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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_집짓기_경험담_8편

몇가지 보완

쭉 써왔는데, 분류하기 애매한 것들과 빼먹은 것들을 좀 적고자 한다.


토지 구입시 점검할 사항

앞에서 간단히 언급하고 넘어간 것이 있는데, 토지, 땅을 거래할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이 지적도이고 또 하나는 토지이용계획을 확인하는 것이다.

지적도는 땅의 모양을 정확하게 그린 것인데, 지적공사에서 관리한다. 최근에 많이 디지틀화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일제시대때의 도면을 그대로 쓰는 경우도 많다. 그러니 부동산 또는 땅주인이 얘기하는 면적 및 위치가 맞는지 반드시 지적도를 확인해야 한다. 옆 토지와 겹치는 경우도 있고, 이게 면적이 수천평, 수만평이라면 돈 문제 말곤 별 상관없겠지만(물론 아주 심각하지만..) 이게 수십평 정도라면 앞에서 언급했던 용적률/건폐율과 맞물려서 집 설계를 다시 해야 하는 수도 생긴다. 또는 다 지어놓고 확인했더니 건폐율을 초과해서 벌금(이행강제금이라고 한다.)을 낸다든가… 준공허가가 안나올 수도 있다. 그러니 반드시 지적도를 확인하자. 그리고 측량도 하면 더 좋다. 아니 반드시 해야 한다. 측량은 지적공사에 의뢰해서 진행하고, 비용은 면적과 해당 토지가 어느 곳에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http://www.lx.or.kr/lx/business/business04.jsp 를 참조하자. 일반적으로 측량비용은 땅주인이 내지만, 안 내겠다고 버티는 땅주인도 있으니 몇번 설득해 보고 안되면 포기하는 게 편하다. 그런 경우는 뭔가 문제가 있는 땅일 가능성이 크다. 보통은 계약서에 명시를 하는데, 아무리 정확히 측량을 해도 오차는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대개는 0.5 ~ 1% 정도의 오차는 그냥 서로 묵인한다든가 .. 하는 내용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게 옆집과 겹친다거나 하면 꽤 골치 아파질 수도 있고, 이게 돈 주고 땅을 사고 나서 명의를 다 내 이름으로 돌려놓고 측량해 보니 그 땅의 일부에 이미 군부대가 들어와 있다든가, 다른 건물이 들어서 있다면 … 소송을 하거나 해당 건물주에게 돈을 내고 땅을 사가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극단적인 경우로 군부대가 있다든가, 개울이 지나간다든가(미리 알고 샀다면야 아무런 문제가 안되겠지만..) .. 하면 … 곤란하다.

그리고, 토지이용계획을 열람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http://luris.mltm.go.kr/web/actreg/arservice/ArLandUsePrint.jsp 에서 간단히 볼 수 있고, 보다 자세히 보고 싶다면 저 사이트의 왼쪽에 있는 행정부서로 전화 걸어서 확인하면 된다. 해당 토지가 법적으로 어떤 상태인지 볼 수 있다. 개발제한구역에 속해 있어서 집을 짓기 매우 어려울 수도 있고, 그 외에도 저 페이지를 쭉 내려보면 뭔가 법률로 규제되는 것이 많이 있을 수도 있다.

대충 이 2가지를 확인하면 그 땅이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물론, 구청 또는 시청에서 토지대장 및 건축물 대장을 미리 떼어보는 건 부동산 거래에 있어서 기본 중의 기본이다. 기껏 땅을 사려고 입금했는데, 그 토지를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는데, 대출금을 못 갚아서 경매에 넘어간다든가 하면 .. 그것을 확인 못한 구매자가 어떻게든 피해를 볼 수 밖엔 없기 때문이다.

