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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동_이야기_05편

아침에 썼던 것 .. 에 이어서(또는 추가해서 …)

농사지을 때 꼭 필요한 것 중에 하나는 농기구다.

대충 생각나는 농기구 적어보자. 삽, 호미, 낫 … 정도일 거고, 조금 더 나아가면 괭이, 도끼, 칼, 전정가위, 톱, 망치 정도가 생각날 거다.

대충 이 정도면 큰 무리 없다. 다만, 숫자가 하나가 아니다. 다다익선이다. 삽질하다가 돌에 걸려서 삽자루 부러지는 건 흔하다. 호미 ? 그거라고 뭐가 다를 것 같아 ? 낫 ? 여름에 잡초 제거 좀 하다보면 날 무뎌져서 날 갈다가 끝난다.

그나마 오래 가는 건 도끼나 괭이 정도고 .. 나머지는 바쁠 땐 수명이 일주일도 못 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날을 갈기 위해 숫돌을 장만하게 된다. 호미, 낫, 도끼, 칼, 전정가위 .. 이런 건 날을 갈아서 쓰게 된다. 일이 많을 때에는 일 마치고 물에 잘 씻어서 날 잘 갈아놓고 말리고 다음날 아침에 서너개 들고 나가서 일하다가 날 무뎌지면 다른 것으로 바꿔서 일하다가 날 무뎌지면 다른 것으로 바꾸고 .. 이걸 반복하게 된다.

물론, 전동이나 모터 달린 기계가 있으면 더 좋다. 잡초 제거할 때 낫으로 하루종일 하는 것보다 예초기로 1시간 작업하는 게 훨씬 더 빠르다. 이런 건 농기계의 영역이니 다음에 설명하자.

그러면 .. 저런 농기구는 어느 회사 제품을 사야 하나 ? 근처 농협으로 가서 농기구 수리/판매하는 곳으로 가보자. 보통 “경제사업장” 이라고 되어 있다. 여기서 판매하는 것은 일단 어느 정도 검증된 거다.

군대 갔다가 온 사람들은 어느 정도 삽질에 대한 경험이 있을테니 … 손에 잡아보면 알 거다. 어 이거 손이 촥 감긴다… 라는 느낌 … 이 오는 게 있는데, 그거 보통 제일 비싼 걸 거다.

몸통 전체가 쇠나 스테인레스로 되어 있는 것도 있는데, 하나쯤 마련해두면 좋기는 생각보다 그리 좋지는 못하다. 한번 휘면 그냥 통째로 버려야 한다. 나무자루로 된 삽은 부러지면 자루만 다시 사서 못 박아서 쓰면 되지만 … 철삽은 그렇지 못하다.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다.

대충 위에서 얘기한 농기구가 서너개씩은 필요하다. 일하다가 삽자루 부러졌는데, 삽이 없어서 일을 못하면 하루 날리는 거다. 적어도 멀쩡한 게 두개 이상은 있어야 한다. 저 아래에 썼던 '농막' 이 이런 거 보관하라고 만드는 곳이다.

농기구는 사용한 후에 흙 잘 털어내고, 물로 잘 씻고 낫, 칼, 전정가위 같이 날을 세워둬야 하는 것은 숫돌로 갈아서 날을 세운 후 물로 몇번 더 씻고 물 잘 털어서 그늘에 두어야 한다. 한 여름에 습도 높을 때는 며칠 사용하지 않으면 녹슬어 있는 것도 볼 수 있는데, 정상이다. 어젯밤에 날 갈아뒀는데, 아침에 보니 녹슬어 있으면 그냥 쓰다보면 녹이 떨어져 나간다.

하지만, 이 모든 건 익숙하지 않을 거다. 삽 정도는 많이 써 봤겠지만, 괭이만 해도 제대로 쓰기는 쉽지 않다. 물론, 망치나 톱 정도야 뭐 … 라고 하겠지만, 가지치기 할 때 톱으로 해보라. 좀 굵은 가지 몇개 자르고 나면 지쳐서 나가 떨어질 걸 ? 힘 쓰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위에서 말한 것 말고도 많은 농기구가 있다. 예를 들자면, 감자, 콩, 옥수수 등의 씨앗이나 종자를 쉽게 심게 해주는 파종기, 이식기라고 부르는 도구가 있는데, 이것도 뭘 심느냐에 따라서 다양한 크기와 형태로 된 제품이 있다. 이것도 하나가 필요한 게 아니라 서너개가 필요하다. 가격은 보통 1.5 ~ 2만원인데, 이게 있고 없고에 따라서 일의 난이도와 속도가 확 차이난다.

작업에 적합한 농기구 잘 선택하면 3일 일할 것 반나절이면 할 수도 있다. 겉으로는 비슷하게 생긴 삽인데, 어떤 삽으로 하면 하루에 1,000평방미터 면적의 농지에 고랑을 만들 수도 있고, 어떤 삽으로 하면 일주일이 걸려도 못할 수도 있다. (대개 하루쯤 써보고 어 이거 아니다 싶으면 삽을 바꾼다.) 처음에는 이걸 구분하지 못한다. 하지만, 한 3년쯤 하다보면 감이 온다. 어떤 건 손에 딱 맞아서 하루 종일 써도 손이 아프지 않은데, 어떤 건 1시간도 안 돼서 손이 아파서 못 쓰는 것도 있다.

이러한 농기구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법률로도 정해져 있을 정도다. 민사집행법에 농업이 직업인 사람에게서 농기구는 압류가 금지되어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여기서 언급하지 않은 것은 ?

장갑, 장화, 모자, 작업복 이다. 아참, 선글라스나 보안경도 꼭 필요하다.

장갑은 목장갑 몇백개 단위로 사두면 되고 흔히 빨간장갑이라고 부르는 손바닥에 빨간색 or 녹색 고무 코팅되어 있는 것도 그만큼 필요하다. 장화는 자기 발사이즈 +10~15mm 정도 되는 것을 사자. 속에 물이 들어오거나 땀 차면 안 벗겨진다. 서너 켤레는 필요하다. 특히 여름에, 비 많이 올 때 .. 속에 물 들어왔는데, 다음날 또 신으면 … 발 망가진다. 모자는 반드시 써야 한다. 특히 여름에 열사병으로 쓰러진다. 작업복은 가장 좋은 건 군복.. 이지만 구형 전투복은 여름에 공기 안 통해서 더워 죽는다. T-buc (티뷰크) 작업복 몇벌 사두면 된다. 물론, 등산복도 좋지만 … 작업복이 훨씬 더 싸다. 그리고 보안경 .. 반드시 써라. 삽질하다가 흩날린 흙가루가 튀어서 눈에 들어가면 … … … 가지치기 하다가 튄 나무가지가 눈에 찔리면 …. .. 반드시 쓰자.

여기서 언급안한 쇠스랑, 갈퀴, 해머, 넉가래, 모종삽 .. 이런 것도 하나씩 있으며 좋다. 특히 해머는 많이 쓰게 될 거다.

이런 농기구는 꼭 있어야 하지만 처음부터 이 모든 건 갖추기는 어렵다. 딱 2가지만 .. 이라고 한다면 삽과 괭이다. 나머지는 그 다음에 필요할 때마다 사면 된다.


2022.03.15 akpil

논현동_이야기_05편.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22/05/25 10:38 저자 akp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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