시 농약 이야기로 넘어오자.

어제 농약 얘기를 끝내면서 벌레중에는 고양이 같은 포유류도 있고, 사람도 있다고 했다. 왜 벌레로 분류하는지는 대략 적어놨으니 그걸 참조하자.

일단 포유류 중에서 가장 큰 피해를 끼치는 건 두더쥐, 쥐.. 이런 놈들이다. 특히 두더쥐가 땅속에 있으면 땅속으로 자라는 감자, 고구마, 땅콩, 콩 .. 이런 건 수확량이 확 감소한다. 고구마를 캤더니 절반이 반만 파먹은 게 나와서 팔 수 있는 게 반도 안되는 경우도 있다. (두더쥐의 표준어는 두더지 이지만, 그냥 두더쥐로 쓴다.)

두더쥐 쫓는 방법은 많이 있다. 얘네들은 눈이 퇴화해서 잘 안 보이므로, 냄새와 땅의 진동 등을 통해서 위치를 파악하는데, 이걸 이용해서 땅에 지속적으로 진동을 가하면 다른 곳으로 간다. 바람개비를 쇠 파이프에 연결해서 파이프를 땅속에 심어두는 방법도 있고, 피해가 심한 경우에는 땅을 파고 곳곳에 스피커를 묻어두기도 한다.

냄새에 민감하다는 특성을 이용해서 생선 대가리 같은 잘 썩는 것을 밭 가장자리에 일정 간격으로 묻어두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고양이 역시 유해조수로 지정되어 있다. 캣맘들이 들으면 기겁할 소리겠지만, 야생에서 살아가는 들고양이들은 유해조수다. 이놈들은 새를 잡아 먹는다. 새는 가을에 열매를 쫘서 상품성을 떨어뜨리는 문제점이 있기도 하지만, 이는 어느 정도 제어가 가능하고, 새들이 잡아 먹는 벌레가 매우 많다. 새를 잡아 먹는 것 이상으로 농작물을 스크래치 판으로 삼아서 긁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몇마리가 옥수수밭 하나 반쯤 작살내는 경우는 흔하다.

사람 …

사실 이게 가장 큰 문제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올 때 봄나물 캔다면서 온 밭을 헤집고 다니는 건 그럭저럭 봐줄 수 있다. 문제는 그렇게 다니면서 밭을 망가뜨린다는 점이다. 묘목이 쓰러지지 않게 하기 위해 세워둔 기둥같은 것들을 봄나물 캔다면서 빼버리기도 하고, 여기서 저기로 넘어가면서 밭고랑을 다 뭉개고 다니기도 한다.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 할머니 레벨이 되면 대개는 먼저 밭주인을 찾아와서 양해를 구한다. 밭에 보니 냉이가 많아 보이는데, 캐도 되느냐 … 고랑 안 무너지게 조심해서 캐겠다.. 이런 식으로 .. 그리고 비닐 봉지 10개 분량을 캐셨으면 한두봉지 쯤은 주고 가기도 한다. 그리고 이분들은 많은 경우 잡초가 보이면 제거해 주시기도 한다.

이런 분들은 말 그대로 '분'이다. 60명중 1,2 명이다. .. 대부분의 경우는 밭에 누가 뭔가 캐고 있어서 다가가서 물어보면 나물 좀 캔다고 하고 있다. .. 음 .. 여기 우리가 캐려고 냉이 씨앗 뿌린 곳인데, 왜 니들이 들어와서 캐가고 있는 거냐 ?

대개 등산복을 입은 40~50대 아주머니들인데 … 막무가내도 이런 막무가내가 없다. 적지 않은 경우는 인근 아파트 단지에서 단체로 몰려온다. 산책하다가 어 여기에 .. 라면서 동네 방네 소문내서 우루루 몰려와서 다 해집고 다닌다. 작물을 캐가는 것은 물론이요, 고랑 다 밟고 뭉개버린다. 묘목 기둥쯤은 앉았다가 일어날 때 지팡이로 쓰기 위해서 뽑아서 들고 가는 경우도 흔하다. 어떤 경우는 묘목 심어져 있으면 묘목도 뽑아간다. 그걸 뭐라고 하면 “아 여기 많잖아. 하나 뽑아간다고 뭐가 티가 난다고 … ” 적반하장이다.

더 골치 아픈 경우는 밭을 자기네 텃밭으로, 농사짓는 사람들을 자기네 머슴쯤으로 여기는 사람들이다. 주로 아파트에 거주하는 할머니들이 많다. 밭에 심어둔 호박, 상추, 고추 .. 이런 것을 저녁 거리로 몇개씩 따간다. 저녁거리로 뭐 좀 가져갈 거 없나.. 라는 눈빛으로 한손에는 검은색 비닐봉지 하나 들고 돌아다니다가 타겟이 보이면(== 밭에 사람이 없는 것이 확인되면) 쓱 들어가서 몇개 따서 재빠르게 사라진다.

가장 골치 아픈 경우는 밭에 나도 모르는 뭔가가 심어져 있는 경우다. 봄에는 안 그러는데, 어느 정도 뭔가 밭에서 자랄 4월 하반기쯤에 밭 한 구석에서 내가 심지 않은 게 자리고 있는 경우다. 이런 경우는 내가 심어둔 것을 뽑아버리고 자기네 밭으로 쓰는 경우다. 이런 경우 붙잡으면 “여기 주말 농장 아니에요 ?” 따위의 얘기를 한다. 대개 주변에 주말 농장이 있으면 비슷한 일을 겪에 된다. 지금 내가 나무 심은 밭도 폭 6,7 미터짜리 길 건너편이 주말 농장인데 … 교회가 난리 치기도 했지만, 저런 개소리 하는 부류들 때문에 펜스를 친 이유가 50% 이상은 된다.

이들을 예방 및 제거 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주기적으로 약을 뿌리는 거다. 그게 실제 농약이어도 좋고, 하다못해 식초를 1% 섞은 물이어도 좋다. (진딧물 예방법 중 하나가 희석한 식초를 뿌리는 것도 있다.) 그런 걸 뿌리면 적게는 일주일, 길면 2주일 정도는 저런 사람들이 가까이 안 온다. 뭔가 농약을 뿌렸다는 것을 아는 거다. 쉽게 말하면 계속해서 지켜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대충 10명 잡으면 성비가 9 대 1 또는 8 대 2 로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1,2 에 해당하는 남성은 아예 나이가 많거나 … 10대 초중반정도까지의 어린아이들이다. 이 근처에 놀러왔다가 어른들이 재미삼아 시켜서 따가다가 들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이 많은 남성은 주로 70~80대 할아버지들인데, 대부분의 경우 이분들은 아파트 할머니들이 심부름 보낸 경우다. “저 밭에 고추랑 상추가 있던데, 저녁 거리로 따와” 라는 미션을 받고 온 경우들이다. 왜냐하면 동네에 할머니들이 나타나면 경계태세가 발령되거든 … 그걸 회피기동하는 거다.

이런 인간벌레들은 코로나19 이전에는 CCTV와 블랙박스로 식별이 가능해서 잡혔는데, 이제는 죄다 마스크를 쓰고 다녀서 잡기도 어렵다.. 쩝…


2022.03.29 akpil

논현동_이야기_20편.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22/05/25 11:24 저자 akp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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