또 하나 추가할 사항은 공동으로 주택을 짓는 경우 해당 토지에 대해서 소유권을 명확히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몇년전부터 인기있는 땅콩주택같은 경우는 대개 필지 하나에 건물을 2개 짓는 형태이다. (건물을 하나 짓고, 그것을 지분분할하는 경우도 많다.) 이때 골치 아픈 게 건물 및 토지에 대한 소유권(및 구분)을 명확하게 해두지 않을 경우 나중에 골치 아파진다. 보통 땅콩주택(과거에는 형태는 다르지만 이런 것을 동호인 주택이라고 했었다. 용인 근처에 꽤 많다.)은 처음에는 형제나 친척, 친구처럼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서 짓고 거기서 살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서 이사를 가고 또 다른 사람이 들어오면 그때 문제가 된다. 대개는 토지 분할을 하지 않고 지분 형태로 땅을 나눴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동의를 해줘야 이 땅을 팔고 나갈 수 있고, 집도 마찬가지다. 친한 사람일 경우에야 별 문제가 안되겠지만, 다른 이웃이 오면 문제가 된다. 측량과 마찬가지로 토지 분할 역시 지적공사에서 하고 있고 면적에 따라서 비용은 다르지만 크게 부담은 안가는 금액이다. 그러니 반드시 땅을 나눠놓자. 지분으로 나뉘어져 있을 경우 꼭 필요해서 은행대출이라도 받으려면 상당한 제약이 따르게 된다. 심지어는 내집에 문제가 있어서 고칠 때에도 옆집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가 아파트도 아닌데 …

나로서는 땅콩주택에는 들어가서 살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다. 근처에 지어진, 그리고 지금 짓고 있는 땅콩주택에 들어가보면 … 그냥 아파트가 낫다고 생각한다. 물론, 다른 사람들은 그 나름대로의 취향이 있겠지 …

토지 구입과 관련된 건 여기까지 ..


어떤 형태의 집을 지을까 ?

집의 형태에 대한 얘기를 좀 하고자 한다. 형태라고 해서 꼭 외형상의 모습이 아니라 공간배치에 대한 얘기다.

아파트는 요새는 다양한 모습이 되지만, 기본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 물론, 평수가 커지면 다양하게 이것저것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리고 소위 말하는 주상복합이라든가, 타워형 아파트는 기존의 사각형에 베이만 늘린 아파트에 비해서 보다 다양한 형태이지만, 기본적으로 아파트는 적어도 외형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단독주택, 전원주택은 정말로 형태가 다양하다. 게다가 아파트나 도심에 있는 단독주택에 비해서 전원주택은 설계의 자유도가 상당히 높다. 다만, 돈이 좀 더 많이 필요하다.

땅콩주택이 인기를 끌었던 것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내 집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었다. 반면에, 그에 못지 않은 문제점들도 많은데, 위에서 간단히 언급한 토지와 건물에 대한 지분 문제가 있고, 건축업체에서는 부인하지만 실제로 살고 있는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소음 문제가 있고, 무엇보다도 좁은 공간에 2~4 채의 집을 집어 넣어서 짓기 때문에 바닥은 좁고 위쪽으로 공간을 배분하다보니 계단이 가파르거나 방이 너무 좁다든가 …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어떤 경우에는 2층 + 다락방 구조인데, 다락방으로 올라가려면 (복도 내지는 거실 공간이 부족해서) 2층에 있는 방을 지나야 하는 구조의 집도 봤다. 가족 구성원과 그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만일 4인 가족 기준으로 딸과 아들이 있을 경우 늦어도 초등학교 중간쯤 되면 방을 분리해 주어야 하는데, 그런 경우에, 아들은 다락방을 쓰고, 2층은 딸이 쓰고 1층은 부부가 쓰는 경우, 아들이 자기 방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딸의 방을 거쳐서 올라가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물론, 자녀가 없거나, 1명, 동성이라면 별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어찌 됐건 그리 좋은 구조는 아니다.

