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에 올린 시설재배 중 비가림 시설… 에 이어서 …
왜 시설재배를 할까 ? 를 생각해 보자.
균일한 품질 ? 뭐 좋다. 이건 사실 사람들마다 조금씩 다른데, 내가 생각하는 가장 현실적 이유는 '잡초제거' 때문이다. 부수적으로는 병충해 방지 …
농사는 자연과의 싸움이다. 자연, 유기농 .. ? 좋아들 하지만, 정작 농약 안 뿌리고, 화학비료, 퇴비(퇴비 역시 거의 100% 공장에서 생산된다. 당신들 다 속고 있는 거야 ㅋㅋㅋ) 같은 것 안 쓰고, 100% 자연 방식으로 농사 지으면 인류의 2/3 이상은 굶어죽는다. 당장 우리나라만 봐도 농작물 수확량은 1/10 이하로 감소할 거다.
마트나 수퍼마켓 갔는데, 길이 20cm 이상, 지름 3cm 짜리 오이가 2개에 천원 … 인 것과 길이 10cm 이하, 지름 1cm에 이리 저리 휘어져 있는 오이 2개에 5천원 .. 어떤 거 살래 ? 당연히 2개에 천원짜리 살 거다. 그런데, 자연, 유기농은 뒤에 있는 거다.
자연과의 싸움은 결국 날씨, 잡초, 벌레 … 로 귀결된다. 여기서 벌레에는 두더쥐, 동네에서 돌아다니는 고양이 (고양이가 돌아다니면서 농작물 망치는 거 보면 다 잡아 죽여버리고 싶다.) … 등이 포함된다. 아참, 도시에서 놀러와서 재미로 서리하러 다니는 놈들 역시 벌레에 속한다.
비닐하우스 등의 시설 재배는 이 중에서 날씨와 잡초에 대한 영향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날씨 얘기는 쭉 썼으니까 … 잡초에 대해서 간략히 써보면 ..
얘네들은 온 천지사방에서 날아온다. 바람 한번 불면 온 동네, 옆에 있는 산 … 에서 날리는 잡초 씨앗이 밭에 떨어지고 며칠 뒤에는 잡초가 자라기 시작한다.
비닐하우스를 씌워두면 ? 100%는 아니더라도 상당수를 방지할 수 있다. 비닐하우스가 아니더라도 바닥에 멀칭 비닐이라도 깔아놨다면 ? 50% 이상은 비닐위에 떨어질테니 그만큼 줄일 수는 있다.
이미 씨앗이 떨어져서 자라는 잡초를 제거하는 방법은 ? 3가지 뿐이다. 제초제를 뿌리거나 … 괭이나 호미로 온 밭을 다 뒤집으면서 뽑거나(이걸 김매기 .. 라고 한다.), 예초기(또는 제초기)로 주기적으로 잘라버리거나 …
내가 썼던 글에서 퇴비 뿌린 후에 한번 갈아 엎는다고 했었잖아 ? 갈아 엎는 이유 중 하나는 자라고 있는 잡초를 뒤엎어서 뿌리가 드러나게 해서 죽도록 하는 게 그 이유 중 하나다.
제초제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보통 1,2 번은 밭에 뿌릴 작물에 따라 선택한다. 식물은 크게 외떡잎식물과 쌍떡잎식물로 나뉘는데, 예를 들어서 콩은 쌍떡잎식물이다. 만일 콩을 밭에 심을 거라면, 1,2 번에서 외떡잎식물을 죽이는 제초제를 뿌리면, 잡초의 상당수는 방지 및 제거할 수 있다. 물론, 이건 거칠게 표현한 거고, 실제로 더 다양한 종류가 있다. 3번은 보통 초토화작업을 할 때 쓴다. 군대에서 봤을지도 모른다. 뿌리면 싹 죽는 거 … 겨울에 수확하고 밭을 갈아 엎은 후 한번 밭 전체에 뿌려두면 다음해에 나오는 잡초가 확실히 감소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보통 농협에 가서 물어보면 된다. 농협 농자재 매장에서 내가 밭에 뭘 심었는데, 잡초가… 라는 말을 하면 몇평이냐, 경영체등록은 되어 있느냐 .. 고 물은 후 신분을 확인한 후 적정한 양의 제초제를 살 수 있다. 여기서 신분을 확인하고 기록 한다. 왜 ? 제초제는 독약이라서 누가 농약 먹고 죽었다.. 라든가 죽은 뒤에 발견됐는데, 사인이 농약 중독이다. 라고 하면 해당 농약을 구입한 사람들을 추적하기 위해서다. - 겉으로는 잔류 농약 확인 .. 등의 이유가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이게 가장 많이 쓰인다.
