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짓기 준비에서 건폐율, 용적률을 얘기했었는데, 그것과 어느정도 관련 있다.
천차만별이지만, 대략 70 ~ 100 평 정도가 일반적으로 전원주택의 면적이다. 작게는 50평짜리도 있고, 크게는 골프장 한 코스만한 전원주택도 있을 거다. 대개 무작정 크게 짓지는 않는다. 재산세 등이 꽤 많이 나가기 때문이다.
계산하기 편하게 100평이라고 치고 몇가지 계산을 해보자. 집은 요즘 유행하는 2.5 층(2층까지는 정식으로 층으로 인정 받고 3층은 다락으로 건축하여 등기부등본 등의 공적인 서류에는 2층으로 기재되지만, 3층에서 생활이 가능한 형태 또는 3층을 반 정도는 3층으로 짓고, 나머지 반은 발코니나 베란다 형태로 짓는 경우) 이라고 가정하자. 그러면 건폐율 20% 를 적용하면 바닥면적은 대부분은 20평에 맞춘다. 20평이면 얼마나 되는 면적일까 ? 약간씩은 차이가 있지만, 초/중/고등학교 교실이 20평이다. 약 66 평방미터이고, 보통 정사각형이며, 대충 8.1 x 8.1 m 이다. 오 꽤 넓다. 물론, 집을 정사각형으로 짓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직접 비교는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비교는 될 거다. 그리고, 2층이나 3층이면 더 넓게 느껴진다. 게다가 아파트 같은 경우는 보통 15 ~ 40% 정도가 공용면적 (복도, 계단, 주차장, 엘리베이터 등) 으로 포함되므로 같은 면적이면 아파트는 좁다. 전에 살던 아파트가 서류상으로는 25.8평이었고, 전용면적은 18.5평이었으니, 대략 72% 가 전용면적이고, 28% 가 공용면적이었다.
토지에서 집 20평을 제외한 나머지 면적이 80평이다. 이게 정원 또는 마당 면적이다. 물론, 전원주택은 공용면적이 있는 경우가 있다. 주택단지로 조성되는 경우에, 단지 공통으로 쓰는 진입로가 공용면적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있고, 대단위 단지의 경우 관리사무소가 있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경우에 관리사무소와 경비실 등이 공용면적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공용면적으로 포함되더라도 아파트처럼 많이 빠지지는 않는다.
진입로가 공용면적이라고 가정하면, 대개 진입로는 폭이 6미터 도로(왕복 2차선)다. (일방통행 1차선 도로를 만들기도 한다.) 10가구가 들어와서 살고 대충 도로 길이가 50미터 정도라고 하면 300(=6 x 50) 평방미터, 91평이 공용면적이 된다. 1가구당 약 9평 정도의 면적이고, 9평이면 대충 3 x 3 미터 정도다.
그러니 면적을 따질 때 공용면적이 어디까지 들어가는지를 확인해 보도록 하자. 운 나쁘면 건축업체에서 이것 가지고도 얼마든지 장난칠 수 있다.
자 어쨌거나, 80평중에서 9평이 빠졌으니 71평이 정원 면적이다. 71평이면 234.7 평방미터이고 정사각형으로는 15.3 x 15.3 m 이다. 이게 통짜로 있다면 적지않은 면적이다. 그런데, 실질적으로는, 집주변으로 삥 둘러서 2 ~ 3미터씩은 여유가 있어야 한다. 적어도 1미터 이상은 있어야 한다. 그래야 관리하기도 편하다. 이렇게 계산하면 대충 15.3 x 10 m 정도가 최대로 뽑을 수 있는 면적이다. 거기서 차를 도로에다가 둘 것이 아니라면 다시 주차장 면적만큼은 빼야 한다. 차 한대당 약 1.5 ~ 2평 정도의 면적이 필요하다. 넉넉하게 2평으로 잡고, 다시 계산하면 실질적으로 정원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면적은 약 44 ~ 45 평 정도가 나온다.
엄청나게 넓을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껏해야 저 정도다. 여기서 얘기하면 저쪽에서 다 들리고, 시끄럽게 떠들면 옆집에서 잠을 못 잘 수도 있다. (물론, 대개는 부실공사만 아니라면 단열/방음이 잘 되므로 아주 시끄럽지만 않으면 별 문제는 없다.)그러니 이웃에게 피해줄 수 있는 행동은 삼가는 게 좋다. 예를 들자면 어쩌다 한번이면 괜찮겠지만, 거의 매주 친구들 불러서 마당에서 고기 구워먹는다든가.. 밤에 신나게 락밴드 흉내를 낸다든가… (집 뒤에 있는 캠핑장에 주말마다 저런다… 물론 창문만 닫으면 조용하긴 하지만 … )
이 45평의 면적안에서 창고도 짓고, 잔디밭도 만들고, 나무도 심고, 연못도 만들고, 수영장도 만들고, 농구장도 만들고, 골프 스크린도 설치하고, 텃밭도 만들고 … 음… 축퇴가 필요할 것 같다. 이 모든 것을 하기엔 저 면적은 너무 좁다.
결국 무엇을 할지를 선택해서 해야 한다. 난 임시 창고 작게 하나 짓고 있고 (대충 10월 말쯤 다 지을 듯.. 마음만 먹으면 이틀이면 할 일을 게을러서 질질 끌고 있다.), 나무 몇그루, 그리고 차 4대 댈 수 있는 면적만큼 콘크리트로 바닥을 미장 마감해두었다. 그리고 나머지는 잔디 좀 심고, 자갈도 깔았다. 뭐 이것저것 할 거야 많다지만 당분간은 그냥 두고 보려고 한다. 뭐가 급할 게 있다고 ?
대각선 건너편 집 아저씨는 매우 부지런해서 마당 한 구석에 작은 연못도 만들었고 (작은 욕조 하나 사서 땅 파서 반쯤 묻어놓으면 연못이 된다.) 마당에서 방울토마토도 기른다. 그 앞집 할머니는 마당에서 벼농사도 지으신다. (역시 비슷하게 작은 연못(?) 만들고 거기에 벼를 심으셨다.), 옥수수도 있고, 고구마, 고추, 배추도 심어져 있다. 물론, 이분들은 작년 또는 재작년에 입주를 하신 분들이다. 그동안 그렇게 가꾸신 거다.
품종과 농법에 따라 다르지만 경기도 지역을 기준으로 대충 평당 1.8 ~ 2kg 의 쌀을 수확한다. 45평에 쌀을 심으면 대략 한가마니 정도의 쌀을 수확할 수 있다. 대충 2010년 기준으로 연간 1인당 쌀 소비량이 60 ~ 70 kg 이니 한명 먹을 쌀은 나온다. 음.. 집 마당에서 벼농사를 지으면 한사람분의 쌀값을 아낄 수 있다. 근데, 농사는 누가 짓지 ? 과수원은 대충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지만, 벼는 모심기랑 벼베기, 탈곡 밖엔 할 줄 아는 게 없는데 …
아마도 내년초쯤엔 대충 무엇을 할지 계획이 잡히지 않을까 ? 여기서 전가의 보도를 휘둘러본다. “정리되면 생각해 보자.” 요새 너무 정신이 없다.
2014/10/04 akp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