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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동_이야기_18편

조금 전에 올린 시설재배 중 비가림 시설… 에 이어서 …

왜 시설재배를 할까 ? 를 생각해 보자.

균일한 품질 ? 뭐 좋다. 이건 사실 사람들마다 조금씩 다른데, 내가 생각하는 가장 현실적 이유는 '잡초제거' 때문이다. 부수적으로는 병충해 방지 …

농사는 자연과의 싸움이다. 자연, 유기농 .. ? 좋아들 하지만, 정작 농약 안 뿌리고, 화학비료, 퇴비(퇴비 역시 거의 100% 공장에서 생산된다. 당신들 다 속고 있는 거야 ㅋㅋㅋ) 같은 것 안 쓰고, 100% 자연 방식으로 농사 지으면 인류의 2/3 이상은 굶어죽는다. 당장 우리나라만 봐도 농작물 수확량은 1/10 이하로 감소할 거다.

마트나 수퍼마켓 갔는데, 길이 20cm 이상, 지름 3cm 짜리 오이가 2개에 천원 … 인 것과 길이 10cm 이하, 지름 1cm에 이리 저리 휘어져 있는 오이 2개에 5천원 .. 어떤 거 살래 ? 당연히 2개에 천원짜리 살 거다. 그런데, 자연, 유기농은 뒤에 있는 거다.

자연과의 싸움은 결국 날씨, 잡초, 벌레 … 로 귀결된다. 여기서 벌레에는 두더쥐, 동네에서 돌아다니는 고양이 (고양이가 돌아다니면서 농작물 망치는 거 보면 다 잡아 죽여버리고 싶다.) … 등이 포함된다. 아참, 도시에서 놀러와서 재미로 서리하러 다니는 놈들 역시 벌레에 속한다.

비닐하우스 등의 시설 재배는 이 중에서 날씨와 잡초에 대한 영향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날씨 얘기는 쭉 썼으니까 … 잡초에 대해서 간략히 써보면 ..

얘네들은 온 천지사방에서 날아온다. 바람 한번 불면 온 동네, 옆에 있는 산 … 에서 날리는 잡초 씨앗이 밭에 떨어지고 며칠 뒤에는 잡초가 자라기 시작한다.

비닐하우스를 씌워두면 ? 100%는 아니더라도 상당수를 방지할 수 있다. 비닐하우스가 아니더라도 바닥에 멀칭 비닐이라도 깔아놨다면 ? 50% 이상은 비닐위에 떨어질테니 그만큼 줄일 수는 있다.

이미 씨앗이 떨어져서 자라는 잡초를 제거하는 방법은 ? 3가지 뿐이다. 제초제를 뿌리거나 … 괭이나 호미로 온 밭을 다 뒤집으면서 뽑거나(이걸 김매기 .. 라고 한다.), 예초기(또는 제초기)로 주기적으로 잘라버리거나 …

내가 썼던 글에서 퇴비 뿌린 후에 한번 갈아 엎는다고 했었잖아 ? 갈아 엎는 이유 중 하나는 자라고 있는 잡초를 뒤엎어서 뿌리가 드러나게 해서 죽도록 하는 게 그 이유 중 하나다.

제초제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1. 씨 뿌리기 전에 밭에 뿌리는 것
  2. 선택적으로 어떤 종류의 식물만 죽이는 것
  3. 뿌리면 식물은 모두 죽는 것

보통 1,2 번은 밭에 뿌릴 작물에 따라 선택한다. 식물은 크게 외떡잎식물과 쌍떡잎식물로 나뉘는데, 예를 들어서 콩은 쌍떡잎식물이다. 만일 콩을 밭에 심을 거라면, 1,2 번에서 외떡잎식물을 죽이는 제초제를 뿌리면, 잡초의 상당수는 방지 및 제거할 수 있다. 물론, 이건 거칠게 표현한 거고, 실제로 더 다양한 종류가 있다. 3번은 보통 초토화작업을 할 때 쓴다. 군대에서 봤을지도 모른다. 뿌리면 싹 죽는 거 … 겨울에 수확하고 밭을 갈아 엎은 후 한번 밭 전체에 뿌려두면 다음해에 나오는 잡초가 확실히 감소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보통 농협에 가서 물어보면 된다. 농협 농자재 매장에서 내가 밭에 뭘 심었는데, 잡초가… 라는 말을 하면 몇평이냐, 경영체등록은 되어 있느냐 .. 고 물은 후 신분을 확인한 후 적정한 양의 제초제를 살 수 있다. 여기서 신분을 확인하고 기록 한다. 왜 ? 제초제는 독약이라서 누가 농약 먹고 죽었다.. 라든가 죽은 뒤에 발견됐는데, 사인이 농약 중독이다. 라고 하면 해당 농약을 구입한 사람들을 추적하기 위해서다. - 겉으로는 잔류 농약 확인 .. 등의 이유가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이게 가장 많이 쓰인다.