형태야 다양하지만, 대충 1층에는 거실과 부엌, 거기에 화장실과 다용도실 정도, 2층에는 방 1,2 개, 거실 또는 화장실, 다락방 또는 3층에는 방 1,2 개 또는 거실(에 해당하는 공간) 정도가 일반적이다. 이것을 어떻게 배치하느냐가 사실 디자인의 대부분이다. 1층에 거실 대신 방과 부엌을 배치하고 2층에 방 1개, 거실을 배치하는 경우도 있고, 다락방 또는 3층을 방 대신 거실 또는 서재로 꾸미고, 2층은 2개, 1층에 방 1개, 부엌으로 꾸밀 수도 있지만, 이런 배치는 외부에서 손님이 오시거나 방문객이 있을 경우에는 또 불편한 배치가 될 수 있다. 물론, 부엌을 잘 꾸미면 어느 정도는 그런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이러한 공간들을 어떻게 배치하느냐, 그리고 그 사이 사이에 계단, 복도, 수납공간 등은 또 어떻게… 게임으로 말하자면 테트리스를 어떻게 잘 하느냐가 간단하다고 생각하면 쉬운 일이고 머리 아프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다. 별 생각없이 디자인을 하다보면 문이 서로 겹치는 경우도 있고 (하나만 열렸을 땐 별 문제가 아닌데, 양쪽 방문을 같이 열면 서로 부딪히거나 지나다닐 공간이 없어진다거나…), 서로 방문이 마주보고 방문을 모두 열었을 때 너무 딱 보이는 경우도 있고, 방문을 열었더니 다락방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막히는 경우도 있고(대개 방문은 안쪽으로 열리게 되어 있지만, 현실에서는 안 그런 경우도 있게 마련이다.), 현관에서 화장실이 바로 보여서 좀 민망한 경우도 있다. 앞이 탁 트인 게 좋아서 거실을 통유리로 만들어놨는데, 밖에서 다 보여서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집안을 들여다보고 다녀서 커튼을 24시간 쳐놓아야 한다면 그것도 문제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거실 밖에다가 작은 화단을 만들거나, 3M 이나 코롱에서 나오는 주택용 단열 필름으로 자동차 유리 썬팅하듯이 유리에 발라두면 단열효과도 있고, 적어도 햇빛이 비치는 낮에는 밖에서 안이 잘 안 보인다. 밤에는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치면 될 것 같다.

이런 것들을 잘 고려해서 디자인해야 한다. 작년쯤에 방문했던 양지에서 조금 더 들어간 전원주택단지의 경우는 2층 안방 테라스를 통유리로 해 놓은 것은 좋았는데, 그쪽 지대가 좀 낮아서 50 미터쯤 떨어진 곳으로 도로가 있고, 도로에서 보면 안방이 훤히 다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커튼을 치면 괜찮다곤 하겠지만 … 그건 좀 아니지 않나 싶다.

그 외에도 지붕 형태는 어떻게 할 것인지도 생각을 해야 한다. 눈이 쌓였다가 녹으면 어느 쪽으로 떨어질 것인지, 비가 오면 어느 정도 들이치는지 등등 … 또한, 대개의 전원주택의 경우 담이 없거나 있어도 나무 울타리로 낮게 하는 정도가 많은데, 그로 인해서 밖에서 집 내부가 다 보일 수 있다. (위에서 간단히 언급했다.) 그런 경우에 어떻게 외부에서 내부는 최대한 가리고 내부에서는 외부가 잘 보이게 할지도 고민해 보아야 한다. 이럴 땐 CAD 나 SketchUP 등의 소프트웨어로 간단하게 3D 로 그려서 확인해보는 게 그나마 빠르다. 스케치업같은 경우는 사용법이 그다지 어려운 것은 아니니깐 한번쯤 써보자.

집을 디자인할 때 항상 생각해두어야 할 것은 구조는 간단하게, 집을 지을 때는 골조는 튼튼하게 라는 것이다. 구조가 복잡해지면 그만큼 비싸지고, 나중에 하자가 발생할 소지도 많아진다. 특히나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는 하지 말자. 그건 나중에 해도 된다. 남들이 안하는 방법은 뭔가 이유가 있는 거다.

