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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동_이야기_15편

어제 시설재배 .. 중 비닐하우스에 대해서 아주 간략히 알아보았다.

하는 김에 조금 더 알아보자.

일단 670평방미터(약 200평) 기준으로 설치비 2,000만원 정도라고 했었다.

이건 말 그대로 뼈대 세우고 비닐로 한겹 씌우는 비용이다. 물론, 땅 다지고 뭐 이런 건 기본 포함이고 …

일단 비닐하우스를 설치할 수 있는 곳인지부터 점검해야 한다. 보통 '업자' 라고 부르는 사람들을 불러서 물어보면 답이 나온다.

“여기는 바로 설치할 수 있겠네요…” “1미터쯤 성토 한 다음에 해야겠는데…” “에이 여기엔 못해요…”

셋중에 하나다.

기존에 농지로 쓰던곳이라면 대부분은 첫번째 경우에 해당한다. 농지로 쓰던 곳이더라도 물빠짐에 적합하지 않는 토질이거나, 주변보다 낮아서 물이 고이는 지형이면 두번째 경우의 답을 듣게 된다. 마지막 경우는 물빠짐이 극히 안 좋거나, 주변보다 너무 낮거나, 바닥이 돌투성이여서 성토(또는 복토, 객토 라고도 한다.) 후에도 한참 더 후작업을 해야 하는 경우다.

대부분은 첫번째와 두번째 답을 들을 것이고, 마지막 답을 들으면 … 에 .. 뭐랄까 ….. 일단 위로의 말을 … 당신은 속아서 토지를 구입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에는 아예 바닥에 흙을 다져서 바닥 흙에서 농사를 짓는 게 아니라 수경 재배나 다른 방식을 찾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다.

첫번째 경우는 몇곳 견적 받아보고 바로 설치하면 된다.

두번째 경우는 몇가지로 갈리는데 … 높이에 관계없이, 다음의 기준은 지켜야 한다. 이것 농지법에 나와 있다.

  1. 절토,성토로 인해 토사의 유출 등 인근 농지에 피해를 주지 말 것
  2. 연접토지보다 높게 성토하거나 해당 농지의 관개(물빠짐))에 이용하는 용(배)수로보다 높게 성토하지 말 것
  3. 토사의 유출, 붕괴 등 인근 농지의 피해발생이 우려되지 말 것
  4. 절토, 성토 등 비탈면,절개면에 대하여 토양의 유실 등을 방지할수 있는 안전조치를 할 것

성토 후에 옆 농지 보다 높으면 안된다. 비가 왔을 때 흙이 쓸려내려가서 옆 농지로 들어가서는 안되고 .. 뭐 이런 거다. 이런 건 업자와 잘 얘기해보자.

일단 성토 높이가 50cm 를 넘느냐 아니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50cm 이하면 그냥 진행해도 된다. 하지만, 그 이상이면 개발행위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일단 구청/군청 에 들어가서 뭐가 필요하고 절차가 뭔지 .. 어떻게 할지를 협의해라. 성토 작업을 위해서는 보통 25톤 덤프트럭과 포크레인 등이 드나들어야 하는데, 그거 드나들 수 있는 길이 있는지, 길이 없다면 옆집 밭을 침범해서 해야 하므로 이에 대해서 사전에 협의하고 보상을 해줘야 할 수도 있다. - 옆집하고 친하면 막걸리 한병으로 끝나지만, 그렇지 않다면 10년이 지나도 못할 수도 있다.

성토 비용은 흙을 어디서 가져오느냐, 얼만큼 가져오느냐, 트럭 기사와 친하냐 .. 등에 따라서 다르므로 기준은 없다. 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참고로 내 경우는 작년에 약 400평 밭에 20cm 정도 성토하는데, 대략 200만원 정도 들었다. 3년전에 그 밭을 1미터 성토하는데, 2,500만원 들었었고 …. (성토만 한 게 아니라 기존에 있던 포도 나무 제거하고 폐기물 처리하고 .. 이런 비용 모두 포함이긴 하다.)

이건 어디까지나 내 경우다. 흙을 가져 오는 거리가 멀면 비용은 늘어날 거고, 흙이 뭐냐에 따라서도 가격이 다 다르다. 그냥 참조만 하자.

자 다시 비닐하우스로 넘어오자.

이제 비닐하우스 설치할 수 있는 준비는 된 거다.

기본 설치비가 670평방미터(약 200평)에 2,000만원이라고 했다.