농약을 이렇게 뿌리면 사람에게 안 좋냐고 ? 농부에게는 안 좋고 소비자는 별 문제 없다.
일단, 잔류농약 검사를 한다. 품종에 따라 다르지만, 샘플링, 전수, 정기적, 비정기적 .. 등등 … 만일 검사기관에서 무작위로 마트에서 오이를 사서 검사했더니 제초제가 나왔다.. 라고 하면 그 공급망을 싹 추적해서 결국 생산자에게까지 온다. 그래서 뿌리는 방식이 어땠는지, 뿌리는 농도는 지켰는지, 뿌리고 나서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 출하한 게 맞는지 .. 등을 확인한다. 만일, 사용금지된 농약이 검출되면 그 생산자는 거의 망한다고 보면 된다.
농약 뿌린 후 적게는 1주일, 보통 2~3주일 뒤에 출하하게 되어 있다. 대부분의 농약은 그때쯤 분해되기 때문에 남아 있는 농약양은 매우 적고 인체에 거의 무해하다. 그리고 대부분은 물에 20,30분 정도 담궈두면 농약은 녹기 때문에 물에 20~30분 정도 담가뒀다가 흐르는 물에 몇번 더 씻으면 잔류 농약은 없다.
홈쇼핑 등에서 얘기하는 칼슘파우더로 농약 제거 … 이딴 건 다 가짜다. 베이킹소다, 식초, 칼슘파우더 등등 .. 아무짝에도 쓸모 없다. 차라리 퐁퐁으로 씻어라. - 화학연구원, 농촌진흥청 실험 결과다.
잡초/벌레 제거를 위해 뿌리는 농약을 뿌리는데, 농약 뿌리는 것을 감소시키는 방법은 2가지다.
1번은 시설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고, 2번은 노동력이 많이 투입되어야 한다.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는 본인에게 달린 거다.
아참, 농약/제초제의 효과중 가장 확실한 건 서리 하는 놈들 방지하는 거다. 농약 뿌리는 거 보면 보통 일주일 정도는 얼씬도 안한다. 그래서 내 경우는 전에 얘기했던 분무기 등에 짊어지고 물에 식초 섞어서 밭에 뿌린다. 냄새도 뭔가 시큼한 게 나고 … (식초에 맞아서 일부 벌레도 죽겠지 ?) .. 해서 1,2 주일 정도는 서리하는 놈들이 안 온다.
보통 서리하는 놈들을 잡고 보면 1등은 서울에서 소래포구, 월곶, 오이도 등에 놀러왔다가 지나는 길에 구경삼아 들어온 서울 30대 ~ 40대 아주머니들, 2등은 건너펀 아파트 단지에서 내려다보고 있다가 뭔가 수확할 거리가 있으면 오는 할머니들, 3등은 근처 식당에 밥 먹으러 와서 밥 먹고 산책하다가 눈에 띄니까 몇개 따가는 아주머니들 ..
이다. 10명 잡으면 8명은 여성이고, 1명은 10살 정도의 아이, 1명은 60~70대 할아버지다.
아참, 서리하는 놈들 어떻게 잡느냐고 ? 요새는 CCTV 가 쫙 깔려 있고, 마을 곳곳에 주차되어 있는 차량마다 다들 블랙박스가 설치되어 있다. 아주 잘 보인다.
2022.03.25 akp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