그리고 전원주택에서 많이 나오는 말 중 하나가 바로 '다락방'이라는 건데, 건축법상으로는 '층'으로는 인정이 안되기에 면적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하지만 활용을 잘 하면 좀 낮기는 하지만 1개의 독립된 층으로 사용할 수도 있어서 마치 아파트에서 발코니 확장이 가능한 것을 가지고 발코니 확장했을 때의 면적으로 부풀려서 광고하는 것과 유사하게 광고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잘 디자인하면 꽤 쓸만한 공간이 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그러니깐 돈을 적게 들였을 경우에는 그냥 물건을 넣어둘 수 있는 수납공간 정도 또는 겨울에는 외기가 직접 거주공간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고 여름에는 직사광선이 건물을 덥히는 것을 한번 더 차단하는 공간 정도로 밖에는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다락방에 출입할 수 있는 계단도 잘 살펴보아야 한다. 보통은 별 문제는 없지만, 어떤 경우에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든가, 공간 절약을 위해서 나선형 계단인데 너무 경사가 급하다든가 하는 경우도 있고, 그러다보니 정작 어떤 물건을 올려놓거나 하는 것이 매우 어려울 수도 있다. 또한 대개 다락방은 난방이 안 들어가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바닥이 허술한 경우도 많다. 합판 한두장으로 막아놓는 경우도 있으니 잘 확인해야 한다.

내 경우도 가장 고민했던 게 바로 이 공간 배치에 대한 문제였고, 지금 짓고 있는 집도 100% 만족은 아니지만 85% 정도는 만족하고 있다. 그 부족한 15% 중 10% 정도는 바로 아래에서 얘기할 수납공간이다.


수납공간, 창고

집에서 반드시 필요한 공간이 바로 물건을 넣어둘 수 있는 공간이다. 흔히 수납공간이라고 얘기하는 것을 말한다. 계단 밑이라든가 다락방의 일부 등을 창고로 쓸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좁게 마련이다. 이럴 때 사용할 수 있는 게 “조립식 창고”다. 집 마당의 일부에다가 조립식 창고를 한동 설치하면 된다. 오픈마켓 사이트에서 “조립식 창고” 로 검색한 후에 쭉 내리다보면 좋은 것을 많이 찾을 수 있다. 대략 200 만원이면 2.4 x 3.75 m (8 x 12 피트, 대개 미국(이라고 써놓고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이라서 인치규격이다.) 정도 되는 것을 구매할 수 있고, 성인 두명이서 2시간이면 조립이 가능하다. 물론, 집 지을 때 남는 자재로 뚝딱뚝딱 거려서 만들 수도 있겠지만, 지붕, 방수 등의 문제를 생각하면 조립식 창고가 나은 것 같다.

조립식 창고는 일반적으로 신고사항이고 특별히 안전상에 문제가 없거나 화재 위험 등이 없다면 건축 신고하고 일주일쯤 지나도 별 말 없으면 그냥 써도 되지만, 샌드위치 패널 등으로 만들면 건축허가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일단, 집안에 들 수 있는 수납공간은 의외로 많다. 가장 많이 설치하는 수납공간은 계단 아래공간이다. 이 공간을 잘 활용하면 웬만한 크기의 장을 대체할 수 있다. 계절에 따라 바뀌는 이불이나 옷 등을 포장 잘 해서 넣어두면 장롱 하나 정도에 들어가는 물건을 넣어둘 수 있다. 다용도실도 잘 디자인하면 꽤 넓은 수납공간이 나온다.

