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쓰는 이 주제에 맛 들여서 ㅋㅋㅋ

오늘도 하나 더 써보자.

나는 올해 30+1살이 됐지만, 많은 분들이 40대 중반, 50대를 넘어가는 나이가 됐으니 …

슬슬 은퇴 내지는 노후를 생각할 때가 되어간다고 본다.

은퇴 후, 노후에 제2의 인생이니 (요즘 보면 제3,4,5,6 .. 이기는 하더만 ..) 하면서 귀농 또는 귀촌을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고 언론에서도 많이 나오고, 유튜브에서도 많이 나온다.

일단 그걸 실행하기로 결정했다면 뭐가 필요한지 대충 따져보자.

일단 .. 토지가 있어야 한다. 특히 농지 … 가 필요하다. 농지가 얼마나 필요한가 ? 일단 “농사를 짓는다.”라고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적어도 1,000평방미터(302.5평) 이상의 농지가 필요하다. 그래 그게 어느 정도 면적인데 ? 라고 하면 초중고 교실 크기가 법적으로 66평방미터(20평) 이상이다. 대충 여기에 딱 맞게 되어 있다. 교실 16개 면적 정도다. 가로세로(모 연구소가 기억난다면 당신은 …) 길이가 32미터짜리 사각형이라고 보면 되고 가로 20미터, 세로 50미터짜리 길다란 형태이기도 하다. 그래도 이해가 안된다면 .. 초중고등학교 운동장의 최소 크기가 3,000평방미터 (907.5평)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대통령령으로 규정하고 있다. 좀 작은 학교 운동장 크기의 1/3 정도.. 가 1,000 평방미터 라고 보면 된다.

그보다 큰 농지가 필요하다. 여기서 농지.. 라고 했다. 지적도, 토지대장 등에서 지목이 “전, 답, 과” 로 지정되어 있어야 한다. 전은 밭, 답은 논, 과는 과수원 … 이다.

이런 토지가 있고 그 토지의 지목이 농지로 되어 있고, 다른 준비가 다 되어 있다고 가정하고 .. 저기에 뭘 심어서 수확을 얻는 건 … 처음 농사를 지으면 매우 어렵다. 경험이 쌓여야 한다.

어떤 경험이 필요할까 ? 모든 것에 대한 경험이다. 뭐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날씨에 대한 경험, 토질에 대한 경험, 각 농작물 세부 품종에 대한 경험, 농기계 다루는 법, 고치는 법, 설렁설렁 하는 것 같지만 지치지 않고 하루종일 일하는 방법 등등 …. 그리고 동네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는 척 하는 방법 등등 …

마지막이 꽤 중요하다. 도시에서 살다가 오면 저게 가장 큰 문제가 된다. 도시에서 살던 사람 입장에서 보면 농촌이 폐쇄적인 사회가 되는 거고, 그 지역에 살던 사람 입장에서 보면 웬 이상한 놈이 하나 굴러 들어와서 마을에서 돌아다니는데 인사도 안하고 .. 가 되는 거다.

굳이 형님동생 하면서 지낼 필요까지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른 척 하고 다녀서도 힘들다…

자 다시 앞으로 가보자. 날씨에 대한 경험, 토질에 대한 경험 .. 이 뭐냐 하면 … 그 지역 날씨 패턴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는 거다. 눈은 언제 내리고, 언제 녹고, 장마철에 비오면 그 물은 어디로 흘러가고 … 그 지역 땅은, 내가 농사짓는 땅의 토질은 물빠짐이 좋아서 또는 물빠짐이 나빠서 .. 이런 것들 말이다.

사실 토질에 대한 것은 궁금하면 그 지역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예전에는 이걸 농촌지도소라고 불렀었다.) 에 물어보면 대충 알려주고, 자기 땅의 흙을 어느 정도 떠서 가져다 주면 분석해서 또는 주소를 알려주면 방문해서 확인하고 어떤 농작물을 기르라고 추천해주거나, 어떤 비료를 어느 정도 더 뿌려라 .. 뭐 이런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 한 3,4 년 경험이 쌓이면 쟤네들 뭔 소리야 .. 라는 말이 나오기는 한다. 하지만, 경험이 없을 땐 도움이 된다. 왜냐하면 저기 근무하는 사람들은 대학 농업 관련 학과를 나와서 이론적으로는 잘 알지만 실제로 농사를 지어본 경험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 각 지역별로 있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을 방문해서 적어도 40대 중후반쯤 되고, 피부가 곱지 않은 직원에게 물어보면 된다. 막말로 사무실에서 컴퓨터만 치던 사람들이 농사에 대해서 뭘 알겠나 ? 직접 현장에서 다닌 사람이 낫지 .. 그 사람하고 친해두면 좋다.

