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은 개뿔 …
몇년전까지 결혼할 때 스드메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 이라는 신종 옵션이 붙더니 요즘에는 애교 예단이라는 게 붙는 걸 봤다. 물론, 예물이나 예단이라는 건 지방마다, 지역마다, 집안마다 다르다. 하지만, 요새는 웨딩플래너니 뭐니 하면서 옆에서 자꾸 사치를 부추기는 사람들이 끼어들면서 (물론, 일정 잡고 이런 것을 도와준다.) 점차 이상한 것들이 전통이랍시고 끼어들기 시작했다.
애교예단은 예단에 덧붙여서 보내는 “애교 섞인 예단 물품” 이라며 손거울, 귀이개, 동전주머니 가 있다고 한다. 각각의 뜻은 ..
물품 | 뜻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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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거울 | 어머님, 저 예쁘게 봐주세요. |
귀이개 | 좋은 말, 예쁜 말만 들어 주세요. |
동전주머니 | 알뜰하게 잘 살겠습니다. |
라는 뜻이란다. 물론, 손거울은 은이나 흑단나무로 된 것, 귀이개는 편의점에서 파는 1,000 원짜리가 아닌 금/은으로 장식된 것이며, 동전주머니는 비단으로 청홍으로 이쁘게 자수놓은 … 쉽게 말하면 용도는 필요 없으면서 쓸데없이 더럽게 비싼 거다.
이건 여자측에서 시부모님께 드리는 거고, 만일 시조부모님이 있다면 경대(옛날식 화장대), 팥, 찹쌀을 넣어서 추가한다고 한다. 그 뜻은 …
물품 | 뜻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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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대 | 스스로 잘 돌보겠습니다. |
팥 | 나쁜 기운을 없앤다. |
찹쌀 | 찰떡궁합으로 잘 살겠다. |
라는 뜻이라고 한다. … 이건 또 뭐야 ?
언젠가부터 있어왔던 예단은 이젠 예단 3총사라며 이불, 반상기, 은수저 를 뜻하는 말이 됐다. 전통혼례에서는 신부가 시댁에 보내는 비단이었다. 그러더니 그 비단이 비단이불(및 보료)가 되고, 거기에 놋쇠 밥그릇이 추가되면서 시간이 자나면서 방짜 유기나 은식기로 된 반상기가 들어오고, 거기에 은수저가 꼽사리 끼게 된다. 거기에다가 현금예단이 덧붙었다. 그리고 또 부모님 양복/한복까지 추가된다. 친척들 것까지 추가되는 경우도 많다. 물론, 각종 보석류도 추가되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다가 몇대조 할아버지가 누구인 명문 가문입네.. 하면서 누덕누덕 너저분하게 이것 저것 붙는다. 하지만, 이 씨리즈의 앞에서 언급했듯이 그런 가문은 거의 없다. 오히려 그런 집안일수록 저런 예물이나 예단에 신경 안 쓴다. 그리고 옆에서 친척들이 거든다… “누구네 집은 10부짜리 다이아를 해왔다는데…” … 그 누구가 누군데 ??? 말 그대로 엄친아, 엄친딸 레벨의 카더라 통신일 뿐이다.
스드메도 보자. 결혼하고 처음에나 몇번 열어볼 앨범 촬영에 수백만원씩 쏟아 부어가며 사진찍고, 아무도 기억안해줄 (1년만 지나면 다 까먹는다.) 드레스 사거나 빌리는데 역시 백만원 훌쩍 남는 비용을 지불한다. 거기에 화장까지 합치면 천원만원 넘어가는데, 이걸 모두 딱 한번뿐이라며 돈을 써댄다. 조금 비틀어서 보자. 딱 한번에 저 돈을 쓸 정도로 낭비하면 나중에 그 돈이 필요할 땐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해야 한다. 그리고 갚아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낭비하는 모든 걸 전통 이라고 한다. 개뿔 ….
저런 것 할 돈 있으면 신혼여행 좀 더 좋은 곳으로 가서 푹 쉬다가 오고, 집사는데 보태는 게 낫다. 남들 20년간 대출금 갚아야 할 때 10년만에 장만할 수도 있다. 물론, 가장 좋은 건 저 돈을 적금해두고 나중에 필요할 때 쓰는 거다.
점차 결혼하는 커플수는 줄어들고 있는데, 예식산업은 점차 커지고 있다. 결국 결혼하는 커플이 쓰는 비용이 매우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그 비용의 상당수는 저런 허례허식에 쓰인다. 전통은 개뿔 … 그냥 돈지랄일 뿐이다.
2016/01/28 akp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