다른 방법은 창고를 임대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사업체에서도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컨테이너의 경우 3 x 6 미터 (10 x 20 피트, 대략 10평) 공간 정도가 월 10 ~ 20만원 정도다. 보통 1개월 단위로 계약하며 (일주일 맡겨도 1개월로 끊는 경우가 많음.), 6개월 이상 장기 계약하면 어느 정도는 깎아준다. 1년에 100 ~ 200 만원 정도 비용으로 안 쓰는 물건들을 외부에 맡겨서 보관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이렇게 맡겨보고 상당기간 동안 안 쓴다면 그 물건은 대개는 필요없는 것이니 버려도 무방하다. (물론, 귀중품을 이렇게 보관하지는 않겠지..) 건축비를 생각해 보면 이게 더 저렴할 수도 있다. 만약에 창고가 집 근처에 있다면 (내가 거주하고 있는 용인 지역에는 꽤 많다. 당장 지금 짓고 있는 집 근처에도 임대할 수 있는 창고/컨테이너가 꽤 많다.) 위에서 예로 든 10평 공간이라면 건축비를 평당 500 만원 잡아도 5천만원이 추가로 더 들어갈 수 있고, 간이 창고로 짓는다고 해도 평당 150 만원은 받기 때문에 1.5 천만원에서 2천만원은 추가로 들어갈 수가 있다. 또한, 건폐율/용적률 제한 때문에 더이상 짓는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고, 창고 공간 때문에 다른 공간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는데, 연 100 ~ 200 만원의 비용으로 그러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 다만, 업체에 따라서는 상/하차료(물건을 넣었다가 뺄 때 받는 비용)를 따로 받는 경우도 있고, 한번 문 열고 닫을 때마다 돈을 받기도 하고, 한달에 2번까지는 무료지만 3번째부터는 얼마씩 .. 뭐 이런 경우도 있으니 잘 확인하고, 창고에 넣어둔 물건이 손상되었거나 도난당했을 때 어떤 방법으로 보상이 가능한지도 반드시 따져보아야 한다. 보통은 보험료를 연간 몇만원 더 내는 정도에서 해결된다.


주차

단독주택이다보니 아무래도 아파트보다는 주차문제에서 훨씬 자유롭다. 아침마다 이중주차해놓은 차들을 이리저리 테트리스 블럭 맞추듯이 밀고 그 틈새를 빠져나오는 것보다야 훨씬 낫다. 하지만, 의외로 주차문제가 걸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건축업체에서 짓는 경우에는 좁은 공간에 많은 집을 짓기 위해서 집 한채당 주차공간을 한대씩만 배정하기도 한다. 아파트의 경우는 차라리 단지내 주차장이 그래도 어느정도 버퍼역할을 하기 때문에 불편할지언정 차가 두대가 됐다고 해서 주차를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그래서 아침마다 몸으로 차를 밀어서 테트리스를 ..) 집지으면 이게 문제가 될 수 있다. 물론, 마당이 어느정도 공간이 되고, 진입로도 괜찮게 되어 있거나, 아예 처음부터 가구당 차량이 두대 있는 것으로 가정하고 단지를 설계했다거나 또는 단지의 일부에 공용 주차공간을 마련해둔다면 아무런 문제가 안될 수 있다. 하지만 안 그런 경우도 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기는 하지만, 주차는 집 마당에 하더라도 진입로 또는 마을 내의 길이 좁아서 한대가 반대편에서 오면 이쪽에서는 한참 기다렸다가 그 차가 지나간 다음에 움직일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물론, 건축업체에서는 처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그냥 그건 공염불인 경우도 있다. 특히나 기존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던 곳에 그보다 더 안쪽으로 들어와서 집을 짓는다면 반드시 확인해 보아야 한다. 마을 안쪽을 차로 지나다녀야 하는 경우에 기존 거주민들과의 관계에 따라서 상당한 불편함을 겪을 수도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진입로가 너무 협소하거나 경사가 심한 경우다. 의외로 이런 곳이 많다. 지도상으로만 봐서는 알기 어렵다. 반드시 찾아가서 직접 확인해야 한다. 보통 6미터 도로가 있다고 얘기하는데, 이게 왕복 2차선 도로다. 만약 진입로나 단지내 도로에 차 한대 주차되어 있으면 남아 있는 한개 차로로만 차가 다녀야 하는 한다. 어떤 경우에는 전원주택단지가 기존에 형성된 도시지역에 산 한쪽 자락을 끼고 짓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 근처에 주차해야 하는 차들이 단지내까지 들어와서 주차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이런 경우에 폐쇄적인 아파트단지처럼 주차 관리를 하기도 어렵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리원도 있어야 하고, 주차관리 시스템도 있어야 하는데, 웬만큼 큰 단지가 아니라면 갖추기 어렵다. 또한, 그 비용은 결국 입주민들이 내야 한다.) 이럴 경우 좀 여유럽게 살자고 아파트를 떠나서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했는데, 아침 저녁으로 고생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는 그리 높지 않지만, 어쨌든 산 중턱에 조성된 전원주택단지인데, 주차장은 아예 산 아래쪽에 있고, 차는 그곳에 주차하고 걸어 올라가도록 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물론 나쁘진 않지만 그렇다고 편하지도 않을 것 같다. 건강을 위해서라면 더 좋을 것 같기는 하다.


