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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_집짓기_경험담_3편

디자인, 설계

앞편까지가 준비단계였다면, 이번부터는 그렇게 준비된 것을 실현하는 단계로 들어간다.

아파트는 흔히 '평면' 또는 '평형' 이라는 식으로 도면이 많이 나와 있다. 구글이든 네이버든 다음이든 … 검색엔진에 들어가서 '아파트 평면' 이라고 검색해 보면 매우 많은 결과를 볼 수 있고, 그것을 참조하면 좋다.

이걸 미리 어느정도 구체화 시켜놓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건축사든, 건축업자든, 허가방(법적 요건에 맞게 도면을 제작해서 행정관청에서 건축허가 받는 걸 전문으로 하는 건축업자를 이렇게 부른다.)이든 자기가 직영으로 직접 짓든 … 미리 구체화 되어 있지 않다면 나중에 후회한다. 내돈 들여서 내가 집을 짓는데, 짓고 나니 내가 원하는 게 아니라니 ..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 물론, 무엇이든지 하고 나면 무언가 빠졌다… 싶은 것들이 나오게 마련이지만, 그런 것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라도 미리 디자인을 해놓는 것이 좋다. 여기서 디자인은 꾸민다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설계'를 뜻한다.

설계라고 해서 너무 겁먹지는 말자. 건축물 무게가 어떠니깐 여기는 어떤 골조를 쓰고, 여기는 어떤 조인트를 쓰고 .. 어떻게 하중을 분산하고 … 이런 건 건축사나 건축업자들이 알아서 해준다. 그렇게 하라고 설계비를 주는 거다. 설계비는 건축업자마다 다르고, 유명한 건축가냐 아니냐에 따라서도 천차만별이다. 그러니 미리 미리 돌아다니면서 발품 팔고 직접 만나서 얘기해라. 구글링이나 네이버로는 그냥 그 업체나 건축가에 대한 정보나 수집하는 정도이지 정작 만나보면 완전히 다른 경우도 많다. 건축가가 있는 건축사무소에 가서 대충 이렇고 저렇고 .. 얘기하면 '아 봉이다.' 하면서 매우 친절하게 대할 것이고 그것은 상대적으로 비싼 돈을 치르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니 미리 스스로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설계하고 만족할 때까지 뜯어 고쳐야 한다. 참고로, 여기저기 다녀본 바로는, 허가방은 300 ~ 600 만원 정도, 일반적인 건축사무소에서는 1,500 ~ 3,000 만원 정도, 유명 건축가가 있는 건축사무소에서는 3,000 만원 이상, 그리고 무슨 상을 받았다, 언론에 나왔다 .. 이런 유명 건축가가 있는 건축사무소에서는 5,000 만원 이상을 불렀다. 그럼 누구한테 어떻게 맡길 것인가.. 어디가 좋으냐 뭐 이런 건 나중에 다시 얘기하기로 하자.


그럼 어떻게 설계를 하지 ?

일단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본 땅의 모양, 건물의 모양을 떠올리면서 종이에다가 대충 그려보자. 요새는 구글맵이나 다음, 네이버지도도 괜찮다. 거기서 지도 검색해서 해당하는 주소를 찾아서 인쇄해서 그 위에 어떤 형태로 건물을 배치하면 좋을지 그리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다. 그리고 좌절하게 된다. 생각보다 좁다.. 라는 사실에 …

