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 농막에 대해서 알아보자.

아마도 나이가 어느 정도들 되는 경우에 …

교외로 나가서 한적한 곳에 농막이나 하나 놓고 설렁 설렁 …

뭐 이런 생각들은 한번쯤 해봤을 거다.

일단, 농막은 … 법적으로는 가설건축물이고, 해당 지자체에 신고해야 한다.

면적은 바닥면적 기준으로 20평방미터 미만이어야 한다. 평으로 환산하면 6.05평인데, 흔히 많이 쓰는 컨테이너 규격으로는 2.5 x 6미터 (20피트 규격이라고 부른다.) 정도다. 아참, 여기서 바닥면적이라는 것은 바닥에 놓이는 면적.. 인데, 좀 더 포괄적인 뜻이다. 정확하게는 항공 사진 기준이다. 데크 같은 것도 설치해서는 안된다. 그냥 공무원 재량(이라고 쓰고 제대로 일 안한다고 읽으면 된다.)으로 봐주는 것 뿐이다. 데크 대신 자갈을 깔거나 하는 것도 안된다. 물론 뭐 문 앞에 흙터는 용도로 1미터 x 1미터 .. 이 정도야 별 문제 없다.

여기에다가 전기/상하수도/화장실 .. 설치 가능 여부는 전적으로 해당 지자체 규정에 따라 다르다. 반드시 시청/구청/군청/동사무소/면사무소 등에 문의하자. 대충 서울에서 차로 1.5 시간 이내다.. 라고 하면 셋 다 안된다고 보면 된다.

서울기준으로 꽤 먼 곳은 정화조를 설치하는 조건으로 수도와 화장실을 설치할 수 있고, 전기 연결도 허가해주는 규정도 있다. 이건, 말 그대로 농막으로 쓰는 거냐 … 별장으로 쓰는 거냐에 따라서도 다르다. 서울에서 가까우면 별장 개념으로 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농막의 재질은 ? 상관없다. 다만, 바로 철거할 수 있기만 하면 된다. 비닐하우스를 쳐도 되고 .. 컨테이너를 가져다 놔도 되고, 캐러반 같은 것을 쓰는 경우도 있다. - 이 법적인 틈새를 파고 드는 게 캐러반 형태로 바퀴달린 건데, 정작 트레일러처럼 차로 끌고 다니지는 못하고 5톤 트럭 위에 싣고 와서 싣고 내려야 하는 것도 있다. 이건 바퀴가 있어서 바닥이 땅에 닿아있지 않아서 건축물이 아니기 때문에 걸려봐야 불법장기주차 정도가 되는데, 내 땅에 내 차 세워놨다고 걸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 라고는 하지만, 이런 경우가 많아지면 이것도 뭔가 규제가 생기기는 할 거다.

그래서인지 요새 보면 분명히 저거 캠핑카/캐러반인데 왜 밭에 있지 ? 라는 게 보이는데 저런 용도다.

어쨌거나, 전기/상하수도/화장실이 불편하다. 물론, 저기 강원도 어디쯤이라든가 서울 기준으로 충청도보다 먼 곳은 그런 것을 허용해주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경기도권에서는 규정위반이고, 이걸 제거하지 않으면 강제이행부담금 .. 더 나아가 철거 대상이다.

상하수도/화장실과는 다르게 전기는 허용해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전기를 만일 일반용/가정용이 아닌 농업용으로 끌어왔을 경우에는 에어컨이나 티비 .. 를 설치해서는 안된다. 선풍기 정도까지는 봐주지만 …

간단히 밥해먹을 수 있는 취사시설은 상관없다. 하지만, 밥 해먹고 설겆이가 문제다. 상하수도 설치가 안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잠을 자고 생활할 수 있도록 침대나 … 뭐 이런 건 안된다. 원래 농막이라는 개념이 농사짓다가 잠깐 쉬거나 비 피하거나 .. 농자재 넣어두고 .. 이런 용도이기 때문이다. 뭐 봄에서 가을까지 농사지으면서 하루 이틀 거기서 자는 거야 별 문제는 없는데, 침대 같은 게 들어가 있으면 안된다. 아 라꾸 라꾸나 야전 침대 같은 간이 침대는 별 상관없다. (원래는 안되지만, 공무원에게 이거 낮에 점심 먹고 잠깐 낮잠 자고 접어서 세워둡니다.라고 하면 대충 봐준다.)

