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시설재배 중에서 비닐하우스 설치 비용과 난방비용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봤다.
잠깐 언급했었다시피, 시설재배에는 비닐하우스만 있지는 않다. 금속제 컨테이너 속에 아예 시설을 다 갖추고 외기와 격리시킨 상태로 일정한 품질을 생산하는 것도 요새는 많이 도입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건 초보자가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
시설재배의 한 종류는 비가림이라는 방식이다. 말 그대로, 비가 직접 작물에, 특히 열매 등의 수확물에 닿지 않게 하는 방식이다.
이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정도가 있다. 왜 이렇게 하느냐 하면 수확철에 작물이 비를 맞으면 상품성이 떨어짐은 물론, 수확량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가장 돈이 많이 들어가는 건 1번이고, 2,3,4로 갈수록 저렴하지만, 작물 크기 등에 따라서 다르고, 4번의 경우는 매년마다 설치했다가 치웠다가 해야 하기 때문에 꽤나 노동력과 비용이 필요한 방법이기도 하다.
보통은 1,2,3,4 + 수확물에 봉지를 씌우는 방식을 함께 적용하기도 한다. 포도 같은 경우가 그렇다. 배나 사과의 경우는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는 봉지를 씌우다가 수확하기 2,3 주 전쯤 봉지를 제거해서 햇빛을 보게 해서 색깔을 균일하게 하는 방법을 적용하기도 한다.
최근 몇년전부터 유행하는 샤인머스켓 품종의 포도의 경우는 대부분 1번 방식으로만 재배한다. 2번만 돼도 품질이 불균일하다.
비닐하우스 만큼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
단동비닐하우스 설치비용이 670평방미터에 2,000만원인데, 옆면이 없으니 절반 정도 들어간다고 가정하자. 보통 과일 농장(과수원 …)은 손익분기점이 대략 10,000 평방미터 (약 3,000평) 다. 왜 이 금액이 나오는지는 나중에 얘기하자. 저 면적보다 적으면 투입되는 비용에 비해서 나오는 소출이 적다는 얘기다. 물론, 어떤 과일이냐, 품종이 뭐냐에 따라 5,000 평방미터, 어떤 건 20,000 평방미터 .. 정도로 편차가 크지만, 어쨌든 10,000 평방미터 .. 가 대략적인 손익분기점이다.
저 면적을 모두 1번 방식의 비가림으로 덮는 비용은 …
10,000 / 670 x 2,000 / 2 = 14,925 만원 이다. 대략 1.5 억원이다. 비닐하우스 얘기하면서도 간단히 얘기했듯이, 비닐은 소모품이다. 제작사에서 보증하는 수명은 5~6년이다. 보통은 비바람, 폭우, 폭설, 햇빛에 노출되어서 3,4 년에 한번씩 교체해 줘야 한다.
설치비용의 1/3 정도가 비닐값이다. (1/3은 비닐, 1/3은 프레임, 1/3은 인건비 및 설치비.. 로 보면 된다.)
비닐을 교체할 때, 비닐값 5,000만원 + 인건비/설치비 가 들어가고, 비닐 설치 인건비를 전체 설치비용의 1/2 로 계산하면 대략 2,500만원이다. 이걸 대개 3,4 년에 한번씩 해야 한다. 즉, 3년에 7,500만원 정도 .. 1년에 2,500만원 정도가 저 시설 유지비용이라는 얘기다. 4년에 한번 한다고 하면 조금 더 감소하겠지…
농산품 가격이 일정하게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4년에 한번 하면 BEP 라고 부르는 손익분기점 … 3년에 한번 하면 적자… 5년에 한번 하면 흑자.. 가 되는 거다.
대충 이 정도면 시설재배 … 에 대해서 간단하게나마 알아본 거다. 위에 적은 금액 같은 것은 어디까지나 내 경험으로 작성하는 거니까 그냥 이렇다 정도만 알아두자.
이렇게 하드웨어적인 것들은 어느 정도 준비됐다. 이제는 실제로 뭔가 심고, 심기 전에 준비하고, 심기 전에 준비하기 위해 준비하고, 심기 전에 준비하기 위한 준비 준비 준비.. 를 할 때다. 그리고 심고 나면 가꾸고, 가꾸고, 가꾸고 ….. 수확하고 .. 수확하고 .. 출하시키고, 수금하고 .. 단계가 남아 있다. 아직 갈길이 멀다.
2022.03.25 akp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