그럼 목록을 만들자, 무엇이 있어야 하는지… 내가 집을 짓고 뭘 할 것인지부터 정하라. 물론, 돈이 많아서 큰 집을 지을 수 있다면 이것저것 다 넣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내 경우도 처음에 토지를 알아보고 나서 거기에다가 거의 꽉 채워서 집을 그려봤고, 나중에 건폐율과 용적률을 알게 되면서 내가 원하는 지역의 대부분은 20% 건폐율이라는 것을 알고는 며칠 멘붕에 빠졌었다. 아니 그럼 100 평짜리 땅을 사서 꼴랑 바닥면적 20평짜리 집밖에는 못 짓는다는 거야 ? .. 뭐가 이따위야 .. 라면서 .. 한동안 좌절하다가 하나둘씩 빼기로 했고, 결국 14평에 맞춰서 이것저것 집어 넣었다. 아마도 일반 시민이라면 최대로 동원할 수 있는 돈을 다 동원해도 200 평짜리 땅에 바닥면적 40 평짜리 집을 짓는 게 최대치라고 본다.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이 정도면 경기도 용인인근에서 대충 8억원 정도가 필요하다. 그동안 벌어둔 돈도 있고, 운 좋게 부모님도 도와주시고, 신용도도 나름대로 좋아서 은행에서 몇억원 정도는 끌어올 수 있고, 연봉도 괜찮아서 은행대출은 충분히 커버할 수 있고.. 그렇다면 저 돈을 들여도 무방하다. 자기돈 자기가 쓰겠다는데….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아마도 기존에 살던 집 팔고 (또는 전세 빼고), 모은 돈 다 털고, 대출 끌어오면 3억원 정도, 거기서 좀 더 무리하면 4억원 정도가 한계이지 않을까 싶다. 3 ~ 4억원 내에서 토지 구입하고, 설계하고, 기초 공사하고, 수도/전기/가스 등 인입하고, 집 짓고, 각종 세금 내고… 그것도 그 돈이 한꺼번에 생기는 것도 아니고, 집이 팔리는 타이밍과 내가 지불해야 하는 시점도 맞추어야 하고, 저 집만 나가면 공사비는 낼 수 있는데, 들어온다던 사람이 갑자기 안 들어오갰다고 해서 돈이 없어서 티격태격 하다가 결국 공사하다 말고 '유치권 행사중입니다.' 라는 플래카드가 집에 걸리고 .. 이런 것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 (남의 일이 아니다. 나도 마찬가지다. 지금 살고 있는 이 집을 내놨는데, 이 집이 다음달 말까지 안 팔리면 나 역시 저런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러니 자기 자신이 끌어올 수 있는 자금도 생각해야 한다. 나 역시 시나리오 1,2,3 해서 엑셀과 에버노트에 정리해 둔 게 있지만, 만약 저런 상황이 되면 그땐 은행에 뛰어 가야 한다. '대출해 주세요.'

이런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집을 지어야 한다. 다시 설계로 돌아가자.

대략 어떤 형태, 어느 정도의 면적을 가지는 집이 될지 생각하고, 그것을 가지고 구체적으로 목록을 만들어보자. 매우 구체적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서 1층에는 현관, 거실, 주방, 다용도실, 화장실(샤워 가능) 이 있고, 2층에는 안방, 작은방, 화장실(목욕 가능), 3층은 다락형태이고 작은 방 하나, 서재 (또는 공부방) .. 이 내가 최종적으로 결정한 목록이었다.

막연히 집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에는 … 1층에는 현관, 거실, 홈씨어터실, 주방, 다용도실, 수영장(10 x 10 미터 정도), 창고(겸 작업실) … 2층에는 안방, 작은방 1,2, 화장실(목욕 가능), 3층에는 방 2개, 화장실(큰 욕조 놓고 밖을 볼 수 있는 구조) …

이게 가능할까 ? 나는 이거니가 아니다.

결국 하나씩 지우고, 또 현실에 맞게 크기도 줄이고, 최적화 시켜서 버전 20 쯤 돼서야 지금 짓고 있는 집의 형태가 됐다. 처음에는 도화지나 A3, A4 지에 하나둘씩 끄적거리면서 그렸고, 버전 10쯤 되면서부터는 구글 스케치업에다가 끄적거렸고, 버전 15 쯤부터 건축업체와 접촉해서 현실화시켰고, 버전 20에는 구글 스케치업이 오토캐드 도면으로 바뀌었다.

막연하게만 집을 짓겠다고 생각지 말고 직접 어떤 집이 되면 좋겠다고 가족들과 대화하고 그것을 그림으로 그리고 그게 가능한 건지, 가능하다면 돈은 얼마나 들어가게 될지 계속 고민하고 알아보아야 한다.