농약을 이렇게 뿌리면 사람에게 안 좋냐고 ? 농부에게는 안 좋고 소비자는 별 문제 없다.

일단, 잔류농약 검사를 한다. 품종에 따라 다르지만, 샘플링, 전수, 정기적, 비정기적 .. 등등 … 만일 검사기관에서 무작위로 마트에서 오이를 사서 검사했더니 제초제가 나왔다.. 라고 하면 그 공급망을 싹 추적해서 결국 생산자에게까지 온다. 그래서 뿌리는 방식이 어땠는지, 뿌리는 농도는 지켰는지, 뿌리고 나서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 출하한 게 맞는지 .. 등을 확인한다. 만일, 사용금지된 농약이 검출되면 그 생산자는 거의 망한다고 보면 된다.

농약 뿌린 후 적게는 1주일, 보통 2~3주일 뒤에 출하하게 되어 있다. 대부분의 농약은 그때쯤 분해되기 때문에 남아 있는 농약양은 매우 적고 인체에 거의 무해하다. 그리고 대부분은 물에 20,30분 정도 담궈두면 농약은 녹기 때문에 물에 20~30분 정도 담가뒀다가 흐르는 물에 몇번 더 씻으면 잔류 농약은 없다.

홈쇼핑 등에서 얘기하는 칼슘파우더로 농약 제거 … 이딴 건 다 가짜다. 베이킹소다, 식초, 칼슘파우더 등등 .. 아무짝에도 쓸모 없다. 차라리 퐁퐁으로 씻어라. - 화학연구원, 농촌진흥청 실험 결과다.

잡초/벌레 제거를 위해 뿌리는 농약을 뿌리는데, 농약 뿌리는 것을 감소시키는 방법은 2가지다.

  1. 잡초 씨앗이 날아오는 것을 감소시키는 방법 - 비닐하우스 등의 시설 재배와 멀칭 비닐 깔기
  2. 날아오는 잡초 씨앗을 막을 수는 없지만, 자라는 잡초를 물리적으로 제거 - 김매기, 예초기 …

1번은 시설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고, 2번은 노동력이 많이 투입되어야 한다.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는 본인에게 달린 거다.

아참, 농약/제초제의 효과중 가장 확실한 건 서리 하는 놈들 방지하는 거다. 농약 뿌리는 거 보면 보통 일주일 정도는 얼씬도 안한다. 그래서 내 경우는 전에 얘기했던 분무기 등에 짊어지고 물에 식초 섞어서 밭에 뿌린다. 냄새도 뭔가 시큼한 게 나고 … (식초에 맞아서 일부 벌레도 죽겠지 ?) .. 해서 1,2 주일 정도는 서리하는 놈들이 안 온다.

보통 서리하는 놈들을 잡고 보면 1등은 서울에서 소래포구, 월곶, 오이도 등에 놀러왔다가 지나는 길에 구경삼아 들어온 서울 30대 ~ 40대 아주머니들, 2등은 건너펀 아파트 단지에서 내려다보고 있다가 뭔가 수확할 거리가 있으면 오는 할머니들, 3등은 근처 식당에 밥 먹으러 와서 밥 먹고 산책하다가 눈에 띄니까 몇개 따가는 아주머니들 ..

이다. 10명 잡으면 8명은 여성이고, 1명은 10살 정도의 아이, 1명은 60~70대 할아버지다.

아참, 서리하는 놈들 어떻게 잡느냐고 ? 요새는 CCTV 가 쫙 깔려 있고, 마을 곳곳에 주차되어 있는 차량마다 다들 블랙박스가 설치되어 있다. 아주 잘 보인다.


2022.03.25 akpil

논현동_이야기_18편.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22/05/25 11:20 저자 akp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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