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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동_이야기_12편

쓰는 김에 하나 더 쓰자 …

이제 농사지을 준비는 얼추 되어간다.

그런데… 언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른다.

일단 .. 농업진흥청에서 운영하는 농사로 .. 라는 싸이트가 있고, 거기에 농작업일정표가 있다. https://www.nongsaro.go.kr/portal/ps/psb/psbl/workScheduleLst.ps?menuId=PS00087

여기를 참조하자. 지역별로 달라지기는 하지만, 큰틀에서는 참조할만 하다.

대충 농촌의 1년은 10월 말쯤부터 시작된다. 비닐하우스 등의 시설재배나 양계장, 소, 돼지.. 를 키우는 게 아닌 농사를 짓는 경우에는 1년을 거의 마무리 짓는 시점이다. 그리고, 1년을 결산하고, 내년을 맞이하는 시점이 된다. 물론, 겨울 배추나 .. 마늘, 파 .. 이런 걸 심었다면 좀 다른 애기긴 하지만 이제 겨우 귀농/귀촌했는데 그런 건 나중에 내공이 쌓이면 알아보자.

대충 이때쯤 밭작물 수확은 끝난 상태고, 마을 영농회장이나 농협에서는 내년도에 쓸 퇴비/비료 신청할 준비하라고 돌아다니면서 얘기하기도 한다. - 실제로 신청하는 기간은 대개 11월 중순에서 12월 초 사이다.

만일 그해 병충해가 심했다면 항바이러스제나 겨울에 미리 밭에 뿌려두는 농약을 뿌려두기도 한다.

일부 작물의 경우는 비료를 많이 요구하기 때문에 이때쯤 미리 뿌려두기도 한다.

이때쯤 퇴비/비료를 뿌린 다음에 1,2 주일쯤 둬서 냄새 빠지게 하고 경운기나 관리기로 한번 갈아엎는 것도 좋다. 그렇게 하면 땅속에 있는 작물의 뿌리와 잡초 등이 다 뒤집혀서 나오게 된다.

이때부터 1월 중/하순 .. 보통 설연휴 정도까지가 흔히 말하는 농한기가 된다. 농한기라고 해도 놀 수 있는 건 아니다. 공부할 것 많다. 예를 들어서 포도를 키운다고 하면 포도협회, 포도작목반 .. 등등 에서 각종 교육도 진행한다. 요새는 이런 품종이 좋다. 부터 시작해서 예전에는 가지치기를 이렇게 했었는데, 요렇게 하면 수확량이 10% 올라가더라 … 이런 것까지 …

이렇게 가끔 교육도 받고, 공부하다고 좀 쉬면서 체력 축적하고 있다보면 설 연휴가 지나고 대략 2월 초중순에 작년 11월말쯤에 신청했던 퇴비/비료를 받게 된다.

아직 땅이 얼어 있기 때문에 밭을 갈기는 쉽지 않지만, 얼어 있기 때문에 미리 미리 밭에다가 퇴비/비료를 옮겨둘 수 있다. 옮겨두고 포장 비닐 찢어서 뿌려두자.

대략 2,3 주쯤 지나서 2월 말쯤 되면 땅이 녹기 시작한다. 아직 기온은 새벽에는 영하라서 춥지만, 낮에는 영상이어서 땅은 질척 거린다. 이때쯤에 날씨 며칠 좋으면 땅이 확 녹고, 그때쯤 경운기/관리기 등으로 밭을 한번 갈아 엎는다. 유박 계열의 퇴비를 뿌렸다면 적어도 2주일은 내버려뒀다가 갈아야 한다. 안 그러면 땅속에서 냄새가 빠지지를 못하고 그 독성 때문에 작물이 죽는 경우가 흔하게 된다.

이때쯤 눈 한두번 더 오고 비 한두번 더 오면 좋다. 땅위에 남아 있는 또는 땅속에 들어가 있는 퇴비/비료가 물에 녹아서 퍼지기 때문이다.

며칠전에 감사 농사 얘기하면서 대충 적었었는데 … 그 일정대로 가게 된다.

3월 중순쯤 되면 뭔가 심기 시작한다. 보통 늦어도 4월 초순까지는 심어야 한다. 4월 중순까지는 멀칭 비닐을 덮는다. 품종과 지역에 따라서는 5월 초순까지도 괜찮기는 하지만 … 늦어지면 제초작업하다가 지쳐서 나가 떨어진다. 이때쯤에 비가 안 와서 건조 피해를 많이 입기도 한다. 멀칭 비닐을 씌우는 이유는 잡초가 덜 나게 하기 위함도 있지만, 땅에서 증발하는 수분을 잡아둬서 작물이 잘 자라게 하는 것도 목적이 있다.