그림 실력이 형편없어도 좋고, 캐드 등의 소프트웨어를 못 다뤄도 상관없다. 남과 애기할 때 명확하게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면 된다. (이게 사실 가장 어렵다.) 예를 들어서 설계가 다 됐는데, 계단을 빼먹어서 2층으로 올라갈 방법이 없다든가… 배치가 이상해서 워터존 (화장실, 수도 등의 물과 관련된 배관이 지나가는 곳을 워터존이라고 부르는데, 이건 층이 다르더라도 가급적 한 곳으로 집중해서 설치해야 좋다.) 이 멀어서 공사비가 많이 들어가게 된다든가.. 2층 작은 방에 창문이 없다든가.. 등등 … 의 문제는 없어야 한다.

어느 정도 구체화됐다면 건축사든 건축업자든 허가방이든 … 만나서 얘기해보라. 그냥 가서 얘기한다고 돈 받지는 않는다. 미리 전화해서 일정 잡고 가서 얘기해 보라. 거기서 또 고쳐진다. 그리고 보다 구체적으로 된다. 단열재는 어떻게 할 것인지, 마감재는 어떤 것으로 할지, 창틀은 무엇으로 할지, 보일러는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이고, 도둑을 막기 위해 어떤 구조의 문으로 할 것인지 등등 … 2번정도까지는 공짜로 만나서 얘기할 수 있지만, 3번째부터는 슬슬 눈치를 줄 것이다. 계약할 거야 말 거야 .. 라고 … 대놓고 묻는 경우도 있고 … 미리 그 전에 알아본 내용과 직접 만나서 상대방이 대하는 태도 등을 자신이 판단하여 결정하라. 유명 건축가보다 구청 앞에 있는 법무사랑 같이 영업하는 허가방이 자기 자신에게 맞을 수도 있고, 그 사람이 주선하는 건축업자가 유명 건축가보다 더 낫게 건물을 지어줄 수도 있다. 왜 ? 알다시피 어차피 건축은 그 동네 사람들이 한다. 서울 강남에 있는 아주 유명한 건축가에게서 설계를 받아서 집을 짓는다고 해도 결국 그 집을 짓는 건 그 동네 건설노동자, 인테리어 업자, 철물점 등이다. 일반적으로 그 건축가(또는 그 건축사무소 직원)은 '감리' 라고 해서 일주일에 한두번 건설현장에 와서 설계도면대로 제대로 지어지고 있는지, 자재는 제대로 썼는지를 볼 뿐이다. 결국 건축은 인근 사람들이 하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 날 때마다 직접 현장에 음료수라도 들고 가서 일하시는 분들과 인사하고 안면 트고 가끔 소주에 삼겹살이라도 사드리는 게 그 집을 잘 지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면 설계도면은 무엇이 있을까 ? 단순히 제일 앞에서 설명한 평면도 ? 그것을 포함해서 대충 배치도, 평면도, 상세 평면도, 입면도, 단면도, 전기도면, 설비도면, 조감도 .. 몇개 더 있는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난다. 분노하샘님의_집짓기_경험담 에서 봤던 걸 에버노트에 적어놨는데.. 저것만 적혀 있다. 각각 어디에 쓰는 건지는 구글링으로 찾자. 저것 말고도 요새는 렌더링해서 실제로 완성되면 이렇다.. 라는 걸 보여주기도 한다. 이게 아주 유용하다. 내가 대충 종이에 끄적거린 평면도가 저렇게 많은 도면으로 변하는 걸 보면 놀랍다. 그리고 설계비를 낼 때에는 더 놀라게 된다. 적어도 천만원, 많게는 수천만원이 저 종이 몇장 (또는 USB 에 들어 있는 캐드 파일, 3D Studio 파일, 동영상 몇개) 의 댓가라는 점에서 ,,,

이런 과정을 거치면 설계가 끝난다. 그리고 설계가 끝나면 이제 최종적으로 지을 건지 아니면 안 지을 건지 결정한다. 지을 거라고 결심하면 내가 원하던 집을 지어서 몇달 뒤에는 거기서 사는 거고, 안 지을 거라면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계속 사는 거다.