건축업체 선정

집은 결국 돈과 시간을 투입해서 그것을 어떤 건축물의 형태로 바꾸는 것이다. 그것을 내가 직접 하느냐, 아니면 누군가에게 맡기느냐, 맡긴다면 어느 권한까지 맡겨서 진행할 것이냐 하는 것의 차이가 있다. 내가 직접 한다면야, 시행착오 거쳐가면서 내 마음에 드는 집을 내가 원하는 위치와 형태, 재료를 가지고 지을 수 있다. 문제는, 그렇게 하려면 비용도 비용이려니와 시행착오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건축업체와 협력(이라고는 하지만 온갖 알력, 암투, 다툼이 있을 수 있다.)하여 짓게 된다. 그럴 때 이 건축업체는 어떻게 선정하는 게 좋을까 ?

정답은 없다. 친척 아저씨가 작은 건축업체를 하셔서 어쩔 수 없이 거기에 맡겨야 할 수도 있고, 가장 친한 친구가 근처 구청앞에서 건축사무소를 해서 그 친구를 통해서 진행할 수도 있고, 그냥 길가다가 마음에 드는 전원주택 단지가 있어서 부동산을 통해서 또는 그 전원주택 단지에 걸려있는 플래카드에 적혀 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서 계약할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간에, 업체를 선정하고 가격, 조건 등을 협상하고 합의하여 계약서 작성하고 도장 찍고 돈 주고 받고 … 최종적으로는 등기 서류에 내 이름이 올라가야 끝난다. 이런 절차는 뒤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어떤 업체와 일을 함께 하느냐이다. 가장 좋은 경우라면 내 요구사항도 잘 들어주면서 가격도 싸고, 친절한 곳이겠지만, 그런 업체를 만날 확률은 로또 2등에 당첨되는 정도의 확률이다. 요구사항을 잘 들어주면 가격은 올라가게 마련이고, 친절한데, 말은 무지하게 안 듣고, 거의 다 지어놓고 거의 끝나가는데, 돈 없다고 배째고 추가비용 더 내라고 하고 … 다 지어놓고 나서 1년쯤 살다보니 온갖 곳이 갈라지고 비가 새는데, 업체는 부도나서 없어지고 … 등등 .. 수많은 안 좋은 경우 구글에서 검색하면 다 나온다. 주변에서 전원주택을 짓는다고 할 때 말리는 이유의 상당부분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다.

어떤 건축업체를 선정해서 계약할지의 기준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집을 잘 지어줄 곳인지, 내 요구사항을 잘 들어줄 곳인지, 아버지 친구분이라서 거기서 할 건지, 친구가 건축회사를 해서 거기서 할 건지 등등 …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우선하는 게 있다. 바로 회사의 안정성이다. 얼마나 튼튼한 회사인지, 다르게 표현하면 적어도 내가 집짓고 하자보수기간동안에는 망하지 않을 회사를 골라야 한다. 그런데, 이게 쉬운 게 절대로 아니다.