이건 어디까지나 기본이다. 자동차로 따지면 해당모델의 가장 아래 트림, 보통 깡통 옵션 이라고 하는 거 … 그거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이 상태에서는 늦가을부터 봄까지는 농사를 지을 수가 없다. 다만, 영하 얼마 이하로 내려가면 죽는 작물을 재배할 경우 그것을 막아주는 역할 정도는 가능하다. 예를 들어서 예전에는 중부지방에서는 어떤 포도 품종은 겨울에 얼어죽었기 때문에 가을에 수확이 끝나면 포도 나무 줄기를 강전정(큰 줄기만 남기고 싹 잘라버리는 것) 후에 땅에 묻었었다. 그리고 봄에 다시 캐내서 농사를 지었었다. 하지만, 이제는 품종 개량도 되고,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겨울에 얼어죽는 포도나무가 얼마 안되기 때문에 저런 방식으로 농사짓는 경우는 없어졌다. 사실 그거 할 돈과 시간이면 비닐하우스 덮는 게 더 낫다.

아 물론, 대파나 시금치 뭐 이런 것처럼 겨울에도 노지에서 재배가능한 것은 비닐하우스 씌우면 더 잘 자라고 .. 뭐 이런 건 있다.

물론, 앞에서 적어놨듯이, 비닐하우스를 설치하면 외부 환경의 영향을 덜 받게 되므로 수확량과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은 당연히 있다.

만일 겨울에도 계속해서 농사를 할 거라면 …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일단, 작물과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적어도 2겹짜리, 심지어는 3겹짜리 비닐하우스를 쳐야 한다. 2겹짜리면 단순히 비닐을 2겹으로 친다는 얘기가 아니다. 비닐하우스 안에 또 다른 비닐하우스를 짓는다는 얘기다. 즉 일반적인 2,000만원짜리 비닐하우스를 2겹짜리로 짓는다면, 그보다 큰 비닐하우스로 겉을 덥는다는 얘기고, 이는 비용이 더 들어간다는 얘기다. 2,000만원 + 2,000만원 … 이 아니라 2,000 + 2,000 + 알파 .. 가 된다. 3겹짜리라면 ? 2000 + (2,000 + 알파) + (2,000 + 알파 + 베타) 가 되는 거다.

그리고 이건 뼈대와 비닐만 씌우는 비용이다.

그 안에 어떤 시설을 해줘야 한다. 또 뭘하자고 ? 응 .. 해야 된다.

일단, 비닐하우스는 외기와 차단된 곳이므로 내부에서 통풍이 잘 안된다. 여름에야 비닐하우스 앞뒷문을 열어두거나, 옆면을 올려서 통풍 시켜줄 수 있겠지만, 겨울에는 그게 안된다. 문 여는 순간 … 다 얼어죽거나, 그 공기를 따뜻하게 하려면 … 난방비가 … 히유 … 통풍을 위해서는 내부에 환풍기를 설치한다. 그것도 여러대를 .. 24시간 돌려줘야 한다. 당연히 겨울을 견디기 위해서 난방기를 설치해야 한다. 난방용 기름 등은 별도로 … 관수시설이 설치되어야 한다. 외부와 차단된 곳이니, 물을 줄 수 있는 파이프, 튜브, 노즐 등을 설치해야 한다. 작물에 따라 다르지만, 바닥에서 기르는 작물이 있고, 위에 띄워놓고 키우는 경우가 있다. 수경재배 같은 게 그 경우다. 이렇게 할 경우에는 그 비용도 추가된다.

이러저러한 비용이 들어가다보면 추가되는 비용은 더 확확 늘어난다.

보통 … 위에서 얘기한 것을 다 적용하면 670평방미터(약 200평) 짜리 비닐하우스는 1억원이 들어간다. 요즘 도입되고 있는 스마트팜.. 의 경우 각종 센서 설치하고 문 자동으로 개폐하고, 외부에서 모니터링 하게 하고 .. 이런 거 하면 1억 5천만원도 부르는 경우가 있다.

귀농/귀촌해서 농업 창업 교육 받으면 3억원까지 대출 땡길 수 있다고 했잖아 ? 비닐하우스 2동 지으면 사라진다. 아 농지값은 또 추가로 들어가야지…

이렇기 때문에 시설 재배는 나중에 경험 쌓이고, 이거다.. 라는 확신이 들 때에만 하라는 거다.

물론, 기본 비용 2,000만원만 들여서 하나 지어놓고 이것저것 하면서 경험 쌓는 건 좋은 거다. 적어도 균일한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해서 좋은 값에 판매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는 일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저렇게 거창하게 돈 들여 가면서 할 이유는 없다.


2022.03.24 akpil

논현동_이야기_15편.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22/05/25 11:16 저자 akp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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