내 경우는 내가 끄적거려놨던 도면이 우연히 길가다가 본 전원주택의 조감도와 비슷해서 무작정 그 업체에 전화 걸어서 담당자 바꿔달라고 해서 얘기하고, 그 업체는 내가 알아봤던 업체중 한 곳이었고, 그쪽의 설계 도면과 내 도면을 조합해서 지금의 구조를 만들었고, 전공이 물리학이라서 다행히도 간단한 구조해석 정도는 가능하기 때문에 (간단한 ANSYS 정도는 돌릴 줄 안다. 근데, 사실 2층짜리 목조주택의 구조해석까지 필요할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돌려봤다.) 설계비 안내고 (이미 업체에서 작성한 도면에 조금 빼고 추가하는 정도라서 …) 진행할 수 있었다. 매우 운 좋은 경우다. 그리고 일주일에 2,3 번 정도 현장에 들러서 음료수, 과자 등을 사다 드리고 있다. 잘 지어 달라고 …

이게 어찌 보면 우연히 좋은 케이스가 된 거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2년 동안 건설업체 십여곳 이상, 건축가 십여명 이상, 허가방 스무곳 이상 돌아다녀 보고, 자재에 따라서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이 지역 땅값은 어떤지 등을 발품 팔아서 돌아다니면서 공부했기 때문에 빨리 결정하고 진행할 수 있었다. 아마도 막연히 지나가다가 스치듯이 조감도를 봤다면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돼서 알아보기 시작했다면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때쯤 고민하고 있고, 돈은 어떻게 마련하고 … 등을 생각하고 있을 거다.


단위

사실 알고 보면 별 것 아닌데, 항상 사람을 헷갈리게 하는 게 바로 '단위'다. 중국에서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한 후 가장 먼저 했던 것 중 하나가 단위의 통일이었다. 동네마다 단위가 달라서 세금을 걷어도 제대로 안 걷히고 등등의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일 것이다. 건축도 온갖 자재가 쓰이다보니 여러가지 단위가 섞여 있고 간혹 문제가 되기도 한다.

많이 쓰는 면적에 대한 단위만 봐도 평, 평방미터가 있고, 1평은 약 3.3 평방미터이고, 1.8 x 1.8 미터이다. 왜 이런 단위가 나왔는지에 대한 유래까지 적기는 좀 그렇고 …

건축할 때에는 온갖 단위가 다 혼용된다. 미터, 인치, 평, 척, 자 등.. 거기에다가 거의 집을 짓고 인테리어를 하다보면 커튼이나 장판, 벽지 등은 '마' 라는 단위까지 나온다.

특히 목조주택일 경우는 그 정도가 더 심하다. 설계는 미터법에 따라서 밀리미터단위로 했는데, 자재는 대개 미국이나 캐나다 등에서 수입하다보니 인치/피트로 되어 있다. 그리고 또 이걸 사람들은 '40평' 등의 평 단위로 얘기하고, '이 방에는 9자 짜리 장이 들어가네요.' 라면서 단위들이 혼용된다.

이렇게 혼용되다보면 가끔 이런 일도 생긴다.

보통 현장에서 1 피트는 30cm(= 300 mm)로 계산하고 또 이게 한(1) 자가 된다. 그런데 실제로는 다 다르다. 1 피트는 12 인치이고, 소숫점 2자리에서 끊는다 쳐도 1 인치는 2.54 cm 이니 30.48 cm (= 304.8 mm) 가 되고 1 자는 10/33 미터(= 30.3 cm = 303 mm) 인데, 대개 현장에서 1 피트 = 1 자 로 갈음한다. 그런데, 이게 단위가 커지면 문제가 된다. 30 자는 9.09 미터이고, 30 피트는 9.14 미터다. 약 50 cm 정도의 오차가 발생한다. 그래서 현장에서 보면 기둥이나 보의 길이가 안 맞아서 옆에 보강판을 대고 붙인다든가, 아니면 기껏 위로 올려놓고 길이를 맞추려고 절단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단위를 한번에 못 맞춰서 덧대거나 한다면 아무래도 집 구조에 좋을 것은 없다고 본다.

또 다른 경우는 도면의 해석 차이인데, 대개 건축업체에서 얘기할 때는 벽면의 가운데부분부터 가운데까지를 얘기한다. 예를 들어서 방의 크기를 얘기할 때 3 미터 x 3 미터라고 얘기한다면 그것은 벽면의 가운데부터 가운데까지다. 하지만, 실제로는 거기에 단열재와 합판이든 석고보드 등으로 약 10 ~ 20 cm 정도 두께로 안쪽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실제 그 방의 크기는 2.9 x 2.9 미터가 될 수도, 2.8 x 2.8 미터가 될 수도 있다. 도면만 보고 '아 여기엔 10 자 짜리 장이 들어올 수 있구나.' 해서 덜커덕 10자 짜리 장을 주문해 버리면 못 집어넣는 경우가 있다. 그러니 미리 확인하자.

목재의 두께를 보면 9(또는 10), 12(또는 13), 18(또는 19) mm .. 등으로 판매를 하거나 제작을 하는데, 이것도 대부분은 인치법의 영향이다. 각각 3/8 인치, 1/2 인치, 5/8 인치에서 ±1 mm 정도씩을 감안한 수치이다. 마찬가지로 몇번 언급한 조립식 창고도 미국 등에서 수입하는 제품이 많은데 대부분은 피트 단위다. 8 x 10 이라고 쓰여 있는데, 상품 설명을 보면 8 피트 x 10 피트로 되어 있다.

그러니 핸드폰에 있는 계산기라도 잘 두들겨 보거나, 아예 처음부터 단위는 어떤 것을 쓴다고 명시를 해두는 게 좋다. 예를 들어서 10 피트짜리라고 건축업자가 얘기해서 3.05 미터 (= 10 x 30.48 cm)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업자는 3 미터로 생각하고 얘기할 수도 있다. 5cm 이니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접해보면 이 차이는 꽤 크다. 위에서 말했듯이 장이 들어가느냐 못 들어가느냐의 문제가 될 수도 있고, 지붕 중앙 부분의 들보 길이가 5 cm 부족해서 나무를 덧대어 놓아 몇년 지나서 지붕이 아래로 쳐지는 문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설계보다 몇 cm 길게 처마가 밖으로 뻗어나가서 설계도면과 다르다고 준공검사하러 온 깐깐한 공무원이 처마를 도면대로 줄이라고 할 수도 있고, 서로 겹쳐져서 이상한 구조가 나와서 설계를 변경해야 할 수도 있다.


설계사무소

설계와 관련해서 설계사무소를 방문할 때는 다음과 같은 경우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1. 명함을 받았는데, 무슨 협회, 위원회 등이 적혀 있는 경우 : 본업보다 딴 짓을 할 가능성이 많다.
  2. 유명 건축가 사무실이라고 찾아 갔는데, 정작 그 건축가는 못 만나는 경우 : 너무 바빠서 단독주택 한채 짓는 것에는 관심이 없을 수도 있고, 이름만 걸어놓고 정작 일은 그 아랫사람들이 다 하고 이름값 때문에 비용만 많이 지불할 수도 있다.
  3. 뭐든지 된다고 하는 경우 :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건 아무것도 못한다는 것과 같다. 건축가는 신이 아니다.
  4. 내장재보다 겉에 치중하는 경우 : 사실 집을 처음에 봤을 때 '뽀다구'가 나는 건 겉모습이다. 하지만, 거기서 살아야 하는 나는 껍떼기 뜯어먹고 살 게 아니라 내장재가 얼마나 튼튼하고 단열이 잘 되느냐가 중요하다.
  5. 비용을 두루뭉수리하게 얘기하는 경우 : 일도 대충 대충 하게 될 가능성이 많다.
  6. 이것도 내가 지었고, 저것도 내가 지었고 하며 자랑하는 경우 : 보통 대형 건물일 경우 한명이 담당하는 게 아니라 총괄 한명에 딸린 사람이 여럿인 경우가 많다. 그런 프로젝트에 참여해놓고 그걸 모두 자기가 한 것처럼 떠들어대면 곤란하다.

이 정도를 피하면 속을 가능성은 낮아진다. 여기에 더해서 보통 포트폴리오를 보여주는데, 직접 방문해 보라. 개인주택이라면 겉이라도 보고 오고 공공주택이나 공공건축물이라면 직접 방문해서 들어가서 확인해라. 몇곳 다녀보면 자신의 안목이 향상되는 걸 알 수 있다. 너무 안목이 높아져서 웬만한 건 성에 안 차게 되는 것도 문제이긴 하지만 …. 어쨌거나 안목이 높아진다는 건 좋은 거다.


2014/05/06 akpil

2014/10/10 1차 수정 akpil

나의_집짓기_경험담_3편.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15/04/02 21:01 저자 akp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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