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농사 짓는 사람에 대한 얘기를 잠깐 했다.

전번에 감자 농사에 대한 예를 들면서 얘기했었는데, 이번에는 이걸로 먹고 살 수 있을까 ? 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자.

비닐하우스 등의 시설재배가 아닌 노지 재배의 경우 1 1 1 이다. 1년 풍년, 1년 평작, 1년 평균 이하 (또는 흉작)

시설재배가 되면 이게 1.5 1 0.5 정도가 된다. 0.5 가 뭐냐고 ? 여름에 장마가 아주 심하게 와서 비닐하우스가 무너지거나 내부에 물이 차거나 … 겨울에 눈이 아주 많이 와서 비닐하우스가 무너지거나 ….

비닐하우스까지는 아니더라도 '비가림' 이라는 형태로 작물이 직접 비를 맞는 것을 방지하는 시설을 설치하기도 한다. 말 그대로 작물이 비에 직접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위에다가 비닐로 덮는 시설을 말한다. 주로 포도 같은 경우에 이렇게 많이 하고, 요새는 과일 나무도 이런 시설을 많이 갖춘다.

시설 재배를 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이고, 다른 하나가 흉작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다.

전번에, 귀농/귀촌을 해서 교육을 받으면 3억원까지 대출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그렇게 대출 받은 돈으로 무턱대고 비닐하우스를 설치하는 멍청한 짓을 저지른 게 아니라면, 비닐하우스 지어놓으면 어떻게든 돈은 된다. 즉, 그만큼 경험이 쌓여 있고, 실패할 확률이 낮아진다는 얘기다.

1,000 평방미터 면적 농지에 비닐하우스를 지으면 보통 670평방미터 정도 설치가 된다. (300평 밭에 200평짜리 비닐하우스 짓는다는 얘기다.) 나머지 공간은 부대시설이다. 1톤 트럭 두어대쯤 댈 수 있는 공간, 관리를 위한 농막 … 이런 거 설치된다.

약 670평방미터 (200평) 짜리 비닐하우스 짓는 비용은 ? 지역마다 다르고, 어떤 형태와 구조냐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2,000만원이다.

3.3평방미터(1평)당 대략 8 ~ 10만원 정도가 기본 설치비용이다.

사람이 지나다니기 편하게 높이를 좀 더 올리면 500만원 정도 추가되고, 겨울에 들어가는 난방비용을 줄이기 위해 이중 또는 삼중으로 비닐을 설치하면 한겹마다 1,000 ~ 1,500만원 정도씩 올라간다. 그렇다고 한겹짜리 비닐하우스를 치면 겨울에 난방비용으로 월 500만원씩 기름값이 나가는 것을 보게 된다.

비닐하우스라고 해서 겨울에 난방 안해도 되는 것 아니다. 외부의 바람만 막아준다고 보면 된다.

자 일단 농사짓기 편한 것 중 하나인 상추를 예를 들어보자.

상추는 보통 보통 포트라고 부르는 작은 모판에 상토를 담고 씨앗을 뿌리고 물을 살살 뿌려둔다. 대략 모판에서 5 ~ 6주 정도 키우고 포트에서 밭으로 옮겨 심는다.(이걸 '정식' 이라고 한다.) 수확시기는 정식 후 4 ~ 8주 정도다. 품종에 따라서는 10 ~ 12 주 정도 …

모판에서 5 ~ 6주, 정식후 4 ~ 8주 .. 최소 9주, 최대 14주, 품종에 따라서는 14 ~ 20주 정도가 한턴 도는 거다. 보통 12 주 정도를 평균으로 본다. 약 3개월이다. 부지런히 하면 1년에 4턴 돌릴 수 있다.

보통 100 평방미터 (약 33평) 당 수확량이 2,000 ~ 3,000 kg 정도다. 이걸 4턴 돌리면 8,000 ~ 12,000 kg … 평균으로 10,000kg 으로 잡자. 중등품 기준으로 공판장에서 낙찰되는 가격이 대략 1,500 ~ 2,000원/kg 정도다.