요 몇년동안 부동산 시장이 하향세다보니 건설업계가 상황이 좋지 않다. 아마도 계속 이런 하향세는 지속될 것 같다. 이 말을 좀 다르게 쓰면 하루에도 건설업체 수십 곳이 부도가 난다는 얘기다. 이게 남의 얘기가 아니다. 내 집을 짓고 있던 업체가 부도가 나거나, 나는 업체에 비용을 지급했는데, 이 업체가 그 하도급 또는 협력업체에 돈을 지급 안해서 공사가 중단될 수도 있다.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건축은 업체 한 곳에서 못한다. 토목공사 하는 업체, 전기, 하수도, 수도, 목공 등등의 업체가 서로 협업해서 짓는 거다. 각 업체별로 모여서 짓는 건데, 그 중에서 나자빠지는 회사(공식적인 용어로는 부도났다고 한다.)가 나오면 공사기간은 지연되고, 그것을 벌충하려면 부실 공사가 될 수 있다. 심지어는 토지대금이나 공사대금을 나는 건축업체에 지급했는데, 그 업체에서 지급을 못하고 부도가 나서 “유치권 행사중입니다.” 라는 현수막이 걸리고 피같은, 10년 넘게 모은 돈을 냈는데, 여전히 남의 땅이고, 집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이런 건 있어서는 안될 일이지만 간혹 보인다.

대형 건설사들은 전원주택 몇채 짓는 것에는 별로 관심도 없다. 적어도 수십 가구쯤 있는 전원주택단지를 조성하는 것에는 관심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곳은 상당히 비싸다.

보통 인터넷으로 찾아보거나 건축사 또는 건축협회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경영자의 마인드, 그러니깐 성실하냐, 인격적이냐.. 이런 걸 알아보고 판단하라는데, 내가 독심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관상이라는 게 맞는 것도 아니고, 몇년간 거래한 것도 아닌데, 그런 걸 어떻게 알아볼 수 있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어떻게든 어떤 업체를 선정할 근거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 어떤 절대적인 기준은 없지만, 내가 검토했던 건 이런 내용들이다.