아참, 옥수수는 대개 4월 중/하순에 심는다. 옥수수 역시 1년에 두번 수확할 수 있는데, 4월 중/하순에 심어서 7월말~8월 초에 수확하고, 바로 밭을 갈아엎은 후에 한번 더 심어서 10월 말~11월 중순경에 수확하기도 한다. 뭐 그래봐야 일주일 정도 차이이기는 하다.

비가 안 와서 너무 가물면, 농기구/농기계 얘기할 때 설명했던 등에 짊어지고 다니는 농약 뿌리는 농약살포기 내부를 물로 잘 헹군 후에 몇 번 더 헹구고 나서 물을 담아서 작물의 뿌리 부분에 꽂아서 직접 물을 주는 경우도 있다. - 땅에 꽂고 물을 줄 수 있는 꼭지 부분도 판매한다. 물론, 관수시설 같은 것을 해두면 이런 수고는 덜 수 있지만, 아직 거기까진 가지 않았다.

6월 중/하순쯤 되면 감자 같은 일부 작물은 여름수확을 한다. 그리고 여름 수확 후에 밭을 갈고 나서 다시 심어서 10월 중/하순 ~ 11월 초 정도에 가을 수확을 한다.

여름수확은 장마가 오기 전까지는 끝내야 한다. 장마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밭에서 일하는 건 어렵다. 어렵다고 안하면 안되지만, 새로 뭔가 심거나, 수확하는 건 어렵다.

이때가 그나마 좀 쉴 수 있을 때…다… 라고는 하지만, 장마비 잠시 그쳤을 때 잡초제거 해줘야 한다… 안하면 .. 밀림속을 걸어 다니게 된다. 물론, 멀칭 비닐을 꼼꼼하게 해주고, 제초제도 잘 뿌리고, 바닥에 부직포도 덮어놓고 .. 했다면 그 정도가 덜할 수는 있지만 … 없는 건 아니다. 밭이야 그럭저럭 괜찮겠지만, 밭 가장자리와 밭까지 가는 길 .. 이 잡초 밀림이 되는 경우가 많다.

장마가 그치면 … 그동안 밀린 일을 해야 한다. 두독, 이랑/고랑 무너진 것 수리하고, 땅 패인 곳 메꾸고, 쓸려나간 흙 긁어 와서 다시 덮어주고, 넘어진 것들 세우고, 묶어주고 ….

이러다보면 추석때가 된다. 추석은 첫수확할 때쯤이다. 추석때부터 슬슬 본격적인 가을 수확이 시작된다. 보통 과일들은 이때쯤부터 본격적으로 수확하기 시작한다.

추석 폭풍이 지나가고 10월 중순쯤 되면 웬만큼 끝나가는 거다. 망가진 농기계 고치러 보내고, 부러진 삽 갯수 파악해서 몇개 더 주문하고 … 작년에 퇴비 50포대 주문했는데, 중간에 20포대 더 사서 뿌렸다면, 올해는 70포대 주문할 준비하고 ..

이렇게 1년은 돌아간다.

여기서 … 중간 정리를 하면 …

농기계, 농기구, 퇴비, 비료, 그 외에 각종 농자재 구입할 때는 뭐가 됐든 영수증을 받아라. 반대로 하다못해 고구마 1박스를 팔았다고 해도 영수증을 써주고 사본을 남겨둬라.

농사를 짓다보면 저런 것을 까먹는데, 나중에 소득/지출 증빙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하루 이틀 미루다보면 택도 없이 밀린다.

이런 것들은 다음년도 5월에 종합소득세 신고할 때 필요하기 때문이다. 돈을 받은 건 국세청에서 칼같이 안다. 너 작년에 공판장에 옥수수 20박스 내보내서 40만원 받았네 ? 이런 것 말이다. 하지만, 삽 5자루 사느라 7천원 x 5 = 3.5만원 지출 .. 이런 건 모르는 경우가 많다.

반드시 영수증 다 남겨두고, 가장 좋은 건 사진 찍어두고, 어디다 잘 두는 거다. - 어디다 잘 두면 그 어디다.. 를 까먹게 되는 문제점이 있다.

대충 .. 1년은 이렇게 흘러간다.


2022.03.21 akpil

논현동_이야기_12편.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22/05/25 10:50 저자 akp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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