670 평방미터 (200평)짜리 비닐하우스 내에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 과 이것저것 제하면 대략 80% 정도가 실제로 농사에 이용되는 면적이다. 약 160 평 정도 .. 160 평에서 나오는 수확량은 1년에 대략 50,000kg 정도가 될 거다. 중등품으로 2,000원/kg 받는다고 가정하면 1억원이다.

와 많다. …

자 비용을 계산해보자. 본인과 가족 인건비는 빼자.

1년의 1/3 은 난방을 해줘야 한다. 약 4개월 … 한달 평균 난방비 300만원 잡자. 300 x 4 = 1,200만원

상추는 비료를 많이 먹는다. 대략 1년에 100 평방미터당 1.8Ton 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닐하우스 내에 약 530평방미터 (약 160평) 공간에 필요한 비료는 약 9.54Ton 이다. 9.54톤이면 20kg 짜리 퇴비 477포대 분량이다. 한 포대에 2만원 잡자. 954만원 …

상추는 물도 많이 필요로 한다. 관수를 해줘야 하고 물을 계속 줘야 한다. 모터, 전기 등등 .. 대략 한달에 50만원 잡자. 12개월이니 … 600만원….

상추 모판으로 많이 이용되는 40구 또는 50구 트레이가 개당 800원쯤 한다. 아참, 까먹은 게 있는데, 상추는 100 평방미터당 20,000 주 정도 심는다. 50구 트레이를 쓴다고 하면, 모판이 400개 필요하다. 500개 사서 1년간 돌려 쓴다고 해보자. 대략 40만원 … 그리고 670평방미터니까 x 6.7 하면 대충 260만원

기타 농기구, 부자재 를 퉁 쳐서 한달에 30만원 쓴다고 하면 대략 연간 500만원 ..

다 더해보자. 1,200 + 954 + 600 + 260 + 500 = 3,514만원 이다.

3,514만원 투입해서 1억원 매출 올렸다. 이익금은 6,486만원 … 와 많다…

좀 더 현실적으로 가보자. 심고 끝나는 게 아니라, 심는 것, 중간에 솎아주는 것, 잡초 뽑아주는 것, 수확하는 것 … 모두 사람이 한다. 다시 말하지만, 본인과 가족 인건비는 빼자. 4턴 돌리는 동안, 각 단계에서 2명을 3일씩 썼다고 가정하자. 4 x 2 x 3 = 24 .. 이걸 4턴이니까 96 이다. 대략 하루에 1명을 하루 쓰면 식비 등을 포함해서 15만원 정도다. 1,440만원이다.

이제 남은 돈은 ? 5,046만원 …

이 정도면 준수한 거다.

만약 노지에서 재배를 한다면 ? 일단 늦가을부터 봄까지는 못하니까 대략 1/3 정도가 빠진다. 한 여름 장마 시즌에도 못하니까 또 1/12가 빠진다. 즉, 1년에 7개월 가능한 거다.

거칠게 계산해보자. 5,046 x 7 / 12 = 2,944 만원이다. 물론, 못하는 만큼 비용도 덜 들어가니까 저것보다는 많일 거다.

대충 이쯤 된다.

물론, 이건 '풍년' 기준이다. '평년'에는 대략 2/3 정도가 된다. '흉년'은 ? 1/4 도 안될 걸 ?

시설재배에서는 1.5 1 0.5 라고 했었잖아 ? 자 다시 계산해보자.

1 x 1.5 x 5,046 = 7,569 1 x 1 x 5,046 = 5,266 0.5 x 0.25 x 5,046 = 631

7,569만원 소득 올린 해에 잘 아껴서 632 만원 소독 올린 해를 넘겨야 한다.

자 도박에 참여하실텐가 ?

아참 비닐하우스 설치하고 보통 1년 내에 대금을 모두 지급해야 한다. 그것도 포함해야지 ? 보통 비닐하우스 수명은 3 ~ 5년 사이다… 대충 3년마다 비닐 한번 바꿔 설치하고, 5년에 한번씩 철골 구조 보강해줘야 한다고 보면 된다.

첫 거래할 때에는 공사 끝나면 그달 내로 잔금 다 치뤄야 한다. 두번째쯤 공사할 때면 그게 3달 정도가 되고, 세번째나 네번째 공사할 때쯤 되어야 1년이 된다.


2022.03.23 akp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