  1. 회사가 얼마나 됐는가
    • 가급적 설립된지 3 년 이내의 회사는 피한다.
    • 웬만하면 10년 이상 유지되어 온 회사를 고른다.
    • 홈페이지 또는 회사에 포트폴리오가 있는 곳을 방문하여 직접 확인한다.
  2. 재무상황은 어떤가 ?
    • 그 회사의 재무제표, 신용등급 등을 확인하자. 증시에 상장된 회사라면 http://dart.fss.or.kr 를 참조하자.
    • 그 외에 http://www.nicerating.com/ http://www.kisrating.com/ http://www.kedkorea.com/si/SICCS02R0.do 등을 참조하자. 저기서 검색되는 회사라면 몇천원 정도면 신용관련 보고서를 볼 수 있다. 3,4 억원짜리 일을 맡겨야 할 곳인데, 몇만원 아끼지 말자.
    • 저곳에서 검색이 안된다면 일단 회사에 요구를 하자. 회사에서 뭘 그런 걸 따지느냐 .. 우리를 못 믿는 거냐 라고 한다면 미련없이 돌아서 나와라. 대개 몇번 튕기다가 준다.
    •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그 업체의 재무상태를 확인하라. 사돈의 팔촌이라도 뒤져서 명동 사채업자가 있다면 최적이다. 그렇다고 불법으로 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재무제표를 구할 수 있다면 어떻게든 구해서 읽어보라. 물론, 읽는 방법은 공부를 해야 한다.
    • 회사 대표, 임원, 부장 직함 달고 있는 사람의 차를 한번 보자. 작은 업체라고 하더라도 사업을 하기 때문에 소나타 이상급의 차를 몰고 다닌다. 그리고 대개는 조금 무리해서라도 외제 고급차를 몰고 다니는 대표들이 있다. 여기까지는 충분히 이해가 되는데, 직원이 10명 정도 되는 회사인데, 기사가 따로 있다거나… (물론, 회사 대표가 운전을 못하는 사람이라서 친척 중에 한명을 기사로 쓸 수도 있다. 개그맨 전유성도 고모부를 기사로 썼다지 않은가.. (근데, 고모부가 무면허였다지.. 아마.. 전유성씨 책에도 나오는 내용이다.)) 회사 규모에 비해서 너무 고급 차라든가… (써놓고 보니 애매하긴 하다…) …
  3. 시공 능력은 어떤가 ?
    • 그 업체가 지은 곳을 직접 찾아가서 확인하자. 다만, 어떤 경우에는 단순 하청(예 : 방수공사, 지붕공사 한가지 정도만 ..)으로 들어가서 작업하고는 자기네가 했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으니 확인해보자. 그 곳 사람들의 평을 확인하자. 문짝 안 달아주고 천만원 더 요구하더라.. 뭐 이런 정보라도 … 적어도 4,5 곳 이상은 방문해보자. 기술력과 신용도를 평가할 수 있다.
    • 건축 전시회 등에 출품했었는지 확인하자. 코엑스나 킨텍스, 세텍 등에 건축박람회 등을 검색해서 해당업체가 참석했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참석했다면 어떤 분야에서 참석했는지도 확인하자.
  4. 현재 상태는 어떤가 ?
    • 지금 짓고 있다는 현장을 몇곳 방문해서 원활히 돌아가는지 점검하자. 직원수 20명쯤 되는 소규모 건축업체가 그래도 원활하게 돌아가려면 현장이 3곳은 있어야 한다. (전원주택단지에서 건물 3개를 짓고 있어야 한다는 게 아니라, 주택단지 3개 또는 상가건물 1곳, 토목공사 1곳, 주택단지 1곳 .. 이렇게 .. 3곳..) 물론, 겨울 등의 계절적 요인으로 1,2 곳만 있을 수는 있다. 그럴 땐 어떤 곳에 지었었는지 등을 반드시 확인하자.
    • 해당 업체 홈페이지를 확인하자. 만약에 지금 짓고 있는 곳이 단발성 프로젝트로 홈페이지가 따로 있다면 한번쯤은 의심해보자. 다만, 업체 홈페이지와 링크되어서 서로 연결된다면 신용도는 올라간다.
    • 건축업체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보자. 매우 깨끗한 사무실에 벽면도 깨끗하고 포트폴리오 사진은 매우 대형 건물이거나 단순 개념도 또는 조감도만 보여준다거나 .. 하면 의심하자.
    • 적어도 2,3 번은 불시에 그 업체 사무실을 방문하여 대응하는 것을 확인하라.
    • 그 업체와 이번에 집 지을 때 연계하여 같이 진행할 법무사 사무실과 건축사 사무실도 방문해보자. 건축사 사무실은 보통 집 지을 해당 구청 근처에 있을 것이고, 법무사는 건축업체 사무실과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있을 것이다. 만약에 법무사 사무실과 거리가 좀 멀다 싶으면 툭 한번 물어보라… 그러면 최근에 이전을 해서 그렇다든가, 좀 멀지만 동창이라서 같이 한다든가 하는 이유가 있을 텐데, 그 타당성은 직접 판단하자. 계약서나 등기 서류 등은 법무사가 처리하는데, 건축업체와는 매우 긴밀한 관계이게 마련이다. 건축사도 마찬가지다. (건축사와 건축업체의 차이점은 다음에 자세하게…)

이것말고도 검색을 해보면 많이 나오니깐 한번쯤 찾아보자. 100 만원도 안되는 PC 한대 사면서 인텔이니 AMD 니, 램은 킹스톤이냐 마이크론이냐, SSD 는 인텔이냐 도시바냐… 다나와 최저가로 이게 얼만데, 저 업체에선 어떻고 저긴 또 어떻고 .. 이런 것을 따지면서 그보다 몇십배는 비싼 집을 사면서 문제가 없으려면 정말로 적지 않은 노력을 들여야 한다.


2014/06/18 akpil

2014/06/19 akpil 1차 수정

2014/10/10 akpil 2차 수정

나의_집짓기_경험담_8편.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16/08/17 14:39 저자 akp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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