대충 1,000평방미터 이상의 농지가 있고, 무엇을 심을지 대충 몇가지 추렸다고 가정하자.

바로 그 작물을 심으면 초보자의 운.. 으로 잘 될지도 모르지만 대부분은 망친다. 왜 ? 경험이 없다니깐 … 비료는 얼마나 줘야 하는지 .. 어떻게 줘야 하는지, 언제 줘야 하는지, 비료 배합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 땅은 얼마나 파야 하는지, 작물 사이의 간격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 아는 게 하나도 없잖아…

이럴 때 적어도 망하지 않는 식물이 몇가지 있다. 아 망하지 않는다는 건 경제적으로 팔아서 돈을 벌 수 있다.. 가 아니라 남들과 내가 보기에 어 그래도 뭔가 좀 했네 ? 라는 매우 주관적인 것이기는 한데 …

옥수수, 호박.. 여기에 감자와 고구마가 더해진다. 이 중에서 옥수수와 감자는 그 땅에서 농작물이 자랄 수 있는지를 확인해보는 일종의 테스트용도로 좋다. 내가 3년전에 밭을 복토한 후 2년간 옥수수와 호박을 심었던 이유가 바로 이건데, 복토한 흙은 여러가지로 오염되어 있을 수도 있고, 영양상태를 알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옥수수와 감자도 안 자라는 땅이라면 … 그 땅이 오염되어 있거나, 영양상태가 매우 안 좋거나, 염분이 있거나 .. 뭐 이런 상태라는 얘기다.

그리고 옥수수, 호박은 .. 어차피 시장에 내다 팔아서 돈 벌려고 하는 게 아니라면 심어두면 크게 신경 안 써도 되는 작물이기도 하다. 감자와 고구마는 뿌리 식물이다보니 땅속 환경에 민감하다. 특히 두더쥐가 많거나 땅이 심하게 오염되어 있을 경우에는 자라지 못하므로 두더쥐 약을 뿌리거나, 오염을 제거 해야 한다.

여기서 오염 .. 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 바닷가에서 가까운 곳이라면 염분농도가 높을 수 있으며, 요 몇년 사이에 객토 작업을 한 곳이라면 객토용으로 사용한 흙 자체가 좋지 않은 경우도 있고, 그 토지에서 전에 농사를 짓던 사람이 농약을 들이 붓다시피 해서 땅 속에 잔류농약이 많이 있을 수도 있으며, 퇴비나 비료를 너무 많이 뿌려놔서 또는 영양성분이 너무 없어서 … 등등 일 수 있다. 그러니 위에서 얘기한 대로 농지에서 흙을 몇군데 떠서 농산물품질관리원에 맡기면 그런 것을 분석해준다. 만일 염분이 너무 높거나 농약 성분이 과도하게 많다면 … 객토를 하거나, 몇년간 더 그냥 내버려 둬서 내리는 비로 농도를 낮추는 수 밖엔 없다. 하지만, 주변보다 지대가 낮다면 … 그 반대로 주변에서 흘러들어오는 염분과 농약성분이 모이게 될 수도 있다.

기존의 농사를 잘 짓고 있던 농지를 구입한 게 아니라면 .. 이런 일을 겪게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러니까 근처 다른 농지에 비해서 가격이 저렴하다면 뭔가 좀 의심해 보자.

또 하나 …

이 농지와 주소지 간의 거리가 30km 이내여야 자경농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자기가 등록되어 있는 주소지에서 반지름 30km 짜리 원을 그려보자. 그 안에 농지가 있어야 실제로 농사짓는다고 인정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만일 거기서 벗어나면 ? 인정받기 어렵다. 차를 타고 왕복했다는 증거를 제시해야 하고 .. 등등 …

오늘은 여기까지… (오후에 마음 바뀌면 하나 더..)


2022.03.15 akp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