어차피 농막이라는 게 실제로 농사짓는 사람들에게는 그냥 농자재 창고 개념이다. 일주일 동안 땅 파서 나무 심고 잡초 캐고 .. 해야 하는데 맨날 삽들고 호미 들고 왔다 갔다 하기 귀찮으니까 거기다 두는 거다. 비료 뿌려야 하는데, 한번에 옮기기는 힘들고 귀찮으니까 하루에 20포대씩 일주일 동안 옮겨놨다가 뿌리기 전에 저장해두는 용도 .. 정도다.

그런데, 주말 농장이나 별장 개념으로 쓰이면서 이상하게 되어가고 있다. 구글에서 농막으로 검색해 보면 20평방미터짜리가 2천만원인데 저렴하다고 나오는 것들이 보이는데, 이게 바로 위에서 말한 그런 불법 농막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아니면 법규정의 경계선에서 경기도에서는 불법인데, 경상도에서는 합법적이라든가 … 뭐 그런 것들 ..

농막 설치는 그러면 어떻게 ?

위에 적었듯이 일단 구청/군청 등에 들어가서 농업과 관련된 과를 찾아가자. 그러면 서류를 주면서 대충 적어서 내라는 곳도 있고, 건축과에 가라고 하는 곳도 있다. 이것 역시 지자체마다 다르다. 농업이 많은 곳은 농업관련과(이름은 다를 수가 있다.)에서 처리하고, 도시 지역에 가까우면 건축관련과에서 처리한다.

여기서 물어보면 된다. 전기/상하수도/화장실 어떻게 하느냐고 .. 그러면 알려준다. 안 물어보면 안 알려준다. (안 알려주고는 나중에 “그것도 몰랐어요 ?” 멘트가 나오므로 꼭 물어보자.)

가설건축물이므로 3년에 한번씩 갱신해야 하고, 면허세, 인지대금으로 만 몇천원 정도 나온다. 갱신을 안하면 불법 건축물이고 자진 신고하라고 한두번 안내 내오고, 그 뒤에는 강제이행부담금 나오고, 더 나아가서 강제철거까지 한 뒤에 철거비용 청구하는 경우가 있으니 3년마다 갱신하는 게 좋다.

그리고, 원래 지목상으로 농지는 농사만 지어야 한다. 다만 농막은 농사용 자재를 넣어두는 공간이므로 농사로 취급하는 거다. 그러니 괜히 조경한다고 주변에 잔디심고, 꽃심고 … 이런 거 하지 말자.


경기도 어딘가쯤에 농막 설치해 놓을 생각이라면 …

  1. 면적은 무조건 20평방미터 이내
  2. 전기/상하수도/화장실 설치는 불가능하지만, 전기 정도는 허용해주는 곳도 있음. 그렇다고 남의 집 전기 끌어오면 나중에 문제 되는 경우가 많으니 반드시 농업용 전기를 끌어오거나, 다른 집에 한달에 몇천원이라도 내고 끌어다 써라.
  3. 데크나 자갈 깔지 마라.
  4. 원래 지목상으로 농지는 농사만 지어야 한다. 다만 농막은 농사용 자재를 넣어두는 공간이므로 농사로 취급하는 거다.
  5. 인테리어 같은 거 하지 마라. 이거 하는 순간 농막에서 불법건축물로 바뀐다.
  6. 차 한두대 댈 정도의 공간은 묵인해 주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공간의 바닥을 자갈이나 파쇄석, 콘크리트 등으로 하지 마라. 그 공간면적만큼 농지면적에서 빠지게 돼서 강제이행부담금 나온다.
  7. 농막 + 6번의 면적을 노리고 이걸로 몇년 묵히면 농지에서 대지로 변경이 가능하고 … 따위의 말은 부동산업자가 사기치려고 하는 얘기니까 듣지도 마라.
  8. 만일 컨테이너로 할 거라면 중고로 해라.
  9. 근데 이거 왜 하게 ? 필요한가 ? 를 몇번 더 생각해 보자.

2